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범죄수사대 에이스 미선 役으로 열연
"꾸준히 하는 배우로 자리 잡고 싶어"
배우 염정아가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넷플릭스 영화 '크로스' 공개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배우 염정아에게 연기란 '앞으로도 계속하고 싶은 것'이다. 데뷔한 지 어느덧 30년이 넘었음에도 여전히 연기가 재밌고 계속하고 싶단다. 무엇보다 하고 싶은 역할이라면 그 캐릭터의 비중은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많은 대중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염정아만의 방식이었다.
염정아가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넷플릭스 영화 '크로스'(감독 이명훈)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다. 극 중 강력범죄수사대 에이스 미선 역을 연기한 염정아는 "자신 있는 작품이었다. 오래 기다린 끝에 공개됐지만 그래도 시청자분들께 보여드리게 돼서 너무 좋다"고 공개 소감을 밝혔다.
'크로스'는 아내에게 과거를 숨긴 채 베테랑 주부로 살아가는 전직 요원 강무(황정민 분)와 남편의 비밀을 오해한 강력범죄수사대 에이스 미선이 거대한 사건에 함께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 9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됐다.
염정아가 연기한 미선은 전직 사격 국가 대표이자 강력범을 때려잡는 에이스 형사로 남다른 카리스마와 코믹까지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총기부터 카체이싱 액션까지 다양한 형태의 액션을 모두 완벽하게 소화해야 했으며 강한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염정아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소년 같은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눈썹에 스크래치를 내서 흉터도 만들었고 숏컷을 해서 미선의 강인함을 표현하고자 했죠. 말투나 이런 것들은 연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나왔던 것 같아요."
하지만 염정아는 액션 장면을 찍을 때마다 떨었단다. 그는 "실수할까 봐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무술 감독님이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잘하는 모습들만 찍어주셨다"며 "결과물이 제가 생각한 것보다 더 괜찮게 나와서 정말 다행이었다. 사실 스스로 좀 멋있다고 생각하면서 액션을 찍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염정아는 '크로스'에서 강력범죄수사대 에이스 미선 역으로 극을 이끌었다. /넷플릭스 |
작품은 염정아와 황정민의 이색적인 '케미'로도 관심을 모았다. 황정민은 잘 나가던 요원 시절의 과거를 숨긴 베테랑 주부 강무 역으로 분해 아내를 알뜰살뜰 내조하는 남편으로 색다른 매력을 보여줬다. 다정다감한 주부 9단 남편 강무와 와일드하고 터프한 아내 미선으로 완벽 변신한 황정민과 염정아는 보편화된 부부 역할을 반전시켜 색다른 '케미'를 보여줬다.
염정아는 이런 점이 끌렸단다. 그는 "가정에서의 일반적인 역할이 바뀐 거다. 그게 너무 재밌었다"며 "근데 이 설정을 황정민 선배님과 함께 촬영한다고 하니 더 기대가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야기 자체가 흥미롭기도 했지만 염정아는 황정민과 작품에서 호흡을 맞출 수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굉장히 기뻤다고 밝혔다. 그는 "한 번도 일을 같이 해본 적이 없어서 늘 궁금한 분이었다. 같이 할 기회가 생겨 굉장히 감사했다"며 "현장에서 배려를 많이 받아가지고 행복하게 촬영했다"고 전했다.
"현장에서 황정민 선배님의 엄청난 배려와 성실함에 굉장히 놀랐어요. 액션이 많은 영화다 보니까 액션 찍는 날은 항상 먼저 현장에 오시는데 오셔서 체크를 다 하셔요. 현장 상황이라던가 여자 배우들이 액션을 찍었을 때 위험한 상황이 없는지 이런 것도 다 확인하시더라고요. 그 덕분에 굉장히 마음 편하게 촬영할 수 있던 것 같아요."
이러한 과정으로 만들어진 염정아와 황정민의 환상적인 '케미'가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맞는 게 하나도 없는 로또 같은 두 부부가 한 사건을 겪으며 하나가 돼 '크로스' 되는 순간은 시청자들에게 시원한 쾌감을 안겨주기도 했다.
"마지막에 부부니까 서로 다 이해하고 하나 된 모습이 굉장히 공감됐어요. 강무가 미선에게 '네가 알면 어떨까 싶어서 내 과거를 숨기고 말을 못 했다'고 하니까 미선이가 '내가 너를 이해 못 하면 누가 너를 이해하겠냐. 네가 무슨 짓을 해도 나는 너를 다 이해한다'고 말하는 장면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던 것 같아요."
배우 황정민(맨 위 왼쪽)과 염정아가 '크로스'에서 환상적인 '케미'를 보여줬다. /넷플릭스 |
'크로스'는 당초 극장 개봉 예정이었지만 넷플릭스에서 공개하는 방향으로 변경됐다. 이에 염정아는 "OTT 작품을 처음 하기 때문에 순위가 바로바로 집계되는 게 좀 생소하다. 쉽게 TV로 볼 수 있고 반응이 금방 오다 보니까 이런 매력이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얘기했다.
1991년 MBC 드라마 '우리들의 천국'으로 데뷔한 염정아는 어느덧 연기 활동을 한 지 30여 년이 흘렀다. 사극부터 판타지, 코믹 액션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도전해 온 덕에 염정아는 대중들과 모든 후배 배우에게 '존경스러운 배우'로 자리 잡았다. 염정아는 "감사한 것 같다"며 부끄러운 미소를 지었다.
"재밌고 끌리는 걸 계속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내가 이 역할을 해보고 싶다 하는 직관적인 기준이 있는 건 아니에요. 역할을 보고 내가 하고 싶은 게 있으면 그 비중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아요. 예전에는 장르에 제한을 두기도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좀 더 넓은 시야로 바라보려고 하는 것 같아요."
염정아는 현재 '크로스'로도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지만 tvN 예능프로그램 '언니네 산지직송'과 디즈니+와 U+모바일tv에서 공개되는 '노 웨이 아웃 : 더 룰렛'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드라마와 영화, 그리고 예능까지 모든 장르를 섭렵할 수 있는 염정아만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그냥 오래 하고 싶은 것 같아요. 오래 하다 보면 다양한 환경 속에서 많은 작품들을 만나게 될 거고 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니까요. 그렇게 즐기다 보면 이 일 자체가 점점 재밌어져요. 가정 외에서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는 것도 정말 감사하죠. 앞으로도 꾸준히 하면서 늘 보이고 찾게 되는 배우로 자리 잡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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