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커: 폴리 아 되', 대담함과 난해함 그 사이[TF씨네리뷰]
입력: 2024.10.03 00:00 / 수정: 2024.10.03 00:00

뮤지컬 영화로 돌아온 '조커'의 두 번째 이야기
호아킨 피닉스·레이디 가가, 광기에 휩싸인 열연


조커: 폴리 아 되는 2년 전 고담시를 충격에 빠트린 아서 플렉이 할리 퀸과 운명적인 만남 후 내면 깊이 숨어있던 조커를 다시 마주하고 세상을 향한 멈출 수 없는 폭주와 자신의 진짜 모습을 드러내는 이야기를 그린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조커: 폴리 아 되'는 2년 전 고담시를 충격에 빠트린 아서 플렉이 할리 퀸과 운명적인 만남 후 내면 깊이 숨어있던 조커를 다시 마주하고 세상을 향한 멈출 수 없는 폭주와 자신의 진짜 모습을 드러내는 이야기를 그린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더팩트|박지윤 기자] 전 세계 관객들을 사로잡은 '조커'가 5년 만에 돌아왔다. 하지만 반응은 극과 극으로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전편의 명성을 잇는 속편이 되거나 망상증에 빠져버린 두 인물의 난해하고 애매한 로맨스에 그치거나. 호아킨 피닉스와 레이디 가가가 만난 '조커: 폴리 아 되'다.

1일 스크린에 걸린 영화 '조커: 폴리 아 되'(감독 토드 필립스)는 2년 전 고담시를 충격에 빠트린 아서 플렉(호아킨 피닉스 분)이 할리 퀸(레이디 가가 분)과 운명적인 만남 후 내면 깊이 숨어있던 조커를 다시 마주하고 세상을 향한 멈출 수 없는 폭주와 자신의 진짜 모습을 드러내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호아킨 피닉스(위쪽 사진의 오른쪽)는 다시 한번 조커 역을 맡아 극을 이끌고, 레이디 가가는 할리 퀸으로 분해 작품의 몰입도를 높인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호아킨 피닉스(위쪽 사진의 오른쪽)는 다시 한번 조커 역을 맡아 극을 이끌고, 레이디 가가는 할리 퀸으로 분해 작품의 몰입도를 높인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영화는 애니메이션 '루니 툰' 형식의 오프닝 시퀀스로 막을 연다. 전편의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한 이야기와 함께 이번 작품을 관통하는 특별한 복선도 담아내며 시작부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2년 전 생방송에서 진행자를 살해하며 세상을 뒤흔들고 고담시 아이콘으로 자리한 아서 플렉이 아캄 수용소에 갇혀 최종 재판을 앞둔 채 무기력한 삶을 살아가는 일상으로 이어진다.

검사는 5명을 죽인 혐의를 받는 아서 플렉에게 사형을 구형하고, 변호사는 아서 플렉이 정신 분열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였음을 주장한다. 이 가운데 무기력하게 하루하루를 보내던 아서 플렉은 어느 날 수용소에서 운명적으로 리 퀸젤(레이디 가가 분)을 만난다.

부모가 있는 아파트에 불을 질렀다고 고백한 리 퀸젤은 아서 플렉의 삶을 다시 뒤바꾸며 그의 마음속에 잠들어 있는 조커를 깨운다. 더 나아가 리 퀸젤도 각성하며 자신을 할리 퀸이라 지칭하며 서로에게 깊이 빠져든다. 그렇게 리 퀸젤을 만나 사랑을 느낀 아서 플렉은 최후의 심판대에서 조커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5명 아니 실제로 6명을 살해한 아서 플렉이자 조커가 어떤 최후의 결말을 맞이할까.

작품은 2019년 월드와이드 박스오피스 6위를 기록하고 전 세계 10억 달러의 흥행 수익 달성과 함께 국내에서 525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신드롬을 일으킨 '조커'의 두 번째 이야기다. 레이디 가가의 합류와 함께 뮤지컬이라는 장르적 요소가 새롭게 더해져 개봉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제목에 들어가는 '폴 리 아 되(Folie à Deux)'는 감응성 정신병이라 불리며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두 사람에게 함께 일어나는 정신병을 일컫는 의학 용어다. 전편에서 아서 플렉이 처한 현실과 함께 그가 조커가 되어가는 과정을 담았다면 이번 작품은 부제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조커와 할리 퀸의 정신 상태와 감정선을 노래로 조명하는데 집중한다.

조커가 525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신드롬을 일으켰던 가운데, 조커: 폴리 아 되가 국내에서 어떤 성적을 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조커'가 525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신드롬을 일으켰던 가운데, '조커: 폴리 아 되'가 국내에서 어떤 성적을 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뮤지컬 형식으로 전개되는 '조커: 폴리 아 되'는 참신하고 대담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두 인물의 정신세계를 노래로만 표현하는 장면이 반복되다 보니 다소 난해하고 지루하게 느껴지는 구간도 있다. 그럼에도 호아킨 피닉스와 레이디 가가의 열연은 관객들의 기대에 충분히 부응한다.

'조커'로 아카데미부터 크리틱스 초이스와 골든 글로브까지 휩쓴 호아킨 피닉스가 다시 한번 조커 역을 맡아 극을 이끈다. 전편에서 23kg을 감량한 그는 이번 작품에서 더욱 앙상한 몸으로 등장해 극 중 아서 플렉이 수용소에서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단번에 와닿게 한다.

이번 작품에서도 흡입력 있는 연기력으로 스크린을 장악한 호아킨 피닉스는 뛰어난 가창력보다 인물의 감정이 녹아든 넘버 소화력을 선보인다. 또한 수준급 탭댄스까지 선보이며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하는 대체 불가한 활약을 펼친다. 레이디 가가는 지금껏 봐왔던 할리 퀸이라는 캐릭터와 또 다른 매력의 할리 퀸을 탄생시켰다. 피아노를 치면서 있는 힘껏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압도적이다.

러닝타임 내내 애매모호하게 흘러가던 '조커: 폴리 아 되'는 꽉 닫힌 엔딩으로 마무리된다. 메가폰을 잡은 토드 필립스 감독은 '전편의 내용과 정서가 사회에 끼친 부정적 영향에 대한 반성처럼 보인다'는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이와 관련한 이야기가 나온 것을 알고 있지만 대중의 반응이나 평가, 영화가 사회에 끼친 영향 등을 의식해서 영화를 만들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조커가 아닌 아서 플렉으로 맞이하는 결말은 무의식중에라도 전편에 따른 대중의 부정적인 반응의 영향을 어느 정도 받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15세 이상 관람가이며 러닝타임은 137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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