
[ 나지연기자·정보경 인턴기자] "아시아에 짝퉁 아이돌이 떴습니다"
지난 19일 중국의 아이돌 그룹 '오케이뱅'이 네티즌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국내 인기그룹 '빅뱅'을 그대로 모방해 만든 짝퉁 그룹이었기 때문이다. 실제 '오케이뱅'은 의상 콘셉트는 물론 음악 스타일까지 실제 '빅뱅'과 거의 똑같았다.
비단 '오케이뱅' 뿐 아니다. 최근 아시아 전역에서는 한국 아이돌 그룹을 따라 만든 '짝퉁 아이돌'이 심심치않게 등장한다. 빅뱅 뿐만 아니라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투애니원의 짝퉁까지 있다. 원더걸스와 동방신기의 노래는 허락없이 번안한 경우도 있다.
이런 짝퉁가수의 특징은 국내 최정상급 아이돌 가수만을 모방했다는 점이다. 멤버 수는 물론 의상, 헤어, 음악 스타일을 대놓고 흡수했다. 이는 한국의 아이돌 그룹이 국내 뿐만 아니라 아시아권 국가에서도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는 위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아이돌 그룹을 따라한 짝퉁 그룹을 안무와 스타일, 번안곡 등을 통해 유형별로 짚었다. 이에 따른 문제점과 해결 방안도 모색해봤다.

◆ 안무, 음악 스타일…"날 따라 해봐요 요렇게"
많은 부분이 비슷했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노래가 흡사한 가수들이 많았다. 이럴 땐 무대 퍼포먼스와 안무까지 비슷하게 만든 경우가 태반이다. 무대 매너나 뮤직 비디오에서 보여주는 동작 하나하나가 국내 아이돌 그룹 그대로였다.
중국의 아이돌 그룹 '오케이뱅'은 아예 데뷔 전 한국 트레이너에게 한국식으로 트레이닝을 받았다. '빅뱅'은 그들에게 그룹 탄생의 모태가 될 정도였다. 힙합 장르 특유의 창법이나 안무가 빅뱅과 굉장히 비슷했다. 심지어 빅뱅의 '라라라(La La La)'에 맞춰 안무 연습까지 했다.
중국의 아이돌 그룹 '쾌락남성13'도 '슈퍼주니어(이하 슈주)'를 모방한 가수로 알려져있다. 이들은 중국 내에서 '슈퍼보이즈'로 불리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13명이라는 멤버 수는 물론 안무할 때의 대형과 동작이 슈주와 흡사하다. 심지어특정 포즈나 손동작, 표정까지 똑 닮았다.

◆ 헤어, 의상 콘셉트…"머리부터 발끝까지 카피캣"
겉모습이 구분 안되는 짝퉁가수도 있었다. 뚜렷한 개성을 가진 국내 아이돌 그룹의 앨범 자켓 사진이나 뮤직 비디오 속 콘셉트를 따라한 것이 특징이다. 헤어 스타일이나 의상 콘셉트는 물론 액세서리까지 똑같은 것을 활용해 누가봐도 모방했음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중국의 걸그룹 '아이돌걸스'는 '소녀시대(이하 소시)'의 의상 콘셉트와 너무 똑같아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들의 앨범 자켓사진이 소시의 데뷔 초기 모습과 흡사했던 것. 컬러풀한 플레어 미니 스커트를 입고 비슷한 포즈를 취해 각선미를 강조한 점이 많이 닮아 있었다.
태국의 '마피아'는 '투애니원'의 헤어와 의상 콘셉트를 그대로 따라했다. 특히 마피아의 '캔디 마피아' 뮤직비디오 속 모습은 투애니원의 데뷔곡 '파이어(fire)'와 거의 똑같았다. 컬러풀한 레깅스에 하이탑 운동화를 매치해 얼핏 보면 투애니원이라고 착각할 정도였다.

◆ 노래까지 패러디…"우리는 패러디 가수에요"
국내 아이돌 그룹의 노래를 똑같이 따라 부른 가수들도 있었다. 헤어나 의상 콘셉트가 똑같은 것은 물론 노래도 번안만해서 불러 논란을 일으킨 경우다. 이 경우 불법 음원 사용과 관련해 법적 분쟁으로까지 확대되는 것이 특징이었다.
캄보디아의 'RHM'은 '원더걸스'의 '노바디(Nobody)'를 불법 번안해 불렀다. 노바디 특유의 안무와 스탠드 마이크를 활용한 무대 콘셉트까지 똑같았다. 반짝이는 소재의 복고 스타일 의상까지 그대로 따라했다. 한 눈에 봐도 원더걸스의 짝퉁임을 알 수 있었다.
베트남의 'Tri Phong'은 '동방신기'의 '라이징선(Rising Sun)'을 번안해 똑같이 따라 불렀다. KBS-2TV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한 출연진이 'Tri Phong'의 무대를 보고 동방신기로 착각했다고 고백했을 정도. 무대 의상은 물론 안무와 퍼포먼스까지 그대로 따라했다.

◆ 짝퉁의 역습…"아시아권 리더 vs 권리침해 우려"
잘나가는 다른 나라 가수를 몰래 몰래 따라하던 일은 예전부터 빈번했다. 국내 가수들 역시 한 때 일본의 인기 아티스트들을 흉내내며 성장한 적이 있다. 하지만 현재 아시아권 트렌디 음악의 열쇠는 국내 스타들이 쥐고 있다. 과거와 반대로 아시아가 이제 우리를 따라하며 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짝퉁 가수들의 탄생은 국내 아이돌 그룹의 아시아권내 인기가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를 좋은 쪽으로만 해석할 순 없다. 우선 질이 낮은 짝퉁 가수와 실제 가수가 혼동되면 이미지 훼손의 우려가 있다. 또한 국내 가수들의 해외 진출에 대한 정당한 권리가 침해될 가능성도 상당하다.
문제는 해외 짝퉁 가수들을 막을만한 법적 장치가 없다는 것. 특히 짝퉁 시장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중국은 저작권법 자체가 성립되지 않아 국내 기획사들의 대응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SM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짝퉁 그룹의 존재를 알면서도 기획사 측에서는 아예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라 구경만 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사진 = 김용덕·이호준 기자, 뮤직비디오, 방송 캡처, 공식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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