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보다 꽃남?"…눈길끄는 드라마 新소재, 누가 등장할까

  • 나지연 기자
  • 입력: 2009.01.29 12:45 / 수정: 2009.01.29 14:58

[ 나지연기자] "요즘 드라마요? 신선하죠. 인물부터 내용까지 이전에 볼 수 없던 다양한 이야기가 눈길을 끌어요."

자칭 드라마 마니아인 주부 이가람(47. 용인)씨는 최근 드라마 속에서 펼쳐지는 새로운 이야기에 눈과 귀가 즐겁다. 드라마 50년간 반복된 해묵은 이야기에서 벗어나 드라마를 이끄는 주인공부터 드라마를 채우는 내용까지 신선함 일색이다.

드라마의 소재가 달라지고 있다. 출생의 비밀, 진부한 사랑 등 통속적인 것에서 한발 내딛은 양상이다. 판타지를 자극하는 비현실적인 인물이 늘었고, 특별한 직업을 다룬 내용이 많아졌다. 독특한 매개물을 내세워 호기심을 충족시키기도 한다.

작품 속 신소재를 인물, 내용, 매개물로 나눠 살펴보고, 드라마 속에 신소재가 늘어나는 이유를 알아봤다.

◆ "판타지 인물"

드라마의 첫 번째 신소재는 인물에서 찾을 수 있다. 그간의 현대극과 사극에서는 실존인물 혹은 현실적인 인물이 극의 주요 배역을 대부분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의 추세는 다르다. 설화 속 인물이나 비현실적인 주인공을 내세워 상상력을 자극하는 경우가 늘었다.

우선 KBS-2TV '꽃보다 남자'는 비현실적인 인물을 전면에 내세웠다. 외모와 재력, 빼어난 의상 감각까지 완벽하게 갖춘 고등학생 F4가 극의 중심. 명품구매는 기본, 해외여행도 그들에겐 일상일 뿐이다. 실제로는 존재하기 힘든 인물들이다.

MBC-TV '돌아온 일지매'는 설화 속 인물인 일지매가 주인공이다. 돈과 무력을 가진 조선중기 사람들을 혼내 서민들의 희망으로 떠오른 사내다. 그런가하면 SBS-TV에서 방영될 '왕녀 자명고'는 호동왕자 낙랑공주라는 설화 속 사랑 이야기를 마치 실제 이야기처럼 그려낸다.

드라마 '꽃남' 제작사 김양희PD는 비현실적인 인물들에 대해 "판타지를 자극해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힘이 있다"고 설명했다. 상상을 구체화시켜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준다는 의미. "원작 만화와 가장 흡사한 외모를 지닌 주인공을 캐스팅했다"는 것도 판타지를 자극하기 위한 하나의 장치였다.

◆ "특별한 내용"

두 번째 신소재는 내용에서 찾을 수 있다. 일반 회사나 가정집, 학교 등에 한정됐던 드라마 속 이야기가 점차 새로운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소수의 인물만이 직접 겪을 수 있는 일을 다루는 양상이다. 시청자 입장에선 간접경험을 통해 특별함을 느낄 수 있다.

2009년 드라마는 그 어느 때보다 내용의 신선함을 추구하고 있다. 우선 이병헌, 김태희 주연의 '아이리스'. 방송사를 확정해 곧 방영될 이 드라마는 첩보원의 이야기를 다뤘다. 국내 드라마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첩보 스파이물이다.

제작 중인 드라마 '버디'와 '공포의 외인구단'도 특별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각각 골프와 야구라는 스포츠를 소재로 삼았다.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스포츠라는 한 끈으로 시작되고 풀려 나간다. 영화가 아닌 드라마로는 거의 시도되지 않았던 내용들이다.

드라마 '공포의 외인구단' 송창수 PD는 경기 장면을 실감나게 찍는 것을 목표로 했다. 다른 영화나 드라마와는 차별화를 두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 그는 "컴퓨터 그래픽 등을 이용해 완전히 다른 느낌을 주겠다"고 말했다. 특별한 내용을 사실적으로 부각시켜 흥미를 높이겠다는 이야기다.

◆ "독특한 매개물"

주인공을 연결시키는 매개물 역시 새로워졌다. 특정 공간에서 만난다는 설정은 같지만 그 공간에 모이게 만드는 소재가 독특하다. 와인이나 악기 등 드라마에서 제대로 다루지 않았던 것들을 부각시켰다. 눈에 띄는 매개물로 드라마가 시작 전부터 화제를 모은 건 당연하다.

SBS-TV에서 방송중인 드라마 '떼루아'는 가장 독특한 매개물을 선택했다. 바로 와인이다.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와인 드라마라는 타이틀에 맞게 주인공들도 와인으로 한데 엮인다. 이우주(한혜진 분)과 강태민(김주혁 분)이 처음 대면하는 것도 와인을 통해서였다.

권상우 주연의 '신데렐라맨'은 현대판 '거지와 왕자'다. 외모가 닮은 주인공들이 인생을 바꾼다는 내용. 둘의 운명을 뒤바꾸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매개물이 바로 옷이다. 패션업에 종사하는 두 사람이 옷을 계기로 만남을 갖고, 이후 우여곡절 끝에 삶까지 바꾸게 됐기 때문이다.

2009 드라마는 보다 다양한 소재로 시청자를 찾아갈 예정이다. 하지만 '새로운 소재=신선한 이야기'라는 등식이 반드시 성립하는 건 아니다. 소재는 새롭지만 구조가 똑같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새로운 볼거리만큼 색다른 이야기가 전개될 때 신소재가 빛을 발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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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기자들이 풀어 놓는 취재후기 = http://pres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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