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3집 선발매 앨범 '역성' 발매
이승윤이 3일 정규 3집 선발매 앨범 '역성' 발표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연달아 정규 앨범만을 내놓는 그는 "올해까진 정규를 내는 음악인으로 살아야겠다고 스스로 규정했다"고 밝혔다. /마름모 |
[더팩트 | 정병근 기자] 가수 이승윤의 행보는 묵직하다. 싱글이 주류인 시대에 또 한 장의 정규 앨범을 준비했고 반환점을 돌았다. 2년 6개월새 정규만 무려 3장이다. 음악을 향한 그의 남다른 고집과 진정성이 느껴진다. 그런 우직한 마음가짐으로 완성한 새 앨범은 한 곡 한 곡이 단단하다.
이승윤이 3일 오후 2시 서울 신촌 예스24원더로크홀에서 정규 3집 선발매 앨범 '역성' 발표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역성'은 하반기 발매를 목표로 준비 중인 정규 3집의 트랙 중 8곡을 선정해 먼저 선보이는 앨범이다. 이승윤은 "정규를 향한 여정"이라며 "올해까진 정규를 내는 음악인으로 살아야겠다고 스스로 규정했다"고 밝혔다.
약 3년새 정규만 3장..시대의 흐름 거스르는 행보
2021년 2월 종영한 '싱어게인'에서 우승하며 많은 주목을 받은 이승윤은 그해 11월 첫 정규 앨범 '폐허가 된다 해도'를 발매했고 지난해 1월 정규 2집 '꿈의 거처'로 행보를 이어갔다. 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인기에 기대기보다 음악 그 자체에 집중한 행보다. 그리고 1년 6개월 만에 또 하나 묵직한 결과물 '역성'을 내놨다.
이 같은 '뚝심' 있는 행보에 대해 이승윤은 쑥스럽게 웃으며 "간지나게 살고 싶다. 간지나게 살다가 간지나게 사라지려고 한다"고 재치 있게 말했다. 또 "제가 열과 성을 다한 곡들이 히트곡이 되진 않을 거 같다고 생각하며 음악을 한다. 다만 손익분기점이 넘어서 회사 분들이 절망에 빠지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머러스한 말들이지만 그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음악을 하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렇다고 꼭 정규만 고집하려는 건 아니다.
이승윤은 "시대가 바뀌었고 꼭 정규를 고수하진 않는다. 그래도 정규에 매료돼서 음악을 했던 사람이라 약 3년간 3개의 앨범을 내고 있다. 이런 사람이 있다는 자체가 무의미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며 "거듭할수록 성장하고 있구나, 좀 더 나은 것들을 남기고 있다는 걸 느낀다. 그런 면에서 내게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또 "'역성'은 정규를 내기 위한 여정이다. 받아들이는 분들은 한 뭉터기가 오면 부담스러울 수 있어서 몇 곡 선공개하자고 생각했다. '이 곡은 빨리 부르고 싶은데' '이 곡을 먼저 넣을까' 하다가 8곡이 됐다"며 "거스를 수 없는 것들을 그 자체는 인정하지만 이번만큼은 거슬러보겠다는 마음가짐에 대한 노래들"이라고 소개했다.
앨범은 다채로운 감성을 아우르는 선명하고 풍부한 밴드 사운드로 음악에 대한 이승윤의 진정성을 고스란히 전한다. 이승윤과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온 조희원, 지용희, 이정원 등 실력파 뮤지션들이 함께해 완성도를 높였고 이승윤은 더블 타이틀곡을 내세워 각기 다른 감성을 전달한다.
이승윤은 정해진 흐름을 거부하고 가요계 거대한 파장을 만들겠다는 이승윤의 마음가짐이 담'폭포'의 가사 중 '내 분수를 이제 보여줄게'는 이번 앨범을 관통하는 문장이다. /마름모 |
한 곡이 6분? 시대의 흐름 거스르는 타이틀곡
첫 번째 타이틀곡 '폭포'는 관성을 거스르는 사이키델릭 얼터너티브 스타일의 곡이다. 6분가량의 긴 호흡 속에 웅장한 오케스트라 연주와 밴드 사운드가 절묘하게 하나 돼 마치 눈앞에서 쏟아지는 거대한 폭포를 연상시킨다. '폭포를 거꾸로 뒤엎어 분수로 만들자'는 당차고 발칙한 마음을 담았다.
'폭포'는 러닝타임부터 '거스르겠다'는 이승윤의 마음가짐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3분 이내로 짧아지는 추세에서 6분이 넘는 시간은 파격적이다. 이승윤 역시 고민이 많았다.
이승윤은 "타이틀곡을 '폭포'로 정하고 고민이 있었다. 왜 이 시대에 6분이 넘는 이 곡이 타이틀곡이 될 수 없는가, 그럼에도 난 왜 타이틀로 하고 싶은가 고민했다. 어떻게 하면 이 곡에 생명력을 부여할 수 있을까 했는데 결국 공연이었다. 주어진 시간이 10분이 넘는 곳에서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승윤은 정해진 흐름을 거부하고 가요계 거대한 파장을 만들겠다는 이승윤의 마음가짐이 담'폭포'의 가사 중 '내 분수를 이제 보여줄게'는 이번 앨범을 관통하는 문장이다.
이승윤은 "제 신조가 '분수에 맞게 살자'다. 난 지나치게 잔인하리만큼 현실주의자다. 끔찍한 현실을 매일 스스로 자각시킨다. 제 분수를 아는 것과 외부에서 제 분수를 규정하는 것 사이에서 내 고민들이 있어서 제가 대단한 사람은 아니지만 제 분수는 이런 거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두 번째 타이틀곡 '폭죽타임'은 어둠을 거스르는 포스트 개러지 스타일의 음악으로 여름밤 페스티벌 엔딩의 불꽃놀이가 연상되는 펑키한 사운드가 매력적이다. 중독적인 코러스 라인을 비롯해 후주의 광폭한 사운드는 이 곡만이 가진 묘미다. 곡 전반에 '어둠 속의 빈틈 속으로 섬광을 흩뿌리자'는 메시지를 심었다.
이밖에도 체스판을 벗어나 검은 현을 들고 밖으로 향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검을 현', 시스템을 거부하고 '온전한 나'로 존재하겠다는 'SOLD OUT(솔드 아웃)', 때로는 승자가 누구일지 자명하더라도 응원해 주는 이들을 위해 그 결과를 뒤엎겠다는 '리턴매치'가 이승윤의 음악 세계를 더 풍성하게 한다.
이어 규정된 순도보다 더 진한 우리만의 순간을 맞이하고 싶다고 노래하는 '28k LOVE!!(28k 러브!!)', 목적지가 꼭 같지는 않지만 어딘가에서 반드시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는 '내게로 불어와', 캐논 형식을 차용한 곡으로 완벽하기보다 가장 아끼는 것을 주겠다고 고백하는 '캐논'까지 총 8곡이 수록됐다.
이승윤은 이날 오후 6시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정규 3집 선발매 앨범 '역성'을 공개한다. 이어 오는 9월 28~29일 서울을 시작으로 전주 부산 등에서 전국 투어 '2024 LEE SEUNG YOON CONCERT 易聲(역성)'을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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