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먹함 느끼길"…하정우·여진구가 전하는 실화의 힘 '하이재킹'(종합)
입력: 2024.06.13 17:16 / 수정: 2024.06.13 17:16

1971년 일어난 F27기 납북 미수 사건을 다룬 작품…21일 개봉

김성한 감독과 배우 성동일, 여진구, 채수빈, 하정우(왼쪽부터)가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하이재킹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김성한 감독과 배우 성동일, 여진구, 채수빈, 하정우(왼쪽부터)가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하이재킹'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박지윤 기자] 온 몸을 던진 하정우와 눈이 돌아버린 여진구의 얼굴이 스크린에 걸린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실제 이야기에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진 '하이재킹'이다.

영화 '하이재킹'(감독 김성한)의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13일 오후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김성한 감독을 비롯해 배우 하정우 여진구 성동일 채수빈이 참석해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하이재킹'은 운항 중인 항공기를 불법으로 납치하는 행위를 뜻하는 단어다. 작품은 1971년 일어난 F27기 납북 미수 사건 실화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상공 여객기가 공중 납치되면서 벌어지는 극한의 상황을 그린다.

납치된 여객기의 부기장 태인 역을 맡은 하정우는 기본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새롬 기자
납치된 여객기의 부기장 태인 역을 맡은 하정우는 "기본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새롬 기자

데뷔작으로 관객들과 만날 준비를 끝낸 김성한 감독은 "실제 벌어졌던 일을 충실하게 담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이어 그는 "극에 어울리는 신파라면 좋은 영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번 작품에서 굳이 강조하고 싶지 않았다. 관객들이 담백하게 봐주길 바랐고 영화를 보고 먹먹함을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하정우는 납치된 여객기의 부기장 태인 역을 맡아 필모그래피 사상 첫 파일럿 역할에 도전했다. 특유의 능청스러움을 전부 덜어내고 무게감 있게 극을 끝까지 이끈 그는 "자리를 봐가면서 MSG를 넣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이번에는 실화를 소재로 한 작품이라서 무게감과 힘이 있었기에 주어진 상황 그대로 연기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모든 배우가 비행기 안에서 기본에 충실한 연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정우는 "매 작품 개봉을 앞두고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고 '하이재킹'도 많은 관객에게 사랑받았으면 하는 게 저의 솔직한 마음"이라며 "이번에는 저뿐만 아니라 모든 스태프가 기본에 충실하려고 했다. 유난히 리허설을 많이 했던 작품이었고 디테일 하나하나에 혼신의 힘을 쏟았다"고 강조했다.

여진구는 용대 역을 맡아 데뷔 첫 악역 연기에 도전한다. /이새롬 기자
여진구는 용대 역을 맡아 데뷔 첫 악역 연기에 도전한다. /이새롬 기자

여진구는 북에 있는 형을 만나겠다는 의지를 갖고 여객기에 탑승한 승객 용대로 분했다. 처음으로 악역 연기를 펼친 그는 특정 인물을 참고하기보다 김성한 감독과 함께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캐릭터를 구축해 나갔다고. 여진구는 "폭탄이 터진 후가 아닌 폭탄이 터지기 전 용대의 감정과 상황에 몰입해 보니 이후 눈빛은 자연스럽게 나왔다"고 덧붙였다.

악역으로 변신한 여진구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하정우는 "액션도 많고 감정도 많고 육체적으로 부딪히는 신도 많았는데 그때마다 진구가 눈이 돌아가서 엄청난 에너지를 뿜을 때가 있었다. '매 회차 전력 질주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은 말할 것도 없고 여진구가 왜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고 극찬했다.

성동일은 여객기의 기장 규식을, 채수빈은 승무원 옥순을 연기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성동일도 실화가 주는 힘을 한껏 끌어올리기 위해 특유의 유쾌한 이미지를 전부 지웠다. 이에 그는 "가장 노멀하고 무난하게 연기하려고 노력했다. 다큐멘터리처럼 연기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김성한 감독과 배우 성동일, 여진구, 채수빈, 하정우(왼쪽부터)가 뭉친 하이재킹은 오는 21일 개봉한다. /이새롬 기자
김성한 감독과 배우 성동일, 여진구, 채수빈, 하정우(왼쪽부터)가 뭉친 '하이재킹'은 오는 21일 개봉한다. /이새롬 기자

이어 성동일은 '하이재킹'으로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언급했다. 그는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1971년도에 일어난 일이었는데 2024년인 지금까지 민족 분단의 아픔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 영화가 기록성이나 흥미 위주의 작품이 되기보다는 이를 본 모든 분이 먹먹함을 느끼면서 영화가 끝나고 1분 정도만 앉아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강조했다.

극 중 조종석과 승객들의 좌석을 오가며 가장 많은 회차를 소화한 채수빈은 "이 작품을 하면서 놀라운 지점이 많았다. 선배님들을 믿고 따라가면 되니까 시작부터 부담을 덜어낼 수 있었고 현장에서 다 함께 열정적으로 연구하고 논의하면서 많은 걸 공부할 수 있었다"고 작품의 의미를 되새겼다.

그런가 하면 이날 하정우와 성동일은 특별출연으로 작품에 힘을 보탠 김동욱을 향해 고마움을 표했다. 하정우는 "제작진들과 편하게 얘기하던 자리에서 김동욱 배우의 이야기가 나왔다. 이 중에서 제가 제일 친하니까 직접 연락해서 부탁했다. 흔쾌히 하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제가 주제넘게 '얼마가 책정돼 있을 것'이라고 그 자리에서 출연료까지 얘기하고 섭외를 완료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끝으로 하정우는 "이례적으로 금요일에 개봉한다. 관객들이 헷갈리지 않고 21일에 극장을 찾아왔으면 좋겠다"고 개봉일을 재차 강조하며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하이재킹'은 오는 2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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