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 "혹사 논란? 주저앉으면 미래 없어" 일침
설민석 "무서웠다"…표절 논란에 심경 밝히나
MBC 예능프로그램 '심장을 울려라 강연자들'은 대한민국 각 분야 대표 아이콘 7인이 모여 펼치는 고퀄리티 강연쇼다. /MBC |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얼굴이 곧 명함'인 대한민국 분야별 톱들이 모였다. 출연자 라인업만으로도 '어벤저스'라는 단어가 절로 나오는 가운데 이들의 거침없는 토크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금요일 밤, 7명의 어벤저스들이 솔직한 입담으로 감동과 힐링을 꾸준히 선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12일 시작한 MBC 예능프로그램 '심장을 울려라 강연자들'(이하 '강연자들')은 대한민국 각 분야 대표 아이콘 7인(오은영 김성근 한문철 금강스님 설민석 박명수 김영미)이 모여 펼치는 고퀄리티 강연쇼다.
82세 현역 야구 감독 김성근, 국내 1호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 한문철, K-불교 문화 리더 금강스님, 명품 스토리텔러 역사 강사 설민석, 32년 차 코미디언이자 방송인 박명수, 국제 분쟁 전문 다큐멘터리 PD 김영미가 출연한다. 전반적인 진행은 코미디언 장도연이 맡는다.
'강연자들'을 연출한 박현석 PD는 <더팩트>에 "항상 강연의 본질을 생각했기 때문에 각 분야에서 자기만의 뚜렷한 세계관을 가지고 경험과 지혜를 나눌 수 있는 분이 섭외 1순위였다. 또 한 가지 공통 주제를 다양한 시선으로 보여주기 위해 서로 다른 인생을 걸어온 분들을 한자리에 모셨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징은 '1개의 주제, 7명의 시선'이다. 그간 한 명이 한 가지 주제를 설명하는 강연쇼는 여럿 있었지만 7명이 똑같은 주제를 강연하는 프로그램은 처음이라 방영 전부터 기대가 상당했다.
'야구의 신'이라 불리는 김성근 감독이 '강연자들'에서 "길이 없으면 부딪히면 된다. 한계는 없다"고 말하며 시청자들에게 조언했다. /MBC 방송화면 캡처 |
이 기대에 힘입어 '강연자들'은 첫 회부터 제대로 터졌다. '한계'를 주제로 한 첫 번째 강연에는 김성근 한문철 그리고 설민석이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자신의 인생을 이야기하는가 하면 과거 논란에 입을 여는 등 솔직한 모습을 보였다.
김성근은 녹화 전날 진행한 야구 시합 정보가 담긴 수첩을 공개했다. 그리고 시작부터 "한계라는 인식을 가진 사람 자체가 틀렸다. 한계 설정은 뒤로 가는 사람들의 말"이라며 '팩트 폭행'을 날렸다. 또 수많은 한계에 부딪히면서 걸어온 야구 인생을 전했다. 그는 3번의 암 수술, 3번의 허리 수술을 받았지만 진통제를 먹어가며 버텼고 이 과정에서 한화 이글스와 이별한 과정을 가감 없이 전해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아울러 자신의 이름 앞에 꼬리표처럼 붙는 '혹사 논란'을 인정했다. 김성근은 "'혹사'라고 낙인이 찍혔는데 내가 제일 먼저 할 일은 '선수들한테 돈 벌어줘야 한다'와 '진짜 선수를 만들어 줘야 한다'다. (훈련이) 힘들다고 주저앉으면 미래가 없다"며 "20년 후 후배들이 야구를 통해 사람이 됐다고 느끼길 바란다. 선수들의 미래를 어떻게든 만들어주고 싶다"고 후배들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스스로 내던진 사람이 길을 만든다. 길이 없으면 부딪히면 된다. 안 되면 하면 된다. 한계는 없다"고 강조했다. 결국 그의 혹독한 훈련은 성적을 넘어 인생의 배움과 가치를 전하는 것임이 여실히 드러났다.
한문철은 화려한 입담과 함께 귀에 쏙쏙 박히는 설명으로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는 "한계를 미리 알기 위해선 무언가에 미쳐야 한다"고 말하며 '블랙박스'와 '유튜브'에 빠진 자신의 인생을 이야기했다.
2008년 블랙박스를 보고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고 밝히는가 하면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 시작하게 된 계기를 전했다. 그는 "유튜브는 나의 블랙박스 도서관"이라고 정리했다. 또 관중을 직접 무대에 세워 차도에서 스마트폰을 하는 행위가 얼마나 위험한지 직접 보였고 옷 색깔에 따라 시야 거리가 달라짐을 설명하며 "전광판 옷 10만 장을 제작해 어르신들에게 나눠드리고 있다"고 선행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한문철은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강연으로 마치 유튜브를 보는 듯한 느낌을 자아냈다. 수익금 100억설에 대해 "한 달에 1억까지 번적 있다. 그런데 다음 달 5000만원 1000만원 이렇게 떨어졌다"고 수입을 솔직하게 공개했다.
'강연자들'은 매주 금요일 밤 9시 40분에 방송되고 있다. /MBC 방송화면 캡처 |
이 가운데 '역사의 신'이자 일타 강사 설민석이 출격을 알렸다. 3년 만에 대중강연을 진행한 설민석은 "이 자리에 서기까지 너무 떨리고 공포스러웠다"고 말문을 연다.
설민석은 2020년 연세대 교육대학원 석사논문인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서술에 나타난 이념 논쟁 연구'(2010) 표절 의혹이 불거지자 이를 인정하고 출연 중이던 프로그램에서 자진 하차한 바 있다. 그는 당시 SNS에 "논문을 작성함에 있어 연구를 게을리하고 다른 논문들을 참고하는 과정에서 인용과 각주 표기를 소홀히 했음을 인정한다"고 사과했다.
오랜만에 돌아온 설민석이 솔직하고 진솔하게 가슴속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지, 앞선 두 강연자처럼 웃음 감동 위로 현실 조언을 쏟아낼 수 있는지 관심이 쏠린다.
'강연자들' 첫 회 시청률은 3.7%(닐슨 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나쁘지 않은 스타트를 끊었다. 현재 단 2명만 강연을 진행했음에도 '솔직함' '유머' '조언' '신선한 정보'를 모두 잡았다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남은 어벤져스의 출격까지 생각한다면 시청률 상승을 기대해볼 수 있다.
박현석 PD는 "20분 동안 온전히 혼자 무대를 이끌어가는데 오히려 꾸며내거나 가식적인 얘기를 하긴 힘들다. 스스로 얘기하다 보면 자기 자신에게 솔직해질 수밖에 없다"며 "강연의 힘은 거기서 나온다"고 전했다.
이어 "사전에 주제에 맞춰 강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작가들이 1:1로 만나 이야기를 경청하고 마음을 열고 최대한 진솔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게끔 분위기를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했다. 강연자들의 솔직한 강연 덕분에 많은 시청자들이 공감해주는 게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심장을 울려라 강연자들'은 매주 금요일 오후 9시 40분에 방송되고 있다. 방청 신청은 모두 마감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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