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이성민'] 찾았다, 새로운 '인생캐'
입력: 2024.06.26 10:00 / 수정: 2024.06.26 10:00

'핸섬가이즈'서 자칭 터프가이 재필 役 맡아
"이번 작품이 잘돼서 '꽁지머리' '전기톱 살인마' 등으로 기억해 주길"


배우 이성민이 영화 핸섬가이즈 개봉을 기념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NEW
배우 이성민이 영화 '핸섬가이즈' 개봉을 기념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NEW

정제되지 않은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연예계는 대중의 관심을 받는 스타도 많고, 이들을 팔로우하는 매체도 많다. 모처럼 인터뷰가 잡혀도 단독으로 대면하는 경우가 드물다. 다수의 매체 기자가 함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내용도 비슷하다.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마저 소속사에서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현실에서도 <더팩트>는 순수하게 기자의 눈에 비친 느낌을 가공하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으로 전달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박지윤 기자] 지금껏 해왔던 것과 전혀 다른 결의 영화를 선택할 결심에 이를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는 탄탄한 연기력이 뒷받침돼 새로운 얼굴을 제대로 꺼냈다. 여기에 작품을 향한 만족도도 높다. 이제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며 이번 역할이 자신의 새로운 '인생캐'(인생캐릭터)로 자리 잡는 순간만 기다리고 있는 '핸섬가이즈' 이성민이다.

배우 이성민은 26일 스크린에 걸리는 영화 '핸섬가이즈'(감독 남동협)에서 터프가이 재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는 개봉을 앞둔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영화가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우면 이런 자리가 편한데 오늘 편하네요. 저도 너무 재밌게 봤어요"라고 말문을 열며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성민은 이날 진행된 인터뷰 내내 완성본을 본 후 느꼈던 만족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잘 만들어졌더라고요. 극 중 인물들이 선 넘는 과감한 선택을 하는데 이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내는 걸 보고 감독님에게 '다 계산이 있었구나'라고 말했어요. 그와 찐한 악수도 하고요. 우연히 일어나는 사고나 사건임에도 다 포석이 있는 걸 보면서 대단하다고 느꼈어요"라고 망설임 없이 답했다.

이성민은 자칭 터프가이 재필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NEW
이성민은 자칭 터프가이 재필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NEW

작품은 한 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는 재필과 상구(이희준 분)가 전원생활을 꿈꾸며 새집으로 이사 온 날 지하실에 봉인됐던 비밀이 깨어나며 벌어지는 고자극 오싹 코미디물이다. 남동협 감독은 이번 작품으로 데뷔를 치르는 신인 감독이지만 조감독으로 오래 일했던 만큼 노련함으로 현장을 잘 이끌었다고.

"배우들은 캐릭터와 신만 생각하는데 감독은 전체를 봐요. 이건 신인이든 연륜이 많은 감독이든 다 똑같죠. 감독은 배우를 뛰어넘는 사람이라는 걸 다시 느꼈어요. 남동협 감독은 현장에서 되게 노련했어요. 준비도 많이 했고 호흡도 좋았고 늘 여유가 있었죠. 현장에서 오랫동안 수련의 시간을 거쳤기 때문에 신인 감독답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개봉을 앞두고 세상 불안해하고 긴장하고 있어요(웃음)."

극 중 재필은 험상궂은 외모와 달리 한없이 새침하고 부끄러움 많은 성격의 소유자다. 이를 맡은 이성민은 구릿빛 피부와 꽁지머리로 파격적인 외적 비주얼을 완성했다. 또한 그는 물에 뛰어들고 말벌에 쏘이는 등 몸을 사리지 않는 슬랩스틱을 소화했고 하얀 속살까지 드러냈다. 이에 이성민은 "재필은 속살처럼 하얀 사람이죠. 겉모습만 보고 선입견을 갖는 것에 스트레스가 많은 인물이고요. 외모와 달리 그의 따뜻한 속마음이 표현되길 바랐죠"라고 설명했다.

이성민(위쪽 사진의 왼쪽)은 이번 작품이 잘되면 저를 꽁지머리 전기톱 살인마 아기배로 기억해 주실 것이라고 전했다. /NEW
이성민(위쪽 사진의 왼쪽)은 "이번 작품이 잘되면 저를 '꽁지머리' '전기톱 살인마' '아기배'로 기억해 주실 것"이라고 전했다. /NEW

그동안 이성민은 드라마 '형사록' '운수 오진 날', 영화 '대외비' '서울의 봄' 등 주로 무게감 있는 작품과 역할로 대중과 만나왔다. 특히 '재벌집 막내아들'의 흥행에 힘입어 극 중 맡았던 역할의 직업인 '회장님'이라고 자주 불리기도 했다. 이 가운데 '핸섬가이즈'로 지금껏 본 적 없는 새로운 얼굴을 꺼낸 이성민이다. 배우로서 느낀 갈증으로부터 이 같은 선택을 한 그는 더 이상 '회장님'이 아닌 새로운 수식어로 불리길 바라는 마음을 내비쳤다.

"이번에 예고편이 공개되고 동료들이 '저도 이런 영화를 찍고 싶어요'라고 하더라고요. 마치 트램펄린 위에서 뛰는 듯한 자유로운 연기를 할 수 있으니까요. 저에게 감춰져 있던 호기심이 발동했고 지금까지 했던 것과 다른 결의 연기를 해보고 싶은 충동도 있었던 거죠. 배우 이성민이 어떤 이미지로 갈 것인가를 고민하지는 않아요. 대중에게 어떤 캐릭터로 각인되느냐인 것 같은데 이제는 '회장님' 말고 다른 역할로 사랑받고 싶어요. 이번 작품이 잘되면 저를 '꽁지머리' '전기톱 살인마' '아기배'로 기억해 주지 않을까요."

이날 이성민과 만난 취재진의 입에서 공통으로 나온 이야기가 '전에 만났을 때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였다. 늘 들뜨지 않고 차분함을 유지했던 그가 '핸섬가이즈' 개봉을 앞두고 설렘 가득한 표정을 짓는가 하면 호탕하게 웃으며 보다 진솔한 답변을 내놓아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 같은 반응을 들은 이성민은 애써 부정하지 않았다. 배우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 자신이 기대했던 것과 다른 결과물이 나오면 인터뷰를 마냥 즐겁게 하지 못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인정하면서도 '핸섬가이즈'는 그 어느 때보다 만족감이 상당하는 것을 드러낸 부분이었다.

이성민은 핸섬가이즈는 맛보면 중독성 있는 작품이라고 자신했다. /NEW
이성민은 "'핸섬가이즈'는 맛보면 중독성 있는 작품"이라고 자신했다. /NEW

"예상할 수 없는 지점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이에요. 극장을 나설 때 절대 짜증을 내지 않고 유쾌하게 나갈 수 있다는 걸 확신해요.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주는 영화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영화를 보는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으면 좋겠고 많은 관객이 찾아왔으면 좋겠어요. 이런 외모를 하고 촬영하니까 묘한 해방감이 있더라고요. 촬영하면서 너무 재밌었거든요. 잘되면 시즌2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시사회 이후 기자들과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호평이 쏟아지다. 하지만 현재 극장가의 상황을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관객에게 닿기 전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이성민이다. 자신이 참여한 작품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한국 영화계에서 보지 못했던 신선한 코미디가 보다 많은 관객에게 닿아 장르의 폭이 넓어지길 바라는 마음이 큰 만큼 홍보 활동에 최선을 다하며 작품을 알리는 데 힘쓸 예정이다.

"살아보니까 영화는 관객을 만날 때까지 정말 모르겠더라고요. 관계자들에게 좋은 평을 받고 실제로 잘 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럼에도 안되는 경우도 있거든요. 참여한 입장에서 영화가 마음에 들어서 편해요. 마음에 들지 않는데 관객들을 만나는 건 죽고 싶거든요. 제가 생각했을 때 정말 좋은 코미디 영화가 나왔고 이제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 것만 남았어요. 홍보를 열심히 해서 이목을 최대한 끌어보려고 해요. 맛보면 중독성 있는 작품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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