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지연기자] 분명 새로운 드라마인데 낯설지가 않다. 주인공은 다른데 어디선가 본 듯 하다. 대사는 다르지만 익숙하다. 드라마 안에 세월이 지나도 꾸준히 반복되는 몇가지 유형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신작 드라마가 통속극이란 이름표를 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초기 드라마에서부터 시작돼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통속극의 유형은 크게 3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남편 혹은 아내의 불륜과 외도는 필수다.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시집살이 도중에 만드는 고부갈등도 빼놓을 수 없다. 혼전 임신 역시 계속 반복되는 소재 중에 하나다.
최근 드라마 속에 나타나 통속극의 3가지 유형을 살펴봤다.

◆ 불륜
불륜은 1970년대 드라마에서부터 시작됐다. TBC 동양방송에서 선보인 드라마 '아씨'에서부터다. 당시 아씨는 남편의 끊임없는 외도에도 불구 인내하고 견디는 아내의 모습을 그렸다. 뻔뻔한 남편의 행동에 시청자는 분노하고, 그걸 다 견디는 아내에게 동정심과 연민을 느꼈다.
그리고 30여년이 지난 지금도 불륜은 드라마의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얼마 전 인기리에 종영한 SBS-TV '조강지처 클럽'은 불륜을 극의 주요 스토리로 사용했다. 현재 방영 중인 SBS-TV 드라마 '가문의 영광', KBS-2TV '내사랑 금지옥엽', MBC-TV '내 인생의 황금기'는 주말 가족극이라는 타이틀에도 불구 불륜이 양념처럼 삽입돼있다.
다만 달라진 점 있다면 불륜을 저지르는 당사자다. 과거에는 남편의 일방적인 외도와 이를 감내하는 부인의 모습이 주로 다뤄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남편의 외도 뿐 아니라 아내의 불륜, 맞바람 등이 나타나며 그 범위가 확산됐다. 그만큼 불륜이 일으키는 갈등도 다양화되고 있다.

◆ 고부갈등
고부갈등 역시 70년대부터 꾸준히 이어진 소재다. 1972년 KBS에서 방송된 드라마 '여로'에서는 바보 아들을 극진히 돌보는 착한 며느리와 사사건건 모함하는 악녀 시어머니와의 갈등을 그렸다. 1974년 방송된 '울밑에선 봉선화'도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계속해서 괴롭히는 모습이 그려졌다.
최근의 드라마에도 고부갈등은 계속 존재한다. SBS-TV 드라마 '유리의 성'과 '아내의 유혹'의 재벌가 시어머니와 가난한 집 며느리가 시집살이를 통해 겪는 갈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MBC-TV 주말극 '내 인생의 황금기'도 예비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갈등하면서 이어지는 험난한 결혼 과정을 그리고 있다.
고부갈등은 색을 달리하며 이어졌다. 과거엔 시어머니의 구박에도 꿋꿋하게 디는 며느리를 부각시켜 한국의 강인한 여성상을 보여줌과 동시에 어머니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최근엔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갈등이 신데렐라 이야기의 판타지와 맞물려 현실과의 미묘한 경계선을 표현하며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 혼전임신
혼전임신 역시 1970년대 드라마에서부터 시작됐다. 1978년 방영된 드라마 '청춘의 덫'을 통해서다. 당시 혼전임신과 미혼모라는 파격적인 소재 탓에 20회까지만 방영되고 방송이 중단될 정도였다. 그만큼 흔치 않은 이야기였다. 하지만 최근의 드라마에는 혼전임신이 빈번하게 등장하고 있다.
인기리에 방영 중인 KBS-2TV 주말극 '내사랑 금지옥엽'은 혼전임신으로 결혼을 서두르는 여자와 이를 괴로워하는 남자의 이야기가 주된 에피소드를 이루고 있다. MBC-TV 일일극 '춘자네 경사났네'는 혼전임신으로 미혼모가 된 여성과 혼전임신으로 결혼에 이른 두 여성의 삶을 그리고 있다.
예전 드라마에서 여자 주인공의 혼전임신은 남자의 배신과 미혼모로 이어지며 복수의 전초전 역할을 했다. 하지만 2000년대에서 혼전임신은 좀 더 가볍게 다뤄지고 있다. 결혼으로 이어지는 통과의례(?) 정도로 여겨진다. 때론 거짓 혼전임신이 유쾌한 소동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 사진제공=mbc, 사진=드라마 화면캡처 >
▶ 관련기사보기
- 통속극, 참을 수 없는 진부함의 매력…"뻔한 이야기에 빠진 까닭?" ①
- 통속극, 누구를 위해 관계를 꼬았나?…"지식층은 눈 감으세요" ②
- 통속극, 뻔한 장면과 진부한 대사…"반복되는 드라마 클리세?" ③
<더팩트 기자들이 풀어 놓는 취재후기 = http://press.tf.co.kr>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