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개의 시선', "개성없는 가요계, 우리만의 색깔 추구할 터"

  • 김지혜 기자
  • 입력: 2008.08.02 10:53 / 수정: 2008.08.02 10:54

[ 김지혜기자] 음악만큼 트렌드에 민감한 것도 없다지만 요즘 가요계는 심하다 싶을 정도로 하나의 트렌드를 쫓아가고 있다. 하나의 스타일이 히트를 치면 너도 나도 그 유행을 쫓아가 마치 공장에서 찍어낸 듯 한 음반이 봇물을 이루는 상황이다.

그러나 획일화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진짜 음악을 만들어내기 위한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 그 움직임에는 '세 개의 시선'이 있다.

동명 타이틀의 두 번째 싱글 음반을 낸 프로젝트 그룹 '세 개의 시선'은 10대 위주의 가요계에 다양성을 부여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빠른 것이 대세라고 하는 가요계에 느림의 산물인 발라드를 내놓았으며 10대팬 위주의 가요시장에 20~30대를 겨냥한 깊이 있는 음악을 내놓았다.

유명 작곡가이자 프로듀서 출신인 조현주, 이영준, 정승일이 1년을 투자해 만든 '세 개의 시선 Part II'은 앨범 곳곳에서 고민의 흔적이 엿보인다. 2030세대를 위한 맞춤 음악이라는 평을 들으며 호응을 얻고 있는 '세 개의 시선'을 만나 그들의 새 앨범과 음악 이야기를 들어봤다.

◆ 낮에는 직장인, 밤에는 음악인

"세 개의 시선이요? 사람 사는 세상이 1인칭, 2인칭으로 많이 얘기를 하시잖아요. 그런데 저희는 음악 하는 사람들이고 무엇보다 청중이 중요하죠. 3인칭 시선에서 바라보는 세상. 그런 의미에서 세 개의 시선입니다"

'세 개의 시선' 팀 이름이라 하기엔 어딘가 시적인 느낌이 강하다. 넓은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면서 음악팬들과도 가깝게 지내고 싶다는 뜻을 담고 있다.

2007년 팀을 결성한 조현주, 이영준, 정승일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싱글 앨범을 내놓았다. '오빠네 집'과 '세상의 중심에서' 두 노래가 수록된 싱글 앨범이다. 세 멤버 모두 프로듀서이자 작곡가로 현직에서 활동하는 사람들답게 음악에 대한 깊이가 남다르다.

타이틀곡인 '오빠네 집'은 중독성 강한 멜로디와 보컬 조현주의 허스키한 보이스가 깊은 울림을 주는 노래. 객원보컬 김지환과 최명주의 듀엣곡인 '오빠네 집'은 20대의 시각에서 본 동거라는 독특한 소재로 눈길을 끈다.

싱글 앨범임에도 발매까지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던 이유는 낮에는 사회인 밤에는 음악활동이라는 1인 2역을 소화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주몽' '프라하의 연인' 등 드라마 OST작곡가로도 유명한 조현주는 음반 기획사 제작관련 일을 하고 있고 이영준은 작곡가이자 프로듀서로 활동하면서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를 역임하고 있다. 정승일 역시 백석예대, 추계예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세 사람은 "아무래도 현업을 갖고 있다 보니 가능한 스케줄이 저녁 이후의 시간이었다. 보통 싱글은 2개월이면 되지만 우리의 경우 3~4배의 시간이 걸렸다"면서 "앨범에는 4곡(영어버전 2곡 포함)밖에 안 실렸지만 수십여 곡 중에서 추린 것이다. 즐기면서 하되 많은 공을 들인 작업"이라는 애착을 드러냈다.

◆ "세 개의 시선, 신인들의 등용문 되길"

'세 개의 시선'은 첫 번째 앨범부터 대학생 객원 보컬을 기용해 음반을 만들어왔다. 첫번째 앨범인 '세 개의 시선-파트1'(2007)에서는 신인 영탁과 김욱, 이번 앨범에서는 김지환 최명주를 발굴해 작업을 함께 했다. 이들이 끊임없이 신인을 발굴하고 기회를 주는 데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우리의 음악적 성취도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신인 발굴이다. '세 개의 시선'이 신인들에게 등용문 역할을 할 수 있기를 원한다. 앨범 참여를 통해 학생들에게 기회가 주어지고 데뷔하는데 큰 힘을 실어주고 싶다"

세 사람은 음악 트렌드의 획일화와 더불어 신인들의 색깔 부재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특정 스타일의 창법을 똑같이 따라하고 부르는 것이 가수의 발전이나 가요계의 발전에도 좋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개성 넘치는 실력을 가진 신예 발굴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 개의 시선'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신인 가수들을 발굴해 앨범에 참여시킬 계획이다. 상업적인 목적을 배제하고 후진 양성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갈수록 상업적으로 변질되고 있는 가요계 환경에서 고무적인 일이다.

◆ "개성 부재 가요계, 우리만의 색깔 추구하고파"

즐기면서 하는 활동도 직업이 되면 어깨에 힘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 영역이 음악과 같은 예술분야라 할지라도 말이다. 특히 창작이 기본인 음악 활동은 즐기면서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세 사람은 24시간을 음악만을 생각하는 것이 행복한 사람들이다. 새로운 노래를 들을 때마다 본능적으로 이들은 "누가 만들었을까" "어떻게 만들었을까"를 떠올린다. 음악 자체뿐만 아니라 음악 비즈니스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한다. 프로듀서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기 때문이다.

"음악이 좋아서 음악활동을 하는 것이지만 어찌 보면 완전히 음악을 즐기면서 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럼에도 우리의 모토는 "하고 싶은 음악, 할 수 있는 음악, 즐길 수 있는 음악을 하자"는 것이다"

세 사람은 현재 가요계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로 '색깔 부재'를 꼽았다. 돈되는 음악이라면 창작자의 의무도 망각한 채 그저 만들기 급급한 환경에 대해 일침도 가했다. 세 개의 시선이 근본적으로 지향하는 음악은 역시나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음악이다.

10년 이상 음악을 만드는 일을 걸어온 세 사람.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가 소리를 들으며 인정받고 있는 그들이 스스로에게 느끼는 만족도는 어느 정도일까.

"기본적인 부분에서는 만족한다. 그러나 늘 새로운 앨범을 낸 뒤 팬들의 반응이나 공연 후기 등을 보면 늘 아쉽기 마련이다. 그러나 모자람이 있기 때문에 채울 수 있는 음악을 지향하게 되는 것 같다"

세 개의 시선은 이번 앨범을 통해 팬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가는 뮤지션이 되고자 한다. 꼭 방송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루트를 통해 팬들과 만날 계획이다. 즐기는 음악, 하고 싶은 음악을 하면서도 음악팬들의 귀를 만족시키는 이들의 음악 세계는 앞으로도 계속된다.

<사진 = 로엔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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