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리쉬' 마케팅의 두 얼굴…"이효리에겐 약 vs 가요계는 독"

  • 김지혜 기자
  • 입력: 2008.07.21 11:20 / 수정: 2008.07.22 16:39

[김지혜기자] 이.효.리. 이름 석자가 갖는 상품성 만큼 그의 컴백에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뮤직 비디오 표절에 대한 논란이 제기됐고, 음원 사전유출에 대한 위기가 꿈틀됐다. 1년 4개월여 만에 다시 가수로 돌아온 그녀에게 다소 가혹한(?) 환경이었다.

하지만 이효리는 불안요소를 잠재웠다. 언제 그랬냐는 듯 멋지게 컴백했다. 이를 두고 가요계 일각에서는 '효리쉬' PR법이 적중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알릴 건 최대한 알리고, 피할 건 무조건 피한다는 그녀의 대응이 논란과 위기를 잠재운 일등공신이라는 것.

이효리의 효리적인 위기 관리법을 살펴봤다. 긍정적 요인만큼 부정적 요소도 눈에 띄었다.

◆ "알릴 건 최대한 알려라!"

이효리의 컴백을 발목잡은 첫번째 위기. 바로 음원유출이다. 3집 앨범 수록곡 중 일부가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공개된 것이다. 위기의 순간, 이효리는 어떻게 대처했을까. '효리쉬' PR의 첫번째 원칙, '알릴 건 최대한 알려라'를 몸소 실천했다. 머뭇거리지 않고 사고 알리기에 나선 것.

적극 알리는 방법은 다름아닌 보도자료였다. 이효리 측은 사고 당일 음원유출에 관련된 내용을 보도자료로 만들어 각 언론사에 배포했다. 자료 발송 후 "음원유출 보도자료 보냈습니다"라는 문자 메세지까지 덤으로 전송했다. 음원유출 관련기사를 부탁한다는 독촉(?) 문자였다.

그 누구도 알 수 없었던 음원유출 사고. 결국 이효리의 PR 덕분에 음원유출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사건이 됐다. 한 가요 관계자는 "음원유출이 실제로 있었다면 발빠른 대응을 통해 유출이 커지는 것을 막은 셈이다. 만약 그것이 노이즈 마케팅의 일환이었다면 지나치긴해도 컴백을 알리는 데 큰 공을 한 건 사실이다"고 평했다.

◆ "피할 건 무조건 피해라!"

이효리의 복귀를 방해한 두번째 위기. 바로 뮤직비디오 표절논란이다. 3집 타이틀곡 '유고걸(U-Go-Girl)'의 뮤비 일부장면이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캔디맨'과 비슷하다는 것. 게다가 섹시 간호사로 분한 이효리 또한 아길레라가 한 광고에서 보여줬던 스타일을 따라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표절에 관한 한 몸서리치는 경험을 한 이효리. '효리쉬' PR의 두번째 원칙, '피할 건 무조건 피해라'를 실행에 옮겼다. 우선 논란이 되는 장면은 일괄 삭제했다. 아길레라가 입었던 간호사 복을 벗어 던졌고, 아길레라가 선보였던 동작을 지워 버렸다.

이효리 측 관계자는 새 뮤비를 공개하면서 "안 그래도 좋은 장면이 많은데 논란이 된 장면을 굳이 넣고 갈 필요가 없다"며 삭제이유를 밝혔다. 늘 꼬리표처럼 달고 다녀야 할 논란의 씨앗을 과감한 결단으로 원천봉쇄한 것. 문제가 될 싹을 아예 잘라버린 셈이다.

◆ "그녀의 위기관리, 완벽할까?"

이효리의 위기관리, 결과만 놓고 보면 완벽했다. 위기를 홍보로 만들고, 논란을 기회로 바꾸면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다. 그녀의 위기관리는 이효리 자신에겐 약이 됐을지 몰라도 가요계 전반에는 독이 되는 처방이었다.

우선 음원유출 사고의 경우 후속조치가 전무했다. 지난 15일 유튜브와 사이버 수사대에 확인한 결과 음원삭제 요청은 물론 수사 의뢰도 없었다. 이효리 측이 한 일은 '음원이 유출됐다'는 보도자료를 보낸 게 전부였다.

다음으로 표절논란에 대한 대응도 의문스럽다. 그렇게 쉽게 삭제할 수 있는 부분이라면 왜 하필 그 장면-캔디맨과 흡사한 부분-을 샘플링 영상으로 썼는가에 대한 답변이 없다. 가요계 관계자 들이 "논란을 위한 의도적인 '노이즈 마케팅' 아니냐"고 의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위기도 해소됐고, 논란도 사라졌다. '효리쉬 PR'은 문자 그대로 피할 건 피하고, 알릴 건 알리면서 최상의 결과를 낳았다. 그러나 그게 전부는 아니다. 부작용도 보인다. 만약 이효리 케이스로 '음악성'보다 '마케팅'이 우선이라는 인식이 퍼진다면…. 가요계 전반적인 발전에는 치명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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