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홍의 클로즈업] 가수 김호중을 바라보는 '안타까운 시선'
입력: 2024.06.03 00:00 / 수정: 2024.06.03 00:00

'한순간 판단 잘못' 첫 단추부터 줄줄이 어긋나 비극 '자초'
최정상 호령 가수, 유치장에서 설렁탕 시켜먹는 신세 '전락'


가수 김호중은 한순간의 그릇된 판단으로 경찰서 유치장 설렁탕을 시켜먹는 신세가 됐다. 혼자만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소속사 관계자들과 변호사 등 주변인들의 잘못된 조언이 만든 비극이 됐다. /박헌우 기자
가수 김호중은 한순간의 그릇된 판단으로 경찰서 유치장 설렁탕을 시켜먹는 신세가 됐다. 혼자만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소속사 관계자들과 변호사 등 주변인들의 잘못된 조언이 만든 비극이 됐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가수 김호중은 한순간의 그릇된 판단으로 경찰서 유치장 설렁탕을 시켜먹는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이를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은 안타까움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지금의 모든 일이 김호중 혼자만의 책임일까요? 바로 소속사 관계자들과 변호사, 그리고 무수히 많은 주변인들의 잘못된 조언이 만든 비극의 종합판이라는 생각입니다.

우선 소속사 관계자들과 주변인들의 사후 대응이 어설펐습니다. 매니저에게 옷을 바꿔 입혀 '운전자 바꿔치기 거짓진술'을 하게 한 발상에서부터 일은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손바닥으로 눈을 가리고 하늘을 덮겠다는 대단히 무모한 일이었습니다. 첫 단추를 잘못 꿰면 아랫 단추들은 아무리 잘 꿰어도 줄줄이 어긋날 수밖에 없습니다.

법률 조언도 명분 실리를 다 잃은 역효과로 나타났. 경찰 조사과정 전후 언론을 통해 시시각각 보도되는 부정적 이미지는 김호중이 국민들과 맞서는 것처럼 비쳤다. /서예원 기자
법률 조언도 '명분 실리'를 다 잃은 역효과로 나타났. 경찰 조사과정 전후 언론을 통해 시시각각 보도되는 부정적 이미지는 김호중이 국민들과 맞서는 것처럼 비쳤다. /서예원 기자

소속사 잘못된 인식, '명분 실리' 다 잃은 법률 조언도 역 효과

처음부터 소속사 관계자들의 인식이 잘못됐으니 법률대리인의 조언도 역효과를 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검찰 최고위직을 거친 막강한 변호사를 쓰면 된다는 안이한 생각은 애초 잘못됐습니다. 논란이 된 경찰 조사후 귀갓길 대응은 긁어 부스럼이었습니다. 법 앞에 누구나 공평하다는 걸 보여주고 정면돌파 하면 될 일이었습니다.

법률 조언 방식이 뒤늦게 도마에 오른 이유는 명분도 실리도 얻은 게 없기 때문입니다. 어찌된 일인지 매번 대중의 시선에 거슬리는 행보로 비난을 자초했습니다. 언론을 통해 시시각각 보도되는 그런 부분은 마치 김호중이 국민들과 맞서는 것처럼 비쳤습니다. 김호중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 결과는 볼을 보듯 뻔한 일이었습니다.

차라리 묵묵히 일 잘하는 변호사가 조용히 처리했더라면 더 좋은 결과를 냈을 것이란 뒷 얘기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명성과 후광으로 비치는 모양새가 되레 역효과를 냈다는 얘기겠죠. 법률대리인은 허장성세가 아니라 논리적인 법률 지식을 동원해 의뢰인의 곤궁한 처지와 입장을 최대한 방어를 해줄 의무가 있습니다.

최고의 가수였던 김호중이 어쩌다가 음주 뺑소니 사건을 일으킨 가수 김호중. 사진은 지난 4월 12일 SBS프리즘타워에서 열린 트롯 뮤직 어워즈 2024 시상식에 참석해 최고의 가수 상을 수상하는 장면. /서예원 기자
'최고의 가수였던 김호중이 어쩌다가' 음주 뺑소니 사건을 일으킨 가수 김호중. 사진은 지난 4월 12일 SBS프리즘타워에서 열린 '트롯 뮤직 어워즈 2024' 시상식에 참석해 '최고의 가수' 상을 수상하는 장면. /서예원 기자

◆ '생즉사 사즉생(生卽死 死卽生)'..."소속사는 죽을 각오로 맞서야 위기돌파 여지"

소속사 생각엔터가 최근 회사 폐업 수순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는데요. 속내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만, 이번 충격적인 사건을 왠지 빠르게 털어내려는 듯한 인상을 풍깁니다. 이 또한 올바른 선택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자식의 허물과 잘못은 밉든 곱든 부모가 대신 매를 맞아가면서라도 챙기고 수습하는 것이 먼저이기 때문입니다.

김호중 사건은 한 개인의 문제로 끝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과거에도 유사한 일이 많았지만 뭇매를 피하려고 하면 더 큰 매를 맞닥뜨릴 수 있습니다. 생즉사 사즉생(生卽死 死卽生), 한배를 탔던 식구로서 함께 죽는다는 각오로 맞서도 돌파구가 생길까 말까한 위급한 상황입니다. 소속사 해체나 폐업은 그때 가서 고민해도 늦지 않습니다.

이번 김호중 음주 뺑소니 사건은 많은 가르침을 남겼습니다. 누구나 잘못을 저지를 수 있지만, 편법은 안 된다는 것이죠. 인기든 명예든 돈이든 많이 가질수록 내려놓기가 어렵습니다. 놓치지 않으려 발버둥 치고, 덮으려 하면 거짓이 '또 다른 거짓'을 낳고, 결국엔 더 깊은 수렁에 빠져든다는 걸 다시 한번 상기시켜준 계기가 됐습니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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