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의 음악적 성취·인간적 면모 조명
고(故) 신해철을 기리는 2부작 다큐멘터리 '우리 형, 신해철'이 4~5일 방송된다. /더팩트DB |
[더팩트 | 공미나 기자] 가수 고(故) 신해철의 10주기를 기리는 2부작 다큐멘터리가 나온다.
MBC는 4일과 5일 신해철 10주기 추모 특집 다큐멘터리 '우리 형, 신해철'을 방송한다. 이번 다큐멘터리는 '마왕' '교주' '독설가'라는 이미지 뒤에 가려져 있던 신해철의 음악적 성취와 우리가 몰랐던 인간적인 면모들을 조명한다. 내레이션은 배우 전미도가 맡는다.
동료와 후배 가수들은 신해철과 따뜻했던 기억을 떠올린다. 싸이는 지난 여름 자신의 공연 '흠뻑쇼'에서 신해철의 모습을 스크린에 띄우고 그의 대표곡 '그대에게'와 추모곡 'Dream(드림)'을 선보였다. 싸이는 자신을 월드스타로 거듭나게 한 자양분이 신해철이라고 고백한다. 신해철은 싸이가 신인 시절 자신의 작업실에서 혼내며 사운드 기술을 알려주고, 싸이의 '강남스타일'의 대성공에 누구보다 기뻐했다고 한다.
아이돌 그룹 H.O.T.로 많은 사랑을 받던 가수 문희준은 로커로서 홀로서기할 당시 신해철에게 많은 위로를 받았다고 한다. 당시 문희준은 아이돌 출신이 록을 한다는 이유로 악플 공세에 시달리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그런 문희준에게 뜻밖에도 아무런 일면식이 없던 선배 신해철이 전화를 걸어 와 밥을 사주며 음악을 계속하도록 용기를 북돋아 줬다고 한다. 문희준은 신해철을 "아버지와도 같았다"며 고마워한다.
가수 현진영은 신해철과 닮은 꼴로 화제가 되면서 친형제보다도 더 각별했던 우애를 나눈 사이였다. 심지어 그가 대마초 사건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을 때 신해철이 재기할 수 있도록 곡을 주겠다며 먼저 연락했을 정도로 이들의 우애는 두터웠다. 하지만 현진영은 "그런 신해철의 부고 소식을 듣고도 빈소에 가지 않았다"며 10년 만에 이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이 밖에도 부활 김태원, 가수 윤상과 홍경민, 신화 김동완, 크라잉넛, 페퍼톤스, 국카스텐 하현우 등이 등장해 누구보다도 따뜻한 가슴을 지녔던 신해철을 추억한다.
신해철 10주기 다큐에는 싸이 문희준(맨 위 왼쪽부터) 등 여러 동료, 후배 가수들이 출연한다. /MBC |
신해철은 한국 대중음악계의 선구자였다. 국내 최초로 앨범 전체를 컴퓨터(미디) 음악으로 채운 그의 솔로 2집 'Myself(마이셀프)'부터 테크노와 국악 장르를 결합해 새로운 음악을 선보인 'Monocrom(모노크롬)' 앨범, 그리고 유작이 돼버리고만 원 맨 아카펠라(One man a cappella) 장르의 곡 '아따(A.D.D.a)' 까지 신해철은 음악적 실험을 계속해 왔다. 이번 특집 다큐에서는 그의 음악을 총망라하며 그가 이룩해 온 음악적 성취를 조명한다.
음악뿐만 아니라 라디오 DJ로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신해철이다. 그의 대표 프로그램인 '고스트스테이션'은 청취자들에게 반말 사연을 받는 등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진행 방식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진짜 인기 비결은 신해철의 상담이었다. 보통의 어른들에게선 들을 수 없는 진심 어린 그의 조언은 청춘들에게 큰 위안이었다. 당시 프로그램 연출을 맡았던 정찬형 PD는 신해철이 뛰어난 상담가였다고 회상하며 그를 전율 돋게 했던 상담 내용을 소개한다.
신해철은 손석희가 인정한 논객이기도 했다. 과거 MBC '100분 토론' 진행자였던 손석희는 신해철에 "설득력이 있었고 유머가 있는 매우 뛰어난 논객이었다"고 평가한다. '간통죄 폐지' '대마초 합법화' 등 결코 쉽지 않았던 주제의 토론에서도 특유의 유머를 잃지 않았던 신해철의 모습을 떠올린 손석희는 그의 부재를 아쉬워하는 많은 사람들을 대변한다.
'우리 형, 신해철'은 4일 오후 8시 40분, 5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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