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건희 인터뷰…'선재 업고 튀어' 서브남 김태성 役으로 활약
변우석·김혜윤과 함께 호흡
배우 송건희가 '선재 업고 튀어' 종영 인터뷰를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임영무 기자 |
정제되지 않은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연예계는 대중의 관심을 받는 스타도 많고, 이들을 팔로우하는 매체도 많다. 모처럼 인터뷰가 잡혀도 단독으로 대면하는 경우가 드물다. 다수의 매체 기자가 함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내용도 비슷하다.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마저 소속사에서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현실에서도 <더팩트>는 순수하게 기자의 눈에 비친 느낌을 가공하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으로 전달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조곤조곤 자신의 생각을 전하는 모습에서 다정함이 묻어난다. 블로그 글에 감명받았다고 하자 수줍게 웃으면서도 작품이 끝난 후 새롭게 써둔 글을 올릴 것이라고 예고하는 모습에서는 단단함이 느껴진다. 배우 송건희가 낭만을 연기하고 싶어 선택한 '선재 업고 튀어'와 김태성을 통해 낭만과도 같은 선물을 손에 쥐었다.
송건희는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더팩트> 사옥을 찾아 tvN 월화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극본 이시은, 연출 윤종호)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극 중 김태성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던 촬영 기간을 떠올리며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달 28일 종영한 작품은 삶의 의지를 놓아버린 순간 자신을 살게 해줬던 유명 아티스트 류선재(변우석 분)와 그의 죽음으로 절망했던 열성팬 임솔(김혜윤 분)이 '최애'를 살리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2008년으로 돌아가는 타임슬립 구원 로맨스 드라마다.
송건희라는 배우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연기파 배우'라는 이미지다. 배우 염정아 최원영 윤세아 김병철 등 연기 장인들이 대거 출연했던 'SKY 캐슬'에서 많은 분량은 아니었음에도 확실한 눈도장을 남겼던 배우였기 때문이다.
송건희는 스스로 어둡고 사연 있는 역할이나 모범생 역할을 주로 맡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내겐 '최종병기 앨리스'에서 보여준 해맑은 웃음이나 이상하지만 독특한 매력이나 '조선변호사'에서 때때로 드러나는 장난기 넘치는 모습이 더 인상 깊게 남아있었다.
이번 '선재 업고 튀어'에서는 가벼워 보이면서도 속이 깊으며 능글맞고 능청스러운 면모를 제대로 보여줬다.
막상 실제로 만난 송건희는 사연 있는 듯한 어두움도 장난기 가득한 능청스러움도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낯선 만남에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예의를 갖춘 첫인상이었다. 그리고 한시간가량 진행된 인터뷰 내내 진솔하면서도 속 깊은 이야기들을 전해줬다. 그 과정에서 묻어나는 다정함은 송건희가 실제로는 나이보다 더 묵직함을 지닌 배우라는 것을 느끼게 했다.
"태성이란 친구는 또 언제 저에게 주어질지 모른다고 생각할 정도로 평소 원하고 해보고 싶었던 캐릭터였어요. 이런 기회가 또 언제 있을까 싶은 마음에 열심히 준비했죠. 그리고 원래도 '응답하라' 시리즈를 좋아했는데 그런 장르처럼 한 시대를 연기하는 것도 해보고 싶었어요. 제 기준에서는 2008년대는 낭만의 시대라고 생각하거든요. 그 시대를 감히 담아볼 수 있어서 행복하게 촬영했습니다."
배우 송건희가 tvN '선재 업고 튀어'에서 김태성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tvN |
송건희는 극 중 학창시절 임솔의 짝사랑 대상이자 그의 전 남자친구인 김태성 역으로 활약했다. 솔전재 커플과는 또 다른 케미스트리를 완성한 서브남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에 힘입어 송건희는 변우석 김혜윤과 함께 화제성 차트 순위에 오르며 인기를 입증했다.
그러나 아직 인기를 크게 실감하고 있진 않다는 송건희다. 그는 "특별한 약속이 있지 않은 이상 집에만 있고 잘 나가질 않다 보니 체감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 다만 며칠 전에 브랜드 행사에 갔는데 알아봐 주는 분들이 있더라. 예상하지 못했어서 얼굴이 빨개졌다"고 밝혔다.
"찍으면서 물론 많은 분들이 좋아할 만한 드라마라고는 생각했지만 이 정도의 화제성은 예상하지 못했어요. 그저 2008년도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 아직 나온 적이 없다 보니 이 부분을 공감해 주실지 좋아해 주실지 궁금했어요. 작품 내용이 너무 좋으니까 그래도 많이 봐줬으면 하는 바람이었죠."
송건희가 생각하는 '선재 업고 튀어'의 인기 요인은 무엇이었을까. 송건희는 가장 먼저 작품의 서사를 꼽았다. 이어 "쌍방 로맨스로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모습들도 많은 분들이 예쁘게 봐준 것 같다. 또한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2008년도의 배경도 매력이다. 여기에 배우들의 앙상블까지 모든 것들이 조화를 이뤘고 이를 예쁘게 봐준 것 같다"고 전했다.
배우 송건희가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사옥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
작품은 김빵 작가의 웹소설 '내일의 으뜸'을 원작으로 한다. 그러나 김태성은 원작에는 없던 인물이다. 때문에 송건희가 오롯이 만들어 내야 하는 인물이기도 했다. 이에 송건희는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더 자유로울 수 있었다며 웃어 보였다.
그렇다면 송건희는 김태성을 어떻게 해석했을까. 그는 "가장 크게 두 가지를 꼽았다. 여유와 유연한 사고다. 특히 여유로움은 태성이만의 매력이다. 또한 태성이는 생각보다 사람을 정말 많이 좋아한다. 누군가와 적이 되고 싶지 않아 하기 때문에 마음도 여리고 상처도 잘 받는다. 그러다 보니 남들보다 성숙한 면모도 있는 것 같다. 이처럼 때로는 장난도 치고 때로는 능글맞게 굴지만 실제로는 마음의 상처가 있으며 이를 드러내는 건 익숙하지 않은 어린아이 같은 모습을 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태성이란 이름이 익숙하다고요? 맞아요. 실제로 작가님께서 '늑대의 유혹'의 태성이란 이름을 따와서 지었다고 해요. 물론 인물 자체를 모티브로 한 건 아니예요. 그래도 강동원 선배님의 태성이를 발끝이라도 따라가 보자는 마음으로 준비했습니다."
또한 송건희는 김태성을 연기하기 위해 목소리 톤을 새롭게 만들었다. 김태성만을 위한 톤앤매너인 셈이다. 그는 "내 평소 말투를 떠올렸을 때 툭툭 내뱉는 날 것의 모습이 있긴 했다. 그 말투를 가져오되 조금 더 장난기가 섞이면 어떨까 싶어 아예 새롭게 만들었다. 부담스럽지 않게 툭 던지듯이 말하는 것을 고민하고 연습했는데 굉장히 재밌는 작업이었다"고 돌이켰다.
이번 작품에서 여러 모습을 보여준 송건희의 김태성이다. 그중에서도 임솔과 함께 그때 그 시절 '인소 감성'을 패러디한 장면들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무엇보다 자칫 오글거릴 수 있는 대사들을 아이러니하게도 잘 살려 호평을 받았다.
이에 송건희는 "패러디가 아니라 진짜여야 한다고 생각하며 임했다. '인소 대사'라고 하지만 난 진심으로 그 감정에 몰입했다. 사실 어떻게 보면 그 당시에는 진짜 그런 대사를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더라. 감정은 거짓이 아니지 않나. 오히려 2008년대여서 가능했던 감정과 표정이라고 생각하다 보니 몰입에 어려움은 없었다"고 밝혔다.
배우 송건희가 tvN '선재 업고 튀어'를 통해 변곡점을 맞았다며 새로운 원동력을 얻었다고 밝혔다. /tvN |
이제는 김태성을 떠나보내야 할 때가 됐다. 그리고 송건희는 한층 더 성숙해졌다. 작품과 캐릭터를 통해 배운 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는 "태성이의 여유와 유연한 부분이 실제 내게도 많은 영향을 미친 겉 같다"고 말했다.
사실 '선재 업고 튀어'에 앞서 잠시 슬럼프 시기를 겪었던 송건희다. 그는 "'조선 변호사'를 마치고 잠시 무너졌던 시기가 있었다. 번아웃이 오고 많은 생각에 빠져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한동안 작품을 쉬어가려고 했었다. 4~5년간 쉬지 않고 일하기도 했고 조금은 쉬어야 할 텀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던 중 태성이를 만나게 됐죠. 그러면서 마음이 바뀌었어요. 촬영 후반부가 됐을 때는 제가 꽤 여유 있는 사람이란 걸 깨달았어요. 쉬어가야 한다는 생각도 사그라들었죠. 매번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송건희라는 사람도 조금씩 성장해요. 그중에서도 태성이는 많은 걸 배울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이와 함께 '선재 업고 튀어'도 송건희에게 의미 있는 작품이 됐다. 그는 "'선재 업고 튀어'는 내게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 같다. 이번 기회가 내게 큰 변곡점을 줬다"며 "덕분에 새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었다"고 밝혔다.
"기회만 주어진다면 앞으로도 계속해서 '열일' 하고 싶어요. 동시에 28세 송건희의 시간도 잘 보내고 싶어요. 많은 사랑을 준 시청자들에게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다면 김태성이란 친구를 너무 사랑해 주고 애정해준 여러분 덕분에 제가 그만큼 큰 원동력을 얻었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어떤 작품의 새로운 인물을 만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때도 그 인물로서 다시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해 보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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