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자 vs 김기자] "가상 커플의 사랑 마케팅, 어떻게 볼까?"

  • 임근호 기자
  • 입력: 2008.06.29 12:57 / 수정: 2008.06.29 13:58

[송은주·김지혜기자] 대한민국 연예계는 가상 커플의 소꼽놀이에 푹 빠져 있습니다. MBC-TV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의 앤디와 솔비 커플, 일렉스와 신애 커플, 크라운 제이와 서인영 커플 등이 만드는 진짜같은 가짜 사랑 이야기에 눈을 모으고, 귀를 세우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지난 19일 솔비는 싱글앨범 '큐트러브'를 발표하며 가사 안에 앤디를 향한 마음을 담았다고 밝혔습니다. 솔비는 당일 검색어 순위 상위에 랭크되며 네티즌의 관심을 집중시켰죠.

어디 그 뿐 인가요. 알렉스 역시 새 앨범을 발표하며 신애에 대한 묘한 감정을 드러냈습니다. 크라운 제이도 마찬가지죠. 지난달 출시한 새 노래 '투 머치'에 서인영을 피쳐링으로 참여시켰습니다. 그 덕에 크라운 제이는 데뷔 이후 처음으로 가요차트 1위의 행운도 누렸고요.

일명 '우결 커플'은 개인적 홍보 뿐 아니라 방송사 프로그램 홍보에도 앞장섰습니다. 지난 9일에는 MBC-TV '놀러와'에 단체로 출연해 시청률을 4%이상 급등시키는 견인차 노릇도 했지요. 그 보다 앞서 MBC-TV '스타의 친구를 소개합니다'에도 커플로 출연해 지원사격을 했습니다.

분명 이들의 러브라인은 예능프로그램의 소재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죠. 실제인지 가상인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급하게 진도를 빼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반응은 철저하게 둘로 나뉩니다. 재미로 보자는 의견과 지나치다는 의견이죠.

더팩트의 두 여기자, 송은주 기자와 김지혜 기자가 갑론을박을 벌였습니다. '송기자 vs 김기자'의 첫번째 토론 주제는 바로 '가상 커플의 사랑 마케팅, 어떻게 볼까' 입니다. 여러분은 누구의 주장에 공감하시나요?

☞ 송 기자 : "엔터산업, 결국은 쇼비지니스"

예능프로그램의 덕목은 첫째도 재미, 둘째도 재미, 셋째도 재미입니다. 물론 중간 중간 감동 코드로 양념을 치고, 교훈 코드로 메세지를 전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죠. 하지만 우선은 재미가 바탕에 깔려야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재미가 없으면 성질 급한 시청자들이 리모콘을 가만히 놔두지 않거든요. 그 어떤 감동도, 교훈도 보는 사람이 없으면 무용지물입니다. 그런 점에서 '사랑' 역시 재미를 위한 소재일 뿐입니다. 사실 남녀간의 묘한 감정 만큼 시청자를 긴장시키는 요소는 없으니까요.

문제는 과유불급이겠죠. '우결'에서 써먹는 사랑 코드를 프로그램 밖에서까지 너무 우려(?) 먹는게 아니냐는 지적이죠. 물론 저는 그 역시 상관없다는 생각입니다. 연예계의 속성이 그러니까요. 흥행을 위해서라면 늘 '짜고 치는 고스톱'을 강행하는 곳 아닌가요.

잘 나갈 때는 있는 스캔들도 없애고, 못 나갈 때는 없는 스캔들도 만듭니다. 연예계란 곳이 그렇습니다. 관심으로 먹고, 이슈로 사는 거죠. 그런 점에서 '우결'의 사랑은 정말 '낚시'하기 좋은 밑밥입니다. 그런 밑밥을 누가 덥썩 물지 않겠어요. 특히 새 앨범을 발표하는 가수의 경우에는 선택의 여지없는 홍보거리입니다.

결국 모든 것은 수용자에게 달려 있습니다. 그냥 웃고 넘기는 자세가 필요하죠. "방송은 재미를 위해 사랑을 이용할 수 있다", "가수는 앨범을 위해 '~척' 할 수도 있다"는 식의 생각을 머리 속에 인지하고 보면…. 그냥 웃어 넘길 수 있습니다. 엔터테인먼트는 '쇼' 비지니스니까요. 사회에 물의를 일으키지 않았다면 '사랑'으로 장난치는 것, 애교로 봐줘야 하지 않을까요?

☞ 김 기자 : "거짓 사랑도 마케팅이 되나요?"

쇼비지니스라는 측면. 저도 인정합니다. 예능프로의 덕목이 재미라는 것도 잘 알고요. '우결'의 가상 결혼 컨셉트는 예능의 덕목인 재미 면에서 그 역할을 다했습니다. 게다가 충분히 실험적인 시도였다고 인정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우결'로 끝나야 되지 않을까요. '우결' 이외의 것에서는 반대입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해 '우결'의 가짜 사랑을 마치 진짜 사랑인양 둔갑시켜 재활용하는 것에 대해 반대합니다.

아무리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상업적이라 해도 진심이 수반되지 않으면 결국 산업의 발전은 없습니다. 후퇴라는 이야기죠. 요즘 방송계, 나아가 연예계의 테마는 '리얼리티'입니다. 누구의 가식적인 칭찬 보다 김구라의 뼈있는 독설에 통쾌해하는 사례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을까요. 이효리의 쌩얼과 강호동의 샅바에 열광하는 이유 역시 리얼리티가 바탕이 됐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우결' 커플의 소꼽놀이는 상당히 비현실적입니다. 아니 '우결' 내에서는 상관없습니다. 원래 그들의 컨셉트가 가상 결혼이고, 그것을 엿보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우결' 밖에서는 곤란하지 않을까요. 이는 직설적으로 말해 기망입니다.

그들의 소꼽놀이가 가짜인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그냥 속아주는 거죠. 그러나 그들은 모르는 것 같습니다. '우결'을 떠나서도 여전히 진짜인 양 진지하게 행동합니다. 계속 속아주기를 바랍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마케팅의 수단으로 이용한다고 밖에 볼 수 없는 부분이죠.

만약 가짜 사랑이 진짜 사랑으로 발전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축하할 겁니다. 하지만 그것이 앨범 홍보 수단, 시청률 급등 도구로 이용된다면 자제해야 하지 않을까요. 시청자는 똑똑합니다. 가식의 생명력은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겁니다.

가상 커플의 사랑 마케팅,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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