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개막작 '전,란' 시사 진행
OTT 최초로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선정…경계 허물어
김상만 감독과 배우 강동원, 박정민, 차승원, 김신록, 진선규, 정성일(왼쪽부터)이 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서 열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 '전,란'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부산= 장윤석 기자 |
[더팩트ㅣ부산=김샛별 기자] 배우 강동원 박정민 주연의 '전,란'이 전 세계 관객들의 집중 속에서 29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시작을 알렸다. 당당하게 개막작으로 선정되며 '최초'라는 기록을 쓴 '전,란'이다.
'2024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전,란'(감독 김상만) 기자회견이 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섬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김상만 감독을 비롯해 배우 강동원 박정민 차승원 김신록 진선규 정성일이 참석했다.
'전,란'은 왜란이 일어난 혼란의 시대에서 함께 자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박정민 분)와 그의 몸종이자 죽마고우 천영(강동원 분)이 무관과 의관으로 적이 돼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전,란'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부산국제영화제 역사상 최초로 OTT 영화를 개막작으로 선정해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는 부산국제영화제가 OTT 콘텐츠에 관해 얼마나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는지 나아가 어떤 방향성으로 공생을 이어 나갈 것인지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김상만 감독은 "10년 만에 영화를 찍게 돼 기대와 설렘이 섞여 있었다. 그런 가운데 개막작으로 선정됐다고 하니 안심이 되기도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도신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은 '전,란'을 개막작으로 선정한 것과 관련해 "OTT나 영화를 떠나서 작품을 봤을 때 꼭 선정하거나 보여드리고 싶은 작품들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전,란'은 개인적으로 재밌었고 관객들에게 소개하고 싶었다"며 "무엇보다 그동안의 개막작 선정 기준대로 완성도가 높은 영화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김상만 감독과 배우 강동원, 박정민, 차승원, 김신록, 진선규, 정성일(왼쪽부터)이 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서 열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 '전,란' 기자회견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부산=장윤석 기자 |
'전,란'은 또한 박찬욱 감독이 제작 및 각본에 참여하며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김 감독은 "박찬욱 감독님은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처음 만났다. 어떻게 보면 내겐 스승 같은 분이다. 그런 감독님이 절 좋게 봐줬는지 먼저 이 작품을 제안했다"며 "박찬욱 감독님이 대단한 건 시나리오 각색 작업 당시 '동주' 촬영 중이었다. 바쁜 시기였는데도 불구하고 매일 새벽에 일어나서 시나리오를 검토한 뒤 나랑 이야기를 나눴다"고 돌이켰다.
강동원 또한 박찬욱 감독의 섬세함에 깜짝 놀랐단다. 그는 "감독님이 현장에 처음 온 날이었다. 내 연기를 마친 뒤 모니터로 가니 단어의 장음과 단음에 대해 이야기를 하더라. 예를 들어 '장원급제'에서 '장원'은 단음이 아니라 장음으로 연기해야 한다고 디렉팅을 줬다"고 말했다.
이에 김 감독은 "동원 씨도 대단한 게 그날 이후로 자신의 대본에 장단음을 다 찾아왔다. 둘 다 굉장하다 싶었다"고 덧붙였다.
배우 박정민과 차승원, 김신록(왼쪽부터)이 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서 열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 '전,란'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부산=장윤석 기자 |
'전,란'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이에 김 감독은 "임진왜란이라는 시대적 배경 자체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선조 외에는 다 창조한 인물"이라며 "배경 정도만 실화라고 봐주시면 된다. 대신 왕조실록에 있는 내용들을 토대로 많이 담으려고 했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박찬욱 감독이 집필한 시나리오에 끌렸고 이 이야기를 조금 더 다채롭게 담고자 노력했다. 그는 "시나리오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각자 시대에 대한 관점이 다 다르다. 사실 똑같은 시대를 살고 있다고 해도 사람마다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지 않나. 이런 점들이 잘 표현돼 영상에 잘 담기만 한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한 임진왜란이라는 가장 큰 이벤트를 전쟁 7년을 빼고 앞뒤 상황을 묘사한 것이 참신하다고 생각해서 끌렸다"고 밝혔다.
박정민이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 역을 강동원이 종려의 몸종이자 죽마고우 천영 역을 맡았다.
특히 강동원은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노비 역할을 소화했다. 그는 "몸종이나 노비 역할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던 터라 이 작품이 들어왔을 때 해보고 싶었다"며 "양반 연기를 할 때는 절제를 하거나 말투나 대사 톤을 조심해야 하다 보니 제약이 많은 편이다. 반면 이번 작품에서는 박정민 씨의 몸종으로 살면서 굉장히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2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전,란'은 10월 11일 전 세계에 공개된다. /넷플릭스 |
천영과 종려의 우정 그리고 대립은 작품의 중요한 부분 중 하나다. 특히 두 사람이 검술로 대결을 펼치는 장면은 하이라이트 장면이기도 하다.
강동원은 다른 사람의 검술을 한 번 보면 흉내 낼 정도인 천재 검사 천영의 검술을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했다. 동시에 때에 따라 다른 감정을 검술에 싣기 위해 신경 썼다. 그는 "천영은 상대에 대한 제각기 다른 분노와 수련할 때의 즐거움 등 다양한 감정이 검술에 존재한다. 무술팀과 감독님과 잘 이야기해서 이를 드러내 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박정민은 천영과 같으면서도 다른 검술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천영과 헤어지기 전에는 비슷한 검술을 쓴다. 하지만 7년이란 시간이 지나고 왕을 호위하는 동안 쌓은 노하우가 생기면서는 천영과 다른 검술을 구사하고 싶었다. 예를 들어 세로 형식의 검술보다는 가로 형식으로 가져가려고 고민하면서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차승원이 선조 역으로 등장하며 김신록은 천영과 함께 의병으로 활약하는 범동 역을, 진선규는 양반 출신의 의병장 김자령 역을 연기한다. 정성일은 정성일은 일본의 잔혹한 선봉장 겐신 역을 맡아 강동원 박정민 등과 대립한다.
'전,란'을 시작으로 축제의 막을 올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 2일부터 11일까지 부산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개최된다. 올해에는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54편을 포함하여 총 63개국으로부터 온 278편의 영화를 26개 상영관에서 만날 수 있다.
sstar1204@tf.co.kr
[연예부 |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