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구 배병철기자] 청순가련형의 외모. 손 대면 쓰러질 듯한 갸냘픈 몸매. 2009년 아레나 코리아 레이싱모델 선발대회에서 1등을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입을 열자마자 환상은 와르르 무너졌다. “스트레스를 어떻게 푸냐고요? 집에서 칼을 갈아요. 그럼 스트레스가 한방에 날아가요.”
레이싱모델 최지향(24)은 엽기 레이싱 모델에 속한다. 취미도, 식성도, 심지어 생활 방식도 평범하지 않기 때문이다. 만화 보기가 취미라는 그는 한 달만에 만화방에 있는 만화책을 다 독파한 적이 있고, 47kg의 몸무게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먹보’ 식성을 가지고 있다. 레이싱모델 사이에서도 ‘4차원’이라고 불릴 만큼 말이나 행동도 결코 평범하지 않다.
“제 행동이 엽기적이라고 생각해 본적이 없어요. 그냥 제가 좋아하고 즐겨하는 일들을 할 뿐이거든요. 다른 여자들도 이렇게 살지 않나요?”. 자신을 ‘지극히 평범한 여자’라고 말하는 최지향. 그는 정말 평범한 걸까?


‘섬뜩한’ 스트레스 해소법…“칼 갈면 스트레스 한방에 해결”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음악을 들으면서 풀어요” “하루 종일 잠만 자요” “노래방에서 마음껏 소리를 질러요”. 최지향의 대답은 보기 안에 없었다. 그가 말하는 스트레스 해소법은 바로 ‘칼 갈기’. 칼 가는 돌도 집에 몇 개를 사놓았다. 그렇게 ‘쓱삭쓱삭’ 예리하게 다듬은 칼로 맛있게 요리를 한단다.
“특별한 이유는 없어요. 그냥 칼을 갈면 스트레스가 풀리더라고요. 한 번, 두 번 칼을 갈고나니 나중에는 자연스럽게 취미가 되어 버렸어요. 그리고 제가 요리하는 걸 무척 좋아해요. 현모양처가 꿈이거든요. 잘 다듬어진 칼로 요리를 해먹으면 우울한 날에도 기분이 확 풀려요. 한번 해보세요^^”


레이싱모델 이색 취미…“만화책 3만권, 자장면 시켜먹어요”
취미도 이색적이다. 만화책 보기. 중1 때부터 10년 동안 만화책에 푹 빠져살았다. 그 동안 최지향이 읽은 만화책만 3만 권이 넘는다. 오랫동안 만화책을 봐온 터라 책 읽는 속도도 남다르다. 그래서 하루 최대 100권까지 읽은 경험도 있다. 만화 열독의 힘일까. 실제로 그는 한 만화방의 만화책을 다 본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뿐만 아니라 ‘만화 폐인’의 인증샷 격인 자장면과 라면 시켜먹기도 숱하게 해봤다.
“순정, 액션, 무협, 학원, 전문분야의 만화까지 제가 안 읽은 책은 없을걸요? 지금까지 만화만 음…한 3만권은 넘게 봤죠. 무협지나 역사소설에도 관심이 많았어요. 무협지란 무협지는 거의 다 읽었고, 특히 전략 삼국지의 경우 60권을 10번이나 정독했어요. 왜 보냐고요? 만화책, 무협지, 역사소설을 읽으면 교훈이나 감동이 있어요. 그래서 계속 보게 됐어요. 근데 요즘은 바쁘다보니 과거처럼 책을 많이 못 봐서 속상해요.”

47kg 몸매의 식성…“갈비 4인분 기본, 육류가 너무 좋아요”
최지향은 ‘고기 마니아’이다. 밥 없이는 살아도, 고기 없이는 못 사는 체질. 170cm 47kg의 갸냘픈 몸매로 얼마나 먹겠냐고 생각한다면 큰 코 다친다. 갈비는 4인분, 삼겹살은 3인분까지 뚝딱 해치운다. 그의 하루 식단표도 놀랍다. 아침에 삼겹살, 점심 때 소불고기, 저녁으로 쭈꾸미 삼겹살. 하루라도 고기를 안 먹으면 힘을 못 쓴단다. 오죽했으면 최지향의 건강을 걱정한 부모님이 보험만 7~8개를 들었을까. 그것도 육류 섭취와 밀접한 대장 관련 보험들이 대부분이다.
“주위에서는 황제 다이어트를 하냐고 그래요. 근데 정말 고기를 좋아해서 먹는거에요. 고기를 왜 좋아하냐고요? 맛있으니까요. 그리고 어릴 때 아빠가 건강해야한다며 고기를 많이 사주셨어요. 그때 입맛이 지금까지 이어온 거죠. 살이 안 찌는 이유는 음…제가 고기를 먹을 때 밥을 안 먹어요. 일부러 그런 건 아니고요, 고기 본연의 맛을 못 느낄까봐 그렇게 먹어요. 그래서 살이 안 찌는게 아닐까요? 참, 고기는 좋아하는데 닭고기와 개고기는 안 먹어요.”


남성잡지와 락스냄새…“궁금한 남성 심리& 향긋한 락스냄새”
여성이라면 누구나 여성잡지에 관심을 갖기 마련. 그러나 최지향은 남성 잡지에 관심이 더 많다. 그의 말에 따르면 여성잡지는 죄다 옷과 화장품, 상품광고 뿐이다. 그래서 읽을만한게 없다. 반면 남성잡지는 몰랐던 남성들의 숨은 이야기를 많이 들여다 볼 수 있다. 또한 레이싱모델이라는 직업도 남성들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만들었다. “직업 때문에 남성적인 성향이 생긴 것 같아요. 자동차 경주나 K-1과 같은 격투기를 좋아하고. 실제로 무에타이나 복싱도 배우고 그랬어요. 아 참, 낚시 방송도 즐겨봐요. 호호”
최지향은 청소를 좋아한다. 특히 화장실 청소를 할 때가 가장 신난다. 이유는 다름아닌 락스 냄새 때문. 가끔은 사고도 일어난다. 전화 통화를 하면서 청소를 할 때는 락스물에 휴대폰을 자주 빠뜨린다. 그렇게 폐기 처분한 휴대폰만 4대. “화장실 청소를 오래하는 편이에요. 한번 청소를 할 때 1시간 가량 청소를 해요. 아무래도 장시간 청소를 하니까 전화 통화도 하게 되고…그래서 휴대폰을 많이 망가뜨려요.TT) 그래도 화장실 청소를 포기하진 않아요. 락스 냄새가 너무 좋거든요.”
행동이나 말은 톡톡 튀지만 속마음은 또 다르다. 자신을 “평범한 20대로 봐달라”고 말하는 최지향은 작은 악플이나 비난에도 상처를 잘 받는 여린 성격. 때문인지 인터뷰 말미에는 기사 걱정부터 했다. 행여나 자신이 ‘엽기모델’로 굳어질까 두려웠던 모양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최지향은 자기 피알(PR)을 까먹지 않았다. “참! 저 케이블채널에 패널로 나가요. 매주 월요일밤 12시에 방영되는 ETN 자동차 튜닝 프로그램 ‘체인지업’인데, 많이 사랑해주세요.”


<사진=이호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