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디바’ 신은성, 5년만에 당당 컴백..."더이상 숨어 지내지 않을래요"
입력: 2009.03.14 08:47 / 수정: 2009.03.14 10:39

[인터넷선데이ㅣ이명구 배병철기자] 원조 섹시댄스 가수가 돌아왔다. 지난 2004년 2집 앨범 ‘바이바이(Bye Bye)’를 마지막으로 가요계를 떠난 신은성(27)이 5년 만에 연예계 복귀를 선언했다. 컴백 소감에 대해 그는 “국내 복귀를 앞두고 오랜 고민을 했다”며 “다시 무대에 선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긴장이 된다”고 밝혔다.

인터뷰 자리에서 만난 신은성은 옛 모습 그대로였다. 깊이있는 눈매나 갸름한 얼굴, 늘씬한 몸매는 왕성하게 활동하던 5년 전과 별 반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오랜만의 인터뷰가 낯설었는지 대화 도중 머뭇거리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때로는 마음 속 얘기를 하려다가 그것을 억누르는 듯 입술을 질끈 깨물기도 했다. 최대한 편한 분위기로 인터뷰를 진행하기 위해 그에게 커피 한 잔을 건넸다. 5분 쯤 흘렀을까. 커피를 천천히 마시던 그가 마침내 말문을 열었다.

가요계를 떠난 이유…“악플 악성루머에 상처 받았어요”

“악플과 악성루머에 너무 큰 상처를 받았어요. 댓글을 보면 온통 비방과 욕설이 난무했어요. 거기에 제가 인터뷰한 내용과 전혀 다른 기사가 나가고 열애설이다 뭐다 루머가 너무 많았어요. 그때마다 ‘연예인 생활을 하려면 참아야한다’고 수 백번도 넘게 생각했죠. 근데 그런 스트레스가 쌓이고 쌓이니까 나중에는 버텨낼 재간이 없더라고요. 그때 ‘한국을 떠나야겠구나’라고 결심한거죠.”

실제로 신은성은 한창 주가가 오르던 찰나에 종적을 감췄다. 2003년 1집 ‘고 어웨이(Go Away)’ 발매와 동시에 섹시댄스 가수로 자리매김했지만 2집 발표 이후 곧바로 한국을 떠났다. 아는 지인의 도움으로 현해탄을 건너간 신은성은 일본에서도 한국 사람이 없는 시오도메를 택했다. 그리고 각종 라이브 무대를 다니며 노래를 불렀다. 일본에서는 굳이 섹시 가수가 될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편안하고 자유롭게 노래할 수 있었다. 유명 뮤지션들의 공연도 직접 관람하며 음악에 대한 생각과 눈을 넓혀갔다.

그렇게 5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오랜 시간 자유와 음악에 대한 목마름을 씻어냈다. 하지만 신은성의 마음 한 구석은 언제나 그늘이 져 있었다. 향수병 때문이었다. 그는 일본에 머무르는 동안 부모님을 딱 1번 만났다. 안부 전화를 하루에 몇 번씩 했지만 부모님과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타지 생활을 오래하다 보니 부모님도 보고 싶고, 친구들도 그립고, 고향도 가보고 싶고…그런걸 잊고 산다는게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5년 만에 귀국을 결심하게 됐어요.‘’

5년만에 돌아온 디바…“더 이상 숨어 지내지 않을래요”

한국에 돌아온 신은성은 가족과 친구를 만나는 등 바쁜 시간을 보냈다. 그 와중에 신은성의 입국 소식을 접한 일부 제작자들이 러브콜을 보내왔다. 그들은 ‘중국 드라마를 함께 찍어볼 의향이 없느냐’ ‘음반 작업을 다시 시작해보자’는 등 신은성의 연예계 컴백을 권유했다. 또 한 번의 갈등이 시작됐다. 다시 연예계로 돌아가자니 과거의 아픈 기억이 자꾸 머리속에 맴돌았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사람들의 눈을 피해 숨어지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나도 이제는 당당해지고 싶다’. 제가 사람들을 피한다고 해서 바뀌는건 없잖아요.”

이후 신은성은 가수 복귀를 위해 음반 작업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고민에 빠졌다. 신인시절 기획사 의도에 따라 만들어진 섹시 이미지를 고집할 것인지, 아니면 포기할 것인지에 대한 갈등이었다. 결국 그는 팬들의 뜻에 따라 더욱 강렬해진 섹시함을 선보이겠다고 결심했다. “5년 만에 팬들을 뵙는거잖아요. 근데 5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다면 컴백하는 이유가 없죠. 춤과 노래가 됐건 이미지가 됐건 하나라도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리려고요. ”

이미지 변신의 하나로 최근 비키니 화보도 촬영했다. 지난 2월 말레이시아의 코타키나발루에서 25가지 주제로 5000여 장의 사진을 찍었다. 모바일 화보를 통해 신은성의 복귀를 알리기로 한 것. 이번 화보는 여느 연예인처럼 단순한 섹시 화보가 아닌 파격적인 비키니 화보라 더욱 눈길을 끈다. “첫 날은 촬영이 원활하지 않았어요. 솔직히 너무 쑥쓰럽더라고요. 이미지 변신을 위해 저 스스로가 선택한 일인데도 막상 촬영 스태프 앞에서 포즈 잡기가 민망했어요. 사진이 예쁘게 안 나온 것 같아 벌써 걱정이 되네요.”

숙제로 남은 인터넷 공포…“팬들 힘으로 꼭 극복할래요”

컴백을 앞두고 살이 많이 빠졌다. 이런저런 일에 신경을 쓰다보니 47kg 정도 나가던 몸무게가 지금은 42kg에 멈춰 있다. 그래도 오랫동안 만나고 싶었던 팬들과 재회할 생각을 하니 마음은 한결 가벼운 상태다. 덕분에 컴백 작업도 순항하고 있다. 조만간 3집 앨범을 팬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몸은 힘들어도 마음이 즐거우니까 일이 잘 풀리는 것 같아요. 최대한 빨리 팬들에게 제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네요. 그런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려요.”

사실 신은성은 아직도 ‘인터넷 공포증’을 앓고 있다. 인터넷 문화에 심하게 덴 2006년 이후 메일 외에는 일체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나마 유일하게 예외로 둔 부분이 바로 팬들의 메일이다. 일본에 머물 당시에도 팬들의 메일은 5년 넘게 꾸준히 날아왔다. 특히 신은성의 컴백 소식을 접한 팬들은 ‘왜 이제 왔어요? 너무 보고 싶었어요’ ‘언니 컴백을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등의 반가움을 표현했다. “컴백 날짜가 하루, 이틀 다가올 때마다 압박감이 정말 심하거든요. 그럴 때 마다 팬들의 응원 메일을 읽으면 힘이 펄펄 나요.‘’

인터뷰 말미에 ‘본인의 인터뷰 기사도 안 볼 생각이냐’는 질문에 그는 “잘 모르겠다”며 빙긋 웃었다. 아직까지 자신의 기사를 편하게 볼 수 없다는게 그의 솔직한 마음. “지금도 인터넷을 접하는게 많이 불편해요. 저와 관련된 기사나 댓글, 게시판 글을 뚫어져라 볼 자신이 없거든요. 시간이 흐르고 마음이 좀 더 편해지면 그땐 꼼꼼히 챙겨볼 생각이에요. 그때까지 팬분들이 많이 응원해주시고 격려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저 역시 가수로 재개하는 만큼 열심히 노력할게요.”

<사진=김용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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