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주세요' 베테랑 라이더 동인役
섬세한 감정 표현으로 호평
배우 김진영(덱스)이 영화 '타로'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MBC |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이젠 방송인 덱스가 아닌 배우 김진영이다. '타로'로 스크린 데뷔를 마친 그는 작품 공개 전 욕을 얼마나 먹을지 궁금하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특유의 너스레부터 섬세한 감정 연기까지 보여줘 성공적인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쓴소리도 모두 귀 기울여 듣겠다는 배우 김진영의 성장 가능성이 돋보이는 지점이다.
김진영은 지난 14일 개봉한 LG U+ STUDIO X+U 영화 '타로'(감독 최병길)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작품은 한순간의 선택으로 뒤틀린 타로카드의 저주에 갇혀버리는 잔혹 운명 미스터리다. 현실을 살아가던 사람들이 불현듯 나타난 타로카드의 예견에 섬뜩한 운명을 맞닥뜨리게 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타로'는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7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다. 그중에서 '산타의 방문' '버려주세요' '고잉홈'까지 3개의 에피소드가 영화로 제작돼 관객들과 만난다. 현재 CGV에서 상영 중이다.
3개의 에피소드 중 김진영이 열연한 '버려주세요'는 '배달킹'으로 불리는 베테랑 라이더 동인(김진영 분)에게 벌어지는 기괴한 공포를 담은 작품이다. 열심히 모은 돈으로 직접 배달업체를 창업하겠다는 야심에 부풀어 있던 동인은 우연히 배달을 하러 간 곳에서 운명이 뒤바뀌는 충격적인 상황에 직면한다.
김진영은 배달 콜을 받고 찾아간 지하도 무인 보관함에서 타로카드를 손에 넣게 된 동인 역을 맡았다. 배달 업체 대표가 되고 싶은 동인은 어느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다정한 인물이다.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배달하던 중 자신에게 호감을 보이는 한 여성 고객과 마주한다.
배우 김진영이 '타로'에서 베테랑 라이더 동인 역을 맡아 극을 이끌었다. /LG U+ STUDIO X+U |
여성은 동인에게 집 안으로 들어오라고 하거나 배달을 하느라 힘들었을 동인을 위해 물을 주는 등 호감을 표현한다. 그러나 동인은 그의 호감을 거절하고 끝내 철벽을 친다. 하지만 여성은 동인을 보기 위해 같은 시간 매일 주문을 한다. 이게 싫었던 동인은 배달을 가서 화를 낸다. 이때 기분이 상한 여성은 동인에게 성희롱을 당했다고 거짓말을 하며 신고한다. 동인은 이 신고로 인해 배달 콜을 당분간 잡을 수 없게 되고 결국 그는 여성의 집에 찾아가 사과한다.
하지만 마음이 쉽게 풀릴 여성이 아니었다. 그는 잠시 생각해 보겠다며 동인에게 그동안 일반 쓰레기가 담긴 종량제 봉투를 버려달라고 한다. 동인은 잠시 망설였지만 이 여성의 마음을 돌리지 못할 경우 한동안 배달 일을 할 수 없다는 걸 알기에 쓰레기를 대신 버려준다. 이후 쓰레기의 정체를 알게 되고 의문의 사건에 휩싸이기 시작한다.
김진영은 주변에서 늘 따뜻한 관심을 받는 동인의 캐릭터를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특유의 너스레와 재치 있는 유머를 과하지 않게 사용해 극의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또한 여성 고객을 바라보는 감정 변화도 매우 섬세하게 표현했다. 초반에는 단순한 불쾌함이었다가 점점 사건의 진실을 알게 되며 혼란과 두려움에 빠지게 되는 동인의 감정을 흔들리는 눈빛·떨리는 목소리와 표정 변화로 표현해 극의 몰입감을 더했다.
김진영은 앞서 진행된 '타로' 기자간담회에서 "가장 큰 장점은 자연스러움이다. '타로' 역할은 내 안에 있는 어떠한 부분을 동기화시킬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보시는 분들로 하여금 조금 더 자연스럽다고 느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이러한 김진영의 자신감에는 이유가 있었다. 김진영은 동인과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줬다. 배달 직원으로 가게에 방문했을 때 직원과 농담을 주고받는 모습, 여성 고객에게 철벽을 칠 때 너스레를 떠는 모습 등은 김진영의 매력을 더욱 극대화한다.
배우 김진영이 '타로'에 이어 '아이쇼핑' 공개를 앞두고 있다. /LG U+ STUDIO X+U |
하지만 이런 김진영의 연기가 오히려 독이 됐다고 바라보는 이들도 있다. 일부 관객들은 "욕하는 게 좀 어색하다" "톤이 안 맞는 느낌이다"라고 바라봤다.
그렇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 있을까. '타로'는 김진영의 스크린 데뷔작이자 첫 주연작이다. 김진영은 "처음이라 부족하다 보니 얼마나 욕을 먹을지 타로카드에게 물어보고 싶은 심정"이라며 "평가가 두렵지는 않다. 쓴소리가 두렵기보다 많이 해주시면 수정, 보완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받아들였다.
그렇기에 앞으로 덱스가 아닌 배우 김진영으로 보여줄 활약에 이목이 집중된다. 첫 연기 도전임에도 배역과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주는 그의 캐릭터 소화력이 놀랍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김진영은 '타로'를 시작으로 차기작 '아이쇼핑' 공개도 앞두고 있다.
작품은 양부모에게 환불 당한 아이들의 생존과 복수를 그린 액션 스릴러다. 김진영은 박세희(염정아 분)의 최측근 수하이자 비밀 조직의 실질적인 운영을 맡는 정현으로 분한다. 그는 박세희가 찾아낸 완벽한 육체와 지능을 가진 우월한 유전자로 철저히 인간 병기로 키워진다. 작품 특성상 수준 높은 액션이 요구되기에 김진영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타로'로 스크린 데뷔를 무사히 마친 김진영. 쓴소리 모두 받아들이겠다는 그의 각오처럼 앞으로 배우 김진영이 보여줄 활약상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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