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 3년 '개그페이'…기술적 보완 필요해
24일 부산예술회관에서 '요시모토 오와라이 쇼' 공연이 진행됐다. 사진은 공연에 오른 가베지다.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
[더팩트 | 공미나 기자] 웃음에는 언어의 장벽이 존재하지 않는다. 제12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BICF, 이하 부코페)에서 '요시모토 오와라이 쇼'를 보니 그 말이 단번에 이해됐다.
'요시모토 오와라이 쇼'는 지난 24일 부산 남구 부산예술회관에서 진행됐다. '요시모토 오와라이 쇼'는 일본 최대 규모 코미디 기획사 요시모토흥업을 대표하는 가베지(GABEZ), 웨스-P(WES-P), 이누(DOG)가 총출동한 코미디쇼다. 가베지는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에서 픽토그램 마임을 선보인 주인공이며, 웨스-P는 12만 명의 틱톡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다. 이누는 근육 개그의 달인으로 유명하다.
이누는 이 공연에서 좀비에게 쫓기는 콘셉트로 근육을 활용한 개그를 선보였다.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
이날 무대에 일본 코미디언들은 말이 아닌 기발한 아이디어와 노련한 연기력으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줬다. 특히 공연 첫 순서로 등장한 가베지의 뛰어난 마임 연기는 보는 순간 박수가 절로 나왔다. 또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충분히 관객과 호흡하며 색다른 재미를 만들어냈다.
아울러 웨스-P와 이누는 경이로운 연습량을 짐작게 하는 기술들로 놀라움을 자아냈다. 빵빵 터지는 웃음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방식으로 재미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일깨웠다.
테이블 빼기 개그의 달인인 웨스-P는 틱톡 12만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다.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
무엇보다 '요시모토 오와라이 쇼'는 다른 공연에 비해 어린이 관객과 외국인 관객이 여럿 눈에 띄었다. 말이 필요 없었기에 어린이 관객도, 외국인 관객도 모두 같은 순간 웃음을 터뜨리며 하나가 됐다.
일본 코미디언들의 팬서비스도 돋보였다. 이날 무대에 오른 일본 코미디언들은 공연이 끝난 뒤 공연자 앞에서 관객과 인사를 나누고 사진을 찍어주며 관객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했다.
'요시모토 오와라이 쇼' 일부 좌석은 개그페이를 적용했다.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
'요시모토 오와라이 쇼'는 올해 도입 3년째를 맞은 '개그페이'가 적용된 공연이었다. '개그페이'란 관객이 웃은 횟수만큼 관람료가 책정되는 시스템이다. 좌석 앞에 놓인 태블릿이 웃음 횟수를 카운트하고 1회당 500원, 최대 2만 원의 관람료를 책정한다.
직접 체험해 본 개그페이는 개선할 점이 많아 보였다. 우선 태블릿이 여러 명의 얼굴이 인식가능한 탓에 뒷좌석에 앉은 관객이 웃을 때 그 횟수가 카운트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각도에 따라 웃음이 잘 인식되지 않기도 했다. 웃음 횟수가 100회가 넘은 관람객이 있는가 하면, 제대로 집계되지 않아 2~3회에 머무른 관람객도 있었다.
또 좁은 좌석 사이에 거치대를 활용해 태블릿을 놓다 보니 자리를 이동할 때 여러 차례 태블릿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일부 관객 중에는 어두운 공연장에서 밝게 빛나는 액정이 집중도를 떨어뜨린다거나, 태블릿에 비춘 자신의 얼굴이 신경쓰인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럼에도 '개그페이'라는 개념자체는 '웃은 만큼 돈을 낸다'는 아이디어 자체로 의미가 있었다.
한편 제12회 부코페는 국내외를 대표하는 10개국 32개 팀이 참가하고 유명 코미디언뿐만 아니라 인기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출연한다. 오는 9월 1일까지 10일에 걸쳐 영화의전당, 신세계 센텀시티, 부산은행, 부산예술회관 등 부산 전역에서 펼쳐진다.
mnmn@tf.co.kr
[연예부 |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