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쟁탈전] "동방신기를 확보하라"…SM, 뒤늦게 상표출원 신청 (종합)
  • 나지연 기자
  • 입력: 2009.08.11 11:07 / 수정: 2009.08.12 01:05

[ 송은주·나지연기자] SM엔터테인먼트가 뒤늦게 동방신기 이름 확보에 나섰다. 지난 5일 한국특허정보원에 '동방신기'의 이름으로 총 4건의 상표 출원을 신청한 것. 일부 멤버와 계약관련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SM이 단독으로 상표를 출원하면서 부가 사업권 확보에 박차를 가했다.

SM은 하루 앞선 4일에도 '소녀시대', '소시', 'GIRL'S GENERATION', '小女時代', '슈퍼주니어', '슈주', 'super junior' 등의 이름으로 총 60개 항목에 대해 상표 출원을 신청했다. 단 이틀 사이 특허청 분류상 64개 부문에 대해 상표출원 신청을 한 셈. 64개 부문에는 달력, 화장품, 안경, 렌즈, 가구, 가방, 침구 등 수 백개가 넘는 개별항목이 들어있었다.

상표 출원은 제 3자가 브랜드를 임의로 도용해 부당한 이득을 취할 수 없도록 하는 법적 장치다. 아울러 브랜드 소유자가 합법적으로 부가사업을 할 수 있도록 보호하는 제도다. 때문에 그룹명으로 상표를 출원을 하는 것은 스스로의 권익을 찾는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해당 연예인과 상의없이 상표를 출원한 경우 소속사를 옮기는 과정에서 소속 스타의 활동을 막는 족쇄로 악용될 소지도 있다.

엔터테인먼트 전문 변리사 황성필 씨는 "상표 출원 신청은 연예인 이름에 대한 정당한 권리확보를 위한 법적 제도다"라며 "하지만 상표 등록이 이름 쟁탈전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크다. 소속 연예인의 발목을 잡는 족쇄로 악용하는 식이다. 대부분의 기획사가 소속 연예인 모르게 일방적으로 상표를 출원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물론 상표출원이 100% 상표등록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동방신기'의 경우 2004년 SM이 상표출원을 신청했지만 등록거절당했다. 그럼에도 불구 SM은 분쟁이 터진 이후 또 다시 '동방신기'라는 이름으로 상표출원 신청을 했다. 왜 일까. 연예 기획사가 최근 상표 출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유를 살펴봤다.

◆ 소속사들의 상표 출원

스타에게 이름은 자기자신을 나타내는 하나의 브랜드다. 본명을 쓰는 경우도 그렇지만 예명을 사용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대중들은 연예인의 이름을 듣고 이미지와 스타성을 떠올리기 때문이다. 여러 명이 한 팀을 이루는 아이돌 가수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그룹명이 멤버 전체를 나타내주는 이미지나 마찬가지기 때문에 소속사의 상표 출원 사례가 빈번하다.

가수들의 상표 출원은 기본적으로 음반과 공연에 대한 부문에서 신청된다. 대부분의 수익이 앨범 판매와 콘서트를 통해 발생하는 만큼 이에 관해선 확실히 법의 보호를 받으려 한다. 예를 들어 서태지의 경우 자신의 이름으로 앨범과 공연에 대한 상표등록을 해 제 3자가 그의 이름을 도용해 앨범을 내거나 콘서트를 할 수 없게 만들어 스스로를 보호했다.

기본적으로 가수들의 상표 출원은 음반과 공연에 관련된 것이 많다. 하지만 이외 다른 부문에 대해 상표 출원을 신청하는 경우도 있다. SM엔터테인먼트가 지난 4일 소속 가수인 소녀시대와 슈퍼주니어의 이름으로 출원 신청한 것은 음반과 공연이 아닌 가방, 지갑, 침구 등 가수 본연의 활동과는 전혀 무관한 부가적인 물품이란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 "상표권 출원이 갖는 의미"

이런 관례에 비춰볼 때 가수들의 그룹명으로 상표 출원을 한다는 것은 제 3자에 대해 이름을 보호하려는 단순한 조치로 보기 어렵다. 이런 목적도 있지만 앞으로 발생할지 모르는 부가 사업에 대한 권리까지 소유하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화장품이나 카메라 등에 가수의 이름을 붙여 팬들에게 판매가 가능하도록 미리 작업을 해놓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황성필 변리사는 "상표권은 상품과 서비스업에 대하여 확보할 수 있는 권리다. 예를 들면 영화 제목과 드라마 제목 등을 상표출원으로 확보하면 엄청난 부가사업의 가치를 가지는 것에 비추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기획사의 상표 출원은 가수의 이름을 통해 그들의 이미지로 창출 할 수 있는 모든 사업에 대한 권리를 미리 확보하는 작업이라고 보면 된다.

물론 이런 부가사업에 대한 상표 출원은 해당 가수가 몸담고 있는 소속사에서 하는게 대부분이다. 각 연예인과 합의 하에 공동 명의로 각 부문의 상표 출원을 신청하기도 하지만 단독으로 신청해 회사가 벌일 여러가지 사업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 놓는다. 연예인의 재능과는 별도로 다분히 비지니스라는 측면에서 접근하는 측면이 큰 것이다.


◆ "기획사의 상표출원 속내?"

물론 연예인의 이름으로 출원하는 상표는 음반과 공연 부문을 제외하곤 거절되는 일이 많다. 상표법 제7조 1항 6호를 살펴보면 '저명한 타인의 성명·명칭 또는 상호·초상·서명·인장·아호·예명·필명 또는 이들의 약칭을 포함하는 상표는 등록 받을 수 없다. 다만, 그 타인의 승낙을 얻을 경우 예외가 인정된다'는 조항이 있다.

예를 들어 '동방신기'라는 이름은 이미 저명한 예명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각 멤버들의 승낙이 없을 경우 소속사가 단독으로 출원을 내서 승인을 받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실제로 SM은 지난 2004년 동방신기의 한자명을 상표 출원했다가 거절당한 전례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 이번에 또 다시 상표 출원을 신청한 것은 등록됐을 때의 막대한 부가가치를 잘 알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상표가 등록됐을 때 사업적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엄청나다. 한두 번 거절당해도 다시 신청하는 것은 이런 향후의 이득을 잘 알기 때문이다"면서 "연예 기획사가 해당 연예인의 전문 분야 이외에 다른 분야까지 폭넓게 상표 출원을 하는 것은 연예인과의 계약이 끝나도 이미 신청한 상표권을 통해 부가적 권리를 폭넓게 챙기겠다는 시도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권리보호와 악용사이, 대안은?"

상표 출원 신청은 선출원 형식을 띈다. 실제 스타의 이름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도 먼저 이에 대한 등록을 한 사람이 그 권리를 갖게 된다는 뜻이다. 만약 소속사가 가수가 유명해지기 전인 데뷔 이전에 음반이나 공연 등 각부문에 대해 상표 출원을 신청해 등록하게 된 경우 실제 가수가 문제가 있어 소속사를 옮길 때 팀명 갖고 분쟁이 일어날 소지가 있다.

결국은 소속사가 계약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 그룹명을 계속 유지하고 싶으면 할 수 없이 그 권리를 소유한 회사와 일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악용 사례에 대해 황성필 변리사는 "향후 발생할 분쟁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연예인은 상표권에 대한 부분은 공동소유하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현재 동방신기 이름에 대한 상표 출원은 지난 2004년 신청한 동방신기에 대해 중국 간체로 된 팀 이름과 'Tong Vang f Xien Qi HERO MAX Xiah U-Know Micky'라는 도안화된 심볼 외에는 등록되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멤버들이 소속사를 옮기더라도 팀명은 계속해서 사용이 가능하다. 이미 등록된 멤버들 개인의 이름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지난 4일 상표 출원을 신청한 부분이 받아들여진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황성필 변리사는 "상표권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권리가 될 수도 있고, 족쇄가 될 수도 있다"면서 "연예인들은 자신의 권리에 대해 항상 잘 따져봐야 하고, 권리 확장에 대해서도 늘 염두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사진 = KIPRIS캡쳐, SM엔터테인먼트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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