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후에 오는 것들' 공개 앞두고 인터뷰 진행
사카구치 켄타로·홍종현 등과 호흡
배우 이세영이 <더팩트>와 만나 쿠팡플레이 시리즈 '사랑 후에 오는 것들'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쿠팡플레이 |
정제되지 않은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연예계는 대중의 관심을 받는 스타도 많고, 이들을 팔로우하는 매체도 많다. 모처럼 인터뷰가 잡혀도 단독으로 대면하는 경우가 드물다. 다수의 매체 기자가 함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내용도 비슷하다.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마저 소속사에서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현실에서도 <더팩트>는 순수하게 기자의 눈에 비친 느낌을 가공하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으로 전달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20대 때 만난 배우 이세영은 밝지만 초조해 보였다. 모든 연기가 아쉽고 자책도 많이 하며 자신을 끊임없이 채찍질하는 등 하루하루가 치열했다. 30대 때 만난 이세영은 여전히 밝았다. 그리고 단단했다. 이제는 스스로를 믿고 나아갈 수 있는 중심이 생겼다. 또 다른 차이점이 있다면 밝은 에너지를 '전달'하려고 했던 예전과 달리 이제는 밝은 에너지가 '묻어'나 주변을 자연스럽게 물들게 하는 배우가 됐다.
이세영은 쿠팡플레이 새 시리즈 '사랑 후에 오는 것들'(극본 정해심, 연출 문현성) 공개를 앞둔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더팩트> 취재진을 만나 작품과 캐릭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인터뷰 진행 전 점심을 먹고 돌아온 이세영을 우연히 마주했다. 큰 백팩을 멘 채 성큼성큼 계단을 올라오는 모습은 경쾌하고 씩씩했다. 너무도 자연스럽고 낯설지 않은 모습에 인사를 건네자 "안녕하세요"라며 마주 웃을 때는 상대방을 절로 기분 좋게 하는 에너지가 느껴졌다.
인터뷰 때마다 기자들의 명함을 받으며 자신 역시 명함을 건네는 건 이세영의 시그니처가 됐다. 이번 인터뷰도 마찬가지였다. 사진을 전체 배경으로 하던 지난 명함들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얼굴만 따로 모양을 따 증명사진처럼 새긴 새로운 디자인이었다.
여기까지는 잘 알고 있던 이세영의 모습이었다. 다만 기자가 놀랐던 건 이세영의 '명함 모음집'이었다. 바뀐 명함을 알아보자 그는 지난 명함과 비교하겠다며 인터뷰 중 '명함 모음집'을 꺼내 들었다. 사진 앨범만큼 큰 대용량 명함첩에는 자신의 명함뿐만 아니라 이세영이 지금껏 인터뷰에서 받은 기자들의 명함이 담겨 있었다.
"이걸 다 보관한 거예요?"라고 놀라서 묻자, 이세영은 도리어 더 놀란 표정으로 "당연하죠. 받은 명함을 어떻게 버려요"라고 되물었다. 5년 만에 만난 대면 인터뷰에서 이세영에게 다시 한번 반한 순간이었다.
배우 이세영이 <더팩트>와 만나 쿠팡플레이 시리즈 '사랑 후에 오는 것들'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쿠팡플레이 |
이세영은 27일부터 한 회씩 총 6부작 공개되는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을 통해 전 세계 시청자들을 만난다. 작품은 운명 같던 사랑이 끝나고 모든 것을 잊은 여자 홍(이세영 분)과 후회로 가득한 남자 준고(사카구치 켄타로 분)의 사랑 후 이야기를 그린 감성 멜로드라마다.
캐스팅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조금 특별한 프로젝트다. 한일 합작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데 이어 한국과 일본 배우들이 주연으로 나서고 한국 스태프들과 일본 스태프들이 함께 호흡을 맞춘 작품이다.
이에 이세영은 "좋은 기회에 좋은 작업을 했다. 그리고 우리 작품이 좋은 결과를 얻어 선례가 돼 이런 프로젝트들이 더 많이 생겼으면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세영은 처음 출연 제안을 받고 작품의 매력에 바로 빠졌단다. 그는 "대본부터 재밌었다. 극에 담긴 절절한 사랑 이야기를 꼭 해보고 싶었다"며 "이후 원작도 찾아봤다. 서로의 입장에 따라 같은 상황도 다르게 느끼는 게 재밌었다. 결국 우리 작품이 하려는 이야기는 '서로에 대한 온전한 이해'인 것 같더라. 주인공들의 각자의 관점에서 극을 풀어내면 이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배우 이세영이 <더팩트>와 만나 쿠팡플레이 시리즈 '사랑 후에 오는 것들'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쿠팡플레이 |
이세영은 극 중 5년 전 꿈을 찾기 위해 무작정 향한 일본에서 준고와 만나 운명 같던 사랑을 했지만 결국 이별을 고하고 한국으로 돌아온 최홍 역할을 맡았다. 이세영은 홍에 대해 "과거의 홍은 기죽지 않고 씩씩하며 꿈도 많다. 다소 서툴더라도 도전하려고 모습이 멋있는 친구"라며 "홍의 가장 큰 매력은 솔직함과 적극적인 표현이다"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5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준고와 이별도 겪으며 홍에게도 변화가 생긴다. 이세영은 "현재의 홍은 마음의 문을 닫은 상태다. 사람에 대한 두려움, 상처 받기 싫은 무서움 등이 쌓여 점차 바뀌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
"과거의 홍은 저랑 닮은 지점 꽤 있어요. 반면 현재의 홍은 다른 지점이 많았죠. 전 회복력이 높은 편이거든요. 상처 좀 받으면 어때요. 다시 회복해서 또 열심히 누군가를 믿고 관계를 쌓죠. 많이 사랑하고 많이 믿어보고 그래야 더 보람차다고 생각해요.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는 말이 있잖아요. 전 일에서든 관계에서든 이 마인드가 바람직하고 건강하다고 봐요."
유학생인 홍의 설정에 걸맞게 이세영은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것은 물론이고 일본어 연기도 선보여야 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일본어를 많이 공부한 정도로 구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다. 대본에 있는 대사로 주로 연습을 하다 보니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용어는 안 늘고 정말 대사만 늘었다"고 밝혀 웃음을 안겼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이세영은 일본어 대사에도 자신만의 톤을 입혔다. 모국어가 아닌 새로 배운 언어에 나만의 색까지 입힌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 터다. 이세영은 "일본어를 가르쳐주는 선생님의 대사만 듣다 보니 어느 순간 다른 버전이 듣고 싶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계속해서 여쭤보는 방법밖에는 없었다. 조금 거친 버전으로는 어떻게 말하는지 다른 방식은 무엇이 있는지 매일 물어보며 이를 토대로 내가 하고 싶은 톤을 찾아갔다"고 설명했다.
배우 이세영이 <더팩트>와 만나 쿠팡플레이 시리즈 '사랑 후에 오는 것들'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쿠팡플레이 |
일본 배우인 사카구치 켄타로와의 호흡은 어땠을까. 어렸을 때부터 켄타로를 알고 있었다던 이세영은 "일본 특유의 학교 첫사랑 선배 같은 아련한 이미지가 있지 않나. 처음에 같이 하게 된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준고랑 딱이다 싶었다. 기대가 될 수밖에 없었다"고 돌이켰다.
작품이 공개를 앞둔 만큼 이세영은 '사랑 후에 오는 것들'만의 관전 포인트를 전하며 많은 시청을 독려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 작품은 준고와 홍의 시점이 다르고 각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상황이 담겼다. 그리고 또 사랑할 때와 이별 후의 시점이 있다"며 "소설에서는 책을 따로 냈다면 시리즈에서는 어떻게 다뤄서 대비를 주는지에 초점을 맞춰주면 보는 맛이 있을 것 같다. 또한 배우들이 5년의 세월을 어떻게 표현하려고 했는지도 비교하며 찾아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인터뷰를 마칠 때쯤 든 생각은 5년 전보다 더 단단해진 이세영을 마주한 기분이었다. 이에 이세영은 "예전에는 인터뷰고 기자님들 앞이라고 '억지 텐션'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은 조금 더 긍정적으로 변한 것 같다. '텐트 밖은 유럽'을 다녀오면서 에너지도 얻고 '틀린 길이면 어떤가. 일단 먼저 진행해 보자'라는 생각 등 많은 걸 배우기도 했다"고 밝혔다.
"지금은 그저 모든 것에 감사해요. 사실 배우라는 직업이 특혜를 많이 받고 살잖아요. 당장 식당만 가도 많은 분들이 예뻐해 주는 것처럼요. 그래서 감사하게 받아들이면서 긍정적으로 살자 싶었죠. 또 요새 축구를 좋아하는데 운동선수들의 마인드를 따라 하는 것도 있어요. 열심히 훈련하고 그걸 토대로 경기를 하다가 안 되면 전술을 바꾸면 되는 거고. 저 역시 복잡하게 생각하거나 고민하지 않으려고요. 조금 더 단순하고 간단하게 살고자 하니 행복해졌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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