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숙한 세일즈' 김소연, 악녀 벗고 주체적 여성으로 완벽 변신[TF초점]
입력: 2024.10.26 09:00 / 수정: 2024.10.26 09:00

김소연 "천서진 말고 한정숙으로 불리고파"
토일드라마, 밤 10시 30분 방송


배우 김소연은 JTBC 토일드라마 정숙한 세일즈에서 조신하고 수동적으로 살아가다 성인용품 방문판매에 도전하는 한정숙 역을 맡았다. /JTBC
배우 김소연은 JTBC 토일드라마 '정숙한 세일즈'에서 조신하고 수동적으로 살아가다 성인용품 방문판매에 도전하는 한정숙 역을 맡았다. /JTBC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배우 김소연이 '펜트하우스' 천서진 이미지를 완벽하게 벗었다. 이름처럼 '정숙'하지만 행동력은 그렇지 않은 주체적인 여성을 그림으로써 또 한 번 인생 캐릭터를 만들었다는 평이 나온다.

지난 12일 첫 방송한 JTBC 토일드라마 '정숙한 세일즈'(극본 최보림, 연출 조웅)는 성(性)이 금기시되던 시절인 1992년 한 시골마을에서 성인용품 방문 판매에 뛰어든 '방판 씨스터즈' 4인방의 자립, 성장, 우정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다. 시대를 앞서간 여성들이 은밀한 부부의 세계에 건강한 에너지를 불어넣으며 스스로 번성한다.

작품은 '성인용품'이라는 파격적인 소재를 다룬다. 한정숙(김소연 분) 오금희(김성령 분) 서영복(김선영 분) 이주리(이세희 분)는 방판 씨스터즈를 꾸린다. 이들은 남들처럼 돈을 벌기 위해 또는 '나 자신'이 없는 지리멸렬한 일상에 벗어나기 위해 성인용품을 들고 금제를 한바탕 뒤집는다.

아무래도 소재가 자극적이다 보니 자칫하면 불쾌함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지난 11일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조웅 감독은 "불쾌한 시각들에 중점을 두기보다 판매하는 사람들과 사는 사람들의 마음에 포커싱을 뒀다. 주고픈 메시지는 '다들 힘든데 잘 이겨내보자!'다"라고 말했다.

해당 메시지가 통한듯하다. '정숙한 세일즈'는 조용히 시청률 상승세를 타고 있다. 1회 3.9%(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으로 시작했고 4회 5.9%까지 치솟았다.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기에 남은 회차 역시 시청률이 오를 거란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작품은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TV(비영어권) 5위에 등극하며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방송 첫 주부터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TV(비영어권) 부문에서 160만 시청수(누적 시청시간을 타이틀 러닝타임으로 나눈 값) 610만 시청 시간을 달성하며 5위에 안착했다.

김소연이 연기한 한정숙은 마을 사람들이 손가락질하지만 주체적으로 나아가는 여성이다. /JTBC 방송화면 캡처
김소연이 연기한 한정숙은 마을 사람들이 손가락질하지만 주체적으로 나아가는 여성이다. /JTBC 방송화면 캡처

이 인기에는 시대의 금기에 도전하며 두터운 편견의 벽을 깨부숴 나가는 김소연의 열연이 있다. 극 중 김소연은 금제 고추아가씨 진에 당선될 정도로 뛰어난 미모를 가졌지만 첫 연애 상대인 남편과 결혼 후 조신하고 수동적인 삶을 살아가는 주부 한정숙 역을 맡았다. 매달 밀리는 월세와 아이에게 가방 하나 제대로 사주지 못하는 현실에 슬퍼하다 우연한 계기로 성인용품 방문판매를 접한다.

정숙은 마을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지만 더욱 당당하게 나가는 주체적인 여성이다. "더러운 물건을 파는 여자"라고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정숙은 "다른 사람들처럼 먹고 살 돈이 필요해서 하는 일이다. 누구한테 피해준 적도 남의 집에 해코지한 적도 없는데 어떤 생각을 고쳐야 할지 모르겠다"고 당당하게 대응한다.

엄마 역시 정숙에게 "역겹고 더럽다"고 말하고 돌아섰지만 정숙은 오히려 엄마의 과거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아빠가 바람피웠을 당시 어쩔 수 없이 보고만 있어야 했던 엄마를 회상하며 정숙은 설거지를 하며 펑펑 울었고 이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뭉클함을 전했다.

이어지는 "엄마는 항상 지쳐 보였고 짊어진 슬픔은 어린 내 눈에도 무거워 보였다. 무거운 짐을 들고 다녀도 빵을 사줄 수 있기에 무겁지 않다는 그 말을 믿었다" "아니, 이제 와 생각하니 그렇게 믿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엄마가 되어보니 사무치게 아프더라"라는 정숙의 차분한 내레이션은 먹먹함을 더했다.

SBS 펜트하우스(왼쪽) 시리즈에서 악녀 연기로 사랑 받은 김소연은 JTBC 정숙한 세일즈를 통해 서진 씨가 아닌 정숙 씨라고 불리고 싶다고 바랐다. /SBS, JTBC
SBS '펜트하우스'(왼쪽) 시리즈에서 악녀 연기로 사랑 받은 김소연은 JTBC '정숙한 세일즈'를 통해 "서진 씨가 아닌 정숙 씨라고 불리고 싶다"고 바랐다. /SBS, JTBC

김소연은 성인용품이라는 주제를 불쾌하지도 너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게 풀어냄으로써 유쾌함도 잡았다. 그는 성인용품을 다도 하듯 우아하게 풀어내는가 하면 자칫하면 민망할 수 있는 상황을 재치 있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 자신만의 마케팅 능력을 깨닫고 '자신도 무엇인가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시청자들에게 전한다.

무엇보다 SBS '펜트하우스' 시리즈에서 표독스러운 '빌런'의 아우라를 지웠다는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부득이하게 버스를 막은 것에 연신 미안하다고 말하거나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동네 사람들에게 주저하는 모습, 방판 씨스터즈를 애정하는 마음 등이 원래 심성이 착하기로 유명한 김소연의 성격과 똑같다는 의견이 나온다.

제작발표회에서 김소연은 "작품이 끝날 때쯤 서진 씨가 아닌 '정숙 씨'로 불렸으면 좋겠다. 정숙은 나와 비슷한 점이 많다"고 전한 바 있다. 김소연의 열연 속 '정숙한 세일즈'가 상승세를 계속 이어갈 수 있는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숙한 세일즈'는 매주 토, 일요일 밤 10시 30분에 방송된다. 총 12부작이며 현재 4부작까지 방송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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