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캐스팅 뒷이야기…"운명이 바뀐 결정적 배역은?"

  • 강경윤 기자
  • 입력: 2008.07.01 11:52 / 수정: 2008.07.01 16:06

[강경윤기자]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커플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 두 사람은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이하 스미스부부)'에 출연하며 운명같은 사랑에 빠졌다. 이들의 사랑에도 변수는 있었다. 당초 스미스 역에 피트가 아닌 조니 뎁이 내정됐었다. 만약 뎁이 스미스의 역할을 맡았다면 '브란젤리나'가 존재할 수 있었을까.

피트 경우처럼 할리우드엔 운명이 바뀐 스타들이 적지잖다. 1편의 영화를 통해 운명의 상대를 만나기도하고 무명배우에서 톱스타로 받돋움하기도 한다. 애꿎은 운명의 장난으로 좋은 배역을 놓친 스타들을 조명해봤다. ▲기회를 제발로 걷어찬 '앗, 나의 실수'형과 ▲제작진이 막판에 하차시킨 '다음 기회에'형으로 나눠 정리했다.

◆ "앗, 나의 실수!" 굴러온 복 걷어찬 스타들

어떤 스타들은 도전과 변화를 거부했다가 땅을 치고 후회했다. 대부분 제작 초반에 캐스팅 됐다가 '판단 미스'로 주옥같은 배역을 놓친 경우다. 다른 영화 출연을 핑계로 혹은 이미지 손상될까 두려워 굴러온 복을 찬 배우들은 누가 있을까.

뎁은 영화 '스미스 부부'에 출연할 뻔했다. 제작진에 따르면 애초 스미스 역엔 뎁이 거론됐다. 뎁의 이중적인 이미지가 두얼굴을 가진 스미스역에 잘 맞을 거란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뎁은 제안을 단칼에 거절했다. 촬영 중이던 영화 '리버틴' 때문이었다. 개봉 결과 '리버틴'은 '스미스'에 밀려 흥행참패를 기록했다. 뎁 대신 이 배역을 맡은 피트는 흥행은 물론 여주인공 졸리와 실제 사랑에 빠져 예쁜 아기까지 얻었다.

영화배우 멕 라이언 역시 기회를 제 발로 걷어찼다. 1989년 영화 '헤리가 샐리를 만났을때'로 주가를 올렸던 라이언은 1990년 영화 '귀여운 여인' 매력만점 창녀 비비안역에 캐스팅됐다. 하지만 라이언은 "창녀역은 내 이미지를 망친다"며 고사했다. 덕분에 단역 배우 로버츠가 행운을 거머쥐었고 로버츠는 라이언보다 더 빨리 톱배우로 발돋움 했다.

짐 캐리 역시 이 같은 실수를 범한 케이스다. 그는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 감독 고어 비빈스에게 잭스패로우 역할을 제안 받았다. 캐리는 "스페로우란 역할이 불만족스럽다"며 출연을 거부했다. 결국 기회는 뎁에게 돌아갔고 영화는 대히트를 기록했다. 뎁은 이 영화를 계기로 배우생활에 전기를 맞았다. 캐리와 뎁의 희비가 엇갈리는 순간이었다.

◆ "다음 기회에!" 낙마한 스타들

이와는 반대로 타의로 좋은 기회를 빼앗긴 배우들도 있었다. 이들은 제작진의 마지막 캐스팅 과정에서 아쉽게 기회를 잃은 경우다. 낙마 이유도 갖가지였다. 배역에 맞지 않는 이미지가 원인이기도 했고 쓸데없는 고집을 부리다가 제작진과 트러블이 생겨 탈락한 스타들도 있었다. 맬 깁슨, 윌 스미스, 파멜라 앤더슨이 그런 예다.

깁슨은 영화 '글레디 에이터'(2000) 막시무스의 역할을 맡을 예정이었다. 영화 캐스팅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제작진은 부드러운 이미지의 깁슨이 로마를 구한 영웅을 연기하기엔 부족하단 최종 결론을 내렸다. 결국 막시부스 역은 러셀 크로우에게 넘어갔다. 할리우드 호사가들은 깁슨의 탈락에 "무거운 철갑옷을 입기 너무 늙어 탈락했다"며 비아냥 거렸다.

영화 '매트릭스'의 네오역엔 키아누 리브스가 아닌 스미스가 캐스팅 됐었다. 스미스는 촬영 직전 대본연습까지 마쳤으나 마지막에 교체됐다. 제작진은 "터프한 이미지의 스미스는 네오역에 맞지 않다. 차갑고 이지적인 이미지의 리브스가 더욱 잘 맞겠다"며 리브스를 선택했다.

섹시스타 앤더슨은 다소 황당한 이유로 고집을 부리다 캐스팅 과정에서 제작진과 마찰을 빚었다. 금발머리를 갈색으로 염색할 수 없다는 것. 미국 인기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의 수잔 메이어 배역에 거론됐던 앤더슨은 제작진과의 불협화음으로 '함께 일할 수 없다'는 최후 통첩을 받았다. 결국 이 배역은 테리 헤처가 맡아 큰 인기를 누렸다.

한 번의 선택이 인생을 좌우한다. 스타들은 선택한 배역에 따라 연기 인생이 180도 뒤바뀌기도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배역운'으로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선택한 작품에 최선의 노력을 다한 것은 배우들의 몫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영화 속 역할에 흡수되는 스타들의 노력이 결국 완벽한 배역을 만든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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