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캐스팅 논란, 근본 원인은…"방송사 or 제작사, 누구 탓?"

  • 송은주 기자
  • 입력: 2008.07.22 11:28 / 수정: 2008.07.22 18:00

'타짜' 캐스팅 논란…"성현아만 희생양인가?"

[ 송은주기자] 드라마 '타짜'의 '정마담'역이 결국 강성연에게 돌아갔다. '타짜'의 외주 제작사인 올리브나인 측은 21일 "정마담의 비중과 역할이 달라지면서 캐스팅에 혼선을 빚었다"며 "정마담 역할로 강성연이 최종 결정됐다"고 발표했다.

사실 '정마담' 역은 '이미 내정돼 있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드라마 '타짜'를 제작하는 제작사 올리브나인은 강성연의 소속사. 연예계 관계자들은 "그간의 관행으로 볼 때 제작사가 자사 배우를 쓰는 건 거의 100%였다"며 강성연의 차지(?)를 당연시했다.

이에 억울한 건 성현아다. 성현아는 같은 날 오후 자신의 개인 블로그에 "배우의 꿈을 키우며 오직 좋은 배우로 살고 싶어 애썼는데 슬프고 허탈하다"고 심경을 고백했다. 그는 이어 "아무런 이유도 내세우지 않은 채 제작사라는 이유만으로 자사 배우를 쓰겠다는 말은 상처일 뿐이다"고 말했다.

정말 성현아만 억울할까. 방송 환경을 조금만 더 유심히 들여보면 피해자(?)는 성현아 뿐 아니다. 자사 배우를 밀어 넣었다고 마치 드라마 '온에어'의 '진상우'인양 질타를 받고 있는 올리브나인 역시 억울하다. '온에어'의 '체리'처럼 역할을 도둑질했다고 비난받고 있는 강성연 또한 억울한 건 마찬가지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반복되는 캐스팅 논란의 근본 원인을 방송국 탓으로 돌렸다. 제작사와 기획사를 동시에 겸하는 회사의 경우 시장 논리상 자사 배우를 출연시키는 게 당연하다는 것. 드라마 제작이 공익이 아닌 수익을 위한 사업인 만큼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주장이다.

"방송사에서 지급하는 제작비는 한정돼 있어요. 회당 1억원에서 1억 1,000만원 정도 받아요. 이 중 50% 이상이 개런티로 지출됩니다. 나머지 돈으로 드라마를 찍어야 되는데 방법이 없죠. 무리하게 PPL 끌어 당기거나 해외 판권으로 제작비를 충당하죠. 그래도 부족하니 자사 배우를 써서 개런티를 세이브하는 수 밖에요."

게다가 제약도 많고 요구도 많다. 우선 PPL은 최대 4개만 붙일 수 있도록 제약돼 있다. 간접광고 규제 때문이다. 요구사항은 배우에 대한 것이다. 무조건 A급 배우를 선호한다. 관계자는 "회당 1억원 정도의 제작비를 주면서 '스타를 데려와라'고 요구한다. PPL로 개런티를 충당하려면 'PPL은 4개까지만 붙여라'한다"며 방송사의 모순된 힘 앞에 혀를 내둘렀다.

때문에 자사배우 밀어주기 혹은 신인배우 끼워넣기 등의 캐스팅 관행은 어쩔 수 없다는 결론이다. 문제는 이런 방송사와 제작사의 줄다리기에 군소 기획사만 죽어(?) 나간다는 것. 연기와 상관없이 시장 논리에서 일단 제외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다고 제작사와 기획사 겸업을 제재하면 나아질까. 드라마 제작 관계자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현실을 모르는 이상적인 소리라고. 쇼비지니스 사업에서는 절대권력인 방송사를 제외하면 '머니가 곧 파워'라는 것이다.

"방송국이 드라마 앞뒤에 붙는 광고수익을 다 가져가는 이상 제작사는 늘 돈에 쪼들리게 됩니다. 그럼 돈을 대는 사람 쪽 배우를 쓸 수 밖에 없어요. 제작사와 기획사가 철저히 분업이 된다해도 돈 없는 군소 기획사 배우는 늘 소외당할 겁니다."

<사진 = 김용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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