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증량…"일부러 라면 먹고 잤다"
"신인상 후보 오르고 싶어"
배우 최우성은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MBC 금토드라마 '수사반장 1958'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은 최우성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서예원 기자 |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작품 전 '25㎏ 증량'이 수식어였다면 이제는 '올라운더(All-rounder)'가 될 예정이다. 배우 최우성은 열정과 의욕이 넘치는 형사를 연기했지만 실제로도 굉장한 노력파다. 그는 '올라운더'가 되기 위한 준비를 이미 마쳤다.
지난 18일 종영한 MBC 금토드라마 '수사반장 1958'(극본 김영신, 연출 김성훈)은 한국형 수사물의 역사를 쓴 '수사반장'의 프리퀄로 박영한 형사가 서울에 부임한 1958년이 배경이다.
소도둑 검거 전문 박영한 형사가 개성 넘치는 동료 3인방 김상순(이동휘 분) 조경환(최우성 분) 서호정(윤현수 분)과 뭉쳐 부패 권력의 비상식을 상식으로 깨부수며 민중을 위한 형사로 거듭나는 이야기다.
최우성은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수사반장 1958'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작품은 첫 회 시청률 10.1%(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시작해 최종회 10.6%로 막을 내렸다.
"시청률 10%대로 출발한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또 큰 변동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시청자들이 함께해 주신거잖아요. 두 자릿수 자체도 예상을 못 했고요. 워낙 '수사반장' 팬층이 두껍다 보니 관심도 많을 거라 생각했어요. 첫 방송 다음 날 아침 시청률 보고 (출연진과) 덕담을 나눴어요."
극 중 최우성은 나랏일 하고 싶은 쌀집 청년 조경환 역을 맡았다. 최우성은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풍채를 따라가야 할 것 같아 25㎏를 증량했다"고 밝혔다. /MBC 방송화면 캡처 |
극 중 최우성은 나랏일 하고 싶은 괴력의 쌀집 청년 조경환 역을 맡았다. 그는 종남서 '불곰팔뚝'으로 불리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하기 위해 25㎏ 정도 살을 찌웠다. 그럼에도 촬영 전날엔 일부러 라면을 먹고 자거나 펑퍼짐한 옷을 입는 등 풍채를 더욱 돋보이게 하려고 노력했단다.
"쌀죽을 끓여 배부를 때까지 먹고 자고 일어나서 또 먹고 그랬어요. 소화제 먹고 배가 꺼지면 또 먹고 그랬죠. 시간이 없어 최대한 빨리 살을 쪄야 했어요. 지방 촬영이 많아 휴게소를 들릴 때 감독님이 '느슨해진 것 같다. 더 먹어라' 하셨어요.(웃음) 제가 선보인 기술은 유도와 씨름 사이 어딘가인데요. 전문적으로 싸움을 배운 게 아닌 길거리에서 얻은 경험으로 싸워야 하거든요."
원작 '수사반장' 속 조경환은 2012년 하늘의 별이 됐다. 그렇기에 직접 캐릭터에 대해 설명을 들을 수 없었다. 최우성은 조경환의 과거 영상을 열심히 참고하며 캐릭터를 구축했다. 여기에 최불암의 조언은 그가 조경환을 이해하는데 자양분으로 작용했다.
"원작 조경환은 베테랑 형사인데 저는 20대 모습을 표현해야 하잖아요. 시청자 역시 베테랑 이전 모습은 모르니 '내가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었죠. 선생님이 살아생전 찍은 영상을 보고 말투 표정 행동을 참고했어요. 최불암 선생님이 '조경환은 인간 조경환이었다'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해맑다가도 진지하고 힘이 세고 거구지만 평상시 과시하지 않다가 범죄자에겐 과감하게 쓰는 반전 매력이 있다고 하셨어요. 여기에 열정과 의욕이 앞선 초년기 형사를 표현했죠."
최우성은 "배드민턴 클럽을 하는데 '수사반장 1958' 이후 알아봐 주는 사람이 늘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사진은 최우성이 <더팩트> 사옥 안에서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서예원 기자 |
아울러 이제훈 이동휘 그리고 윤현수와 함께한 형사 팀워크는 최우성을 조경환 그 자체로 스며들게 했다. 그뿐만 아니라 배우로서 더욱 성장하게 만들었다. 현장은 최우성에게 '배움의 장'이자 '나무보다 숲을 보게 한 곳'이 된 셈이다.
"이제훈 선배는 아무리 힘든 상황이라도 멋있게 해내세요. 또 표정 공부를 다양하게 하신대요. '자기 걸로 만들어보고 훈련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이동휘 선배는 저와 현수 - 이제훈 선배 사이의 중간다리를 해주셨고요. 워낙 말을 재밌게 하셔서 재미를 주도했어요. 또 장단음과 말의 뉘앙스를 알려주셨어요. 저는 제 연기밖에 보지 못했는데 선배들은 촬영 현장 전체를 보시더라고요. 많이 배웠어요."
최우성의 노력은 계속됐다. 그는 작품의 시대적 배경인 1950년대 말과 1960년대 초를 완벽하게 이해하기 위해 역사 공부를 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통금은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사형집행은 어떻게 된 걸까' 등 다양한 지식을 쌓았다. 연기에 그치지 않고 작품을 통찰하는 능력을 기른 것이다.
취미로 배드민턴을 하고 있다는 그는 '수사반장 1958' 이후 알아봐주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한다. 실제로 작품은 원조 '수사반장'을 기억하는 기성세대를 겨냥했지만 청년층에게도 큰 인기를 끌었다.
"배드민턴 클럽 멤버들이 '낯이 익다' '조경환 친구' '수사반장 임꺽정'이라고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최근엔 결혼식장을 갔는데 저보다 어린 분들이 사진을 요청하시더라고요. 아마 지금 볼 수 없는 풍경을 볼 수 있다는 점과 역사를 다뤘다는 점이 인기 요인 같아요. 드라마지만 팩트에 기반한 내용이잖아요. 여기서 오는 재미도 있고요. 옛날엔 연락 수단이 많지 않아 사건이 일어나면 한참 뒤에 알잖아요. 약속 장소에 가야만 그 사람을 볼 수 있고요. '엇갈린' 상황이 저에게 신선하게 다가왔어요."
최우성은 "지난해 MBC 연기대상을 집에서 봤다. 올해는 4명(이제훈 이동휘 최우성 윤현수)이 함께 레드 카펫을 밟을 수 있지 않을까"라며 "신인상 후보에 오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예원 기자 |
그는 "또다시 '수사반장' 프리퀄이 나온다면?"이라는 질문에 "해야죠"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수사반장 1958'에서 집중한 모습은 어리버리하고 의욕만 앞선 형사였다면 연차가 늘어 노련해진 형사, 피해자를 이해하고 범죄자를 파악하는 형사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것이 이유다.
최우성으로 얻고 싶은 수식어는 '올라운더'다. '올라운더'는 스포츠에서 여러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사람을 지칭하는 용어지만 최근 연예계에서 가수 배우 예능 중 둘 이상을 겸하고 있거나 그룹 내 다방면에서 균형 잡힌 능력을 가진 멤버를 지칭하는 단어로 쓰인다.
"기회가 된다면 뮤지컬 연극도 하고 싶고 영화 드라마 역시 장르를 가리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대중에게 믿음을 차근차근 줘서 '최우성이 하는 건 봐야지' 이 말이 나올 정도로 '믿고 보는 배우'가 되는 게 꿈이에요. 지금까지 주로 힘쓰고 운동하는 역할이 많이 들어왔는데 이제 머리 쓰는 전문직을 하고 싶어요. 현수처럼요.(웃음)"
올 하반기에도 '올라운더'가 되기 위한 그의 질주는 계속된다. 그 가운데엔 신인상에 대한 귀여운 욕심도 있다.
"지난해 MBC 연기대상에 이제훈 이동휘 선배가 시상자로 나섰고 윤현수가 신인상 후보에 올랐어요. 저는 혼자 집에서 봤거든요. 올해는 4명이 함께 레드 카펫을 밟지 않을까요? 그리고 신인상 후보에 오르고 싶어요. 살면서 한번만 받을 수 있는 그 상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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