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화 소개되면 꿈 이룬 기분일 것"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 50분 방송
배우 최강희가 KBS 예능프로그램 '영화가 좋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KBS |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배우 최강희가 데뷔 30년 만에 예능프로그램 첫 고정 MC가 됐다. '영화가 좋다'를 통해 영화배우로 30년을 살아온 그의 작품 리뷰를 직접 들을 수 있다.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KBS 예능프로그램 '영화가 좋다'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이선희 CP와 배우 최강희가 참석했다. 2006년부터 방송된 '영화가 좋다'는 다양한 영화 소개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작품 속 숨은 재미와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는 KBS의 영화 전문 프로그램이다.
최근 개편을 진행했으며 10월 5일 방송부터 최강희가 새로운 MC로 발탁됐다. 이로써 그는 데뷔 이후 최초로 예능 고정 출연을 확정 짓고 주말 아침을 책임진다. 영화 '여고괴담' '달콤, 살벌한 연인' '내 사랑' '미나 문방구'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영화 관련 지식을 쌓은 만큼 해박한 정보로 전문성을 더한다.
이날 이선희 CP는 최강희를 캐스팅한 이유로 "최강희가 SNS에 영화에 대한 본인만의 해석, 깊이 있는 고민을 적었다. '이 분은 영화를 이렇게 보는구나'를 일차적으로 느꼈고 앞서 라디오 DJ로 잘 진행하고 있기에 이번엔 배우로서 최강희의 매력이 잘 드러났으면 바랐다"고 말했다.
이를 들은 최강희는 "저는 항상 오늘 처음 사는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유발했다. 그는 "단기 기억력이 좋아 대사를 잘 외웠고 내레이션 더빙이 너무 재밌더라. 재해석한 대본을 써주시는데 '비긴 어게인'의 경우 시간이라는 관점에서, 그때는 느끼지 못했지만 지금은 느낄 수 있는 것들을 소개하니 너무 재밌었다"고 첫 녹화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시청자를 만나는 기분을 '오래된 친구 만나는 기분'이라고 정의했다.
'영화가 좋다' 기자간담회가 진행된 가운데 배우 최강희(왼쪽)와 이선희 CP가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KBS |
최강희는 현재 CBS 라디오 '최강희의 영화 음악' DJ로도 활동하고 있다. 여기에 또 '영화가 좋다'에 출연함으로써 영화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그는 "두 프로그램을 함께 하면 공부해서 좋지 않을까란 생각도 들었지만 한편으로 '내가 배우인데 배우 주변 인물이 되는 것' 같더라. '찾아주지 않으면 어떡하지' 두려움이 버릇처럼 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쉬면서 느낀 건 이런 편견이 아무 소용 없고 시기가 맞는다면 언제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불안감이 있었지만 요즘엔 자유로워져서 오늘 하루 충실하게 살고 싶은 게 목표"라며 "언젠가 '영화가 좋다'에 내 영화가 소개되면 꿈을 이룬 기분 일 것 같다"고 전했다.
아울러 "MC를 맡기 전 '영화가 좋다'를 막 챙겨 보진 못했다"고 솔직하게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이게 프로그램의 매력인 것 같다. 주말 아침에 눈을 뜨고 TV를 켜면 봐지는 프로그램"이라며 "'아 맞다 영화가 좋다가 있었지' 이런 기분이 든다"고 전했다.
최강희는 "처음 영화 음악 DJ가 됐을 땐 부담이 됐지만 적어도 받는 만큼 하는 DJ가 되고 싶어 영화를 찾아보고 SNS에 리뷰를 썼다"며 "처음엔 콤플렉스가 있었는데 예술이란 건 개인의 해석과 감정이 중요한 거라 누구한테 맞추기보다 개인적인 주관, 리뷰, 색깔을 가지려고 올렸고 이게 반응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자신이 가진 강점으로 "극 F(감정형)라 몰입해서 묵상하듯 영화에 빠져들어 리뷰를 한다. 그때는 보지 못했지만 지금은 느끼게 되는 것들이 많고 그런 지점을 가감 없이 노출하는 걸 좋아한다"고 강조했다.
'영화가 좋다'는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 50분에 방송된다. KBS |
이 CP는 '영화가 좋다'의 관전 포인트로 "기존 방송 3사의 영화 프로그램 전형성을 탈피하는 게 이번 개편의 가장 큰 핵심 요소"라고 말문을 열었다. 특히 영화를 요약하는 유튜브 채널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상파 영화 프로그램으로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모색했단다.
그는 "유튜브를 애용하는 시청차를 TV 앞으로 앉힐 수 있는 방법이 개편을 논의하면서 가장 큰 과제로 다가왔다. '대체 지상파에서 뭘 해야지?'가 개편의 첫 단추였다"며 "재가공한 콘텐츠들이 넘쳐나는 지금 우리가 가진 포인트는 '다른 시선과 내용을 담자'다. 새로운 모습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콘텐츠, 단순히 내용을 요약한 것 그 이상을 고민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최강희가 합류하며 새롭게 코너도 생겼다. 이 CP는 "먼저 '달콤살벌한 강희씨네'다. 보통 영화의 줄거리나 재미 요소를 정리하는 게 기존 프로그램이었다면 달콤, 쌉싸름한 요소 등을 분리해 한 영화의 다른 면의 두 가지를 보고자 한다"며 "로맨스 안에서 스릴러적 요소만 본다든지, 흥행했지만 아쉬운 부분 혹은 평론적인 의견과 반응을 가감 없이 이야기하는 코너"라고 전했다.
이어 "두 번째는 '리뷰왕 김종구'다. 독립영화 '리뷰왕 장봉기'에서 착안했으며 실제 출연한 배우 김종구를 모시고 색다른 방식으로 리뷰하는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최강희는 "이제는 배우로 즐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배우 복귀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KBS |
이날 최강희는 배우로서 복귀할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들어온 작품은 있지만 검토 중인 건 없다"며 "이제는 배우로 좀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이걸로 밥 벌어 먹고산다는 느낌은 없어 공감할 만한 작품이 들어온다면 남 눈치보지 않고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영화가 좋다'의 관전 포인트로 '편안함'을 꼽았다. 그는 "정보와 지식 빼고 무거운 지식이 오지 않아 오히려 더 정감간다"며 "때로는 '멋 내는 것'에 포커싱이 되고 때로는 '무해함'이 키워드가 되듯 '영화가 좋다'에는 그리움과 편안함이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 CP는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따라 유튜브 서비스를 재개한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저작권 등을 논의하는 중이고 본 방송은 물론 유튜브와 SNS에서 다시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열려고 한다"며 "3사 중 유일하게 꾸준히 제작진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데 여기에 자부심을 갖고 영화에 대한 감독, 배우들의 시선과 생각을 담는다면 신작은 물론 구작의 감동을 다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강희가 진행하는 '영화가 좋다'는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 50분에 방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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