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총괄 복귀 후 소속 가수들 성과 돋보여
빼곡한 향후 플랜까지 체계적인 변화
양현석 YG 총괄 프로듀서가 일선으로 복귀한 뒤 YG는 체계를 갖추고 라인업을 다양화하며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YG |
[더팩트 | 정병근 기자] 불과 2년 전의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는 불안한 면이 많았다. 전속계약 만료를 앞둔 블랙핑크 외에 회사를 끌고 갈 대형 가수가 부재했고 신인 데뷔는 기약이 없었다. 그런데 양형석 총괄 프로듀서가 복귀하고 빠르게 달라졌다. 지금의 YG는 체계를 갖추고 라인업을 다양화하며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양현석 총괄은 지난 20일 YG 공식 블로그에 공개한 영상을 통해 "베이비몬스터는 9~10월 정도 정규 앨범을 꼭 발표할 거다. 이에 앞서 7월 초 신곡 하나를 선공개할 예정", "트레저가 아시아 투어로 굉장히 바쁘지만 2~3주 정도 공백이 있고 새로운 곡을 소개할 수 있어 다행이다. 올가을 새 앨범도 최선을 다해 만들겠다"고 알렸다.
베이비몬스터와 트레저의 일정만 언급했지만 YG엔 악뮤도 있다. 양 총괄이 두 팀의 하반기 일정을 공개한 날 YG는 악뮤의 컴백 소식도 전했다. 악뮤는 오는 6월 3일 'EPISODE(에피소드)'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를 들고 돌아온다. 트레저가 오는 28일 신곡 'KING KONG(킹콩)'을 발매한 후 곧바로 악뮤가 컴백하는 것.
양 총괄에 따르면 악뮤 컴백 후엔 베이비몬스터의 신곡이 선공개되고 이후엔 트레저의 새 앨범이 나온다. 지난 몇 년간 YG에서 볼 수 없었던 촘촘한 플랜이다. 특히 소속 가수들이 언제 나올 지 기약이 없었던 과거의 모습과도 사뭇 다르다. 양 총괄을 중심으로 YG가 한층 더 체계적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렇게 YG는 양 총괄의 복귀와 함께 '잃어버린 4년'이라 불리는 지난 공백을 빠르게 메워가는 중이다.
앞서 양현석 총괄은 지난 2019년 6월 YG의 모든 직책을 내려놨다. 여러 의혹에 휘말리며 법적 다툼까지 이어지자 스스로 일선에서 물러난 것. 이후 YG는 양 총괄이 2016년 야심차게 선보인 블랙핑크가 속된 말로 '멱살 잡고' 회사를 끌고 갔다. 트레저(2020년 8월 데뷔)가 데뷔했지만 기대 만큼 성장하진 못 했다.
양현석 YG 총괄 프로듀서 체제 하에 트레저(왼쪽 위)는 비약적이 도약을 이뤄냈고 악뮤(오른쪽)도 또 한 번 메가 히트곡을 탄생시켰다. 여기에 베이비몬스터(왼쪽 아래)가 성공적으로 데뷔해 YG의 라인업이 한층 탄탄해졌다. /YG |
그렇게 3년 6개월여가 흘렀다. 그리고 마침내 2023년 1월 양현석은 공식 블로그 영상을 통해 베이비몬스터 론칭을 공식화하며 총괄 프로듀서로의 일선 복귀를 알렸다. 당장 뭔가가 확 바뀐 건 없지만 차근차근 다시 체계를 잡아나갔고 마침내 그 결과물들이 차례로 쏟아지고 있는 지금이다.
복귀 후에도 예상치 못하게 계획에 차질이 생기기도 했다. 2023년 5월 베이비몬스터 최종 멤버를 정하고 11월 첫 싱글 'BATTER UP(배터 업)'을 발표했는데 멤버 아현이 건강상의 문제로 이탈한 것. 베이비몬스터는 그때는 물론이고 2024년 2월 'Stuck In The Middle(스턱 인 더 미들)'을 발표하고도 활동을 하지 않았다.
하루라도 빨리 활동을 시키며 자리를 잡고 아현이 합류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 일반적인데 양 총괄은 그러지 않았다. 두 곡을 먼저 내놓긴 했지만 무대만큼은 7인조 완전체를 기다렸다. 별다른 활동이 없었음에도 베이비몬스터는 본인들만의 차별화된 음악으로 빠르게 전 세계 팬들에게 다가갔다.
이는 양 총괄이 오랫동안 지켜온 고집이 빛을 발한 덕이기도 하다. 양 총괄은 소속 가수들의 앨범을 완성했다가도 걸리는 게 있으면 뒤엎고 다시 만드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완성도와 차별화된 색깔에 있어서 일관되게 고집스러웠던 그의 우직함은 YG 음악에 대한 신뢰로 이어졌고 이는 베이비몬스터에게도 해당됐다.
얼마 전부터 K팝 아이돌을 두고 '공장형'이라는 일부 비판적인 말이 나오고 있지만 여기서 YG가 자유로울 수 있었던 것도 양 총괄이 그런 뚝심으로 회사를 이끌어온 효과다.
양현석 YG 총괄 프로듀서는 베이비몬스터와 트레저의 하반기 플랜을 공개했다. /YG |
오랜 기다림 끝에 베이비몬스터는 지난 4월 완전체 데뷔 앨범 'BABYMONS7ER'를 발매했다. 이 앨범은 초동(발매 후 일주일) 판매량 약 40만 장을 기록해 K팝 걸그룹 데뷔 앨범 초동 신기록을 세웠다. 또 타이틀곡 'SHEESH(쉬시)'는 멜론 일간차트 톱10, 스포티파이 위클리 톱 송 3주 연속 차트 인 등 국내외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성장이 다소 더뎠던 트레저도 양 총괄 복귀 후인 2023년 7월 발매한 정규 2집 'REBOOT(리부트)'로 데뷔 첫 밀리언셀러가 됐다. 그해 누적 판매량이 약 165만 장(이하 써클차트 기준)에 달하는데 이는 2022년 발매한 미니 1집(약 80만 장)의 2배를 넘는 수치다. 특히 미니 2집(약 48만 장)의 하락세를 단번에 반전시켰다.
꾸준함의 대명사 악뮤 역시 공교롭게도 양 총괄이 있을 때와 없을 때 성적 차이가 꽤 난다. 양 총괄이 YG에서 손을 뗀 직후 나온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의 메가 히트 후 'HAPPENING(해프닝)'과 '낙하'(with 아이유)가 상대적으로 부진했지만 양 총괄 복귀 후 나온 'Love Lee(러브 리)'가 또 메가 히트를 했다.
이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양 총괄의 역량과 존재감이 부각된다. 특히 복귀 후 소속 가수들의 계획을 좀 더 체계화하고 블로그 영상을 통해 꾸준히 YG 소속 가수들의 향후 계획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전달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그간 기약 없이 기다려야 했던 팬들의 아쉬움을 받아들이고 개선한 것.
양 총괄은 음악의 완성도에 있어서 누구보다 고집스러운 특유의 우직함에 체계적인 면모와 소통 능력까지 갖추며 한층 진일보한 모습이다. 그런 양 총괄의 진두지휘 하에 YG는 지난 1년간 부쩍 더 단단해졌다. 더불어 이제 본격적으로 톱니바퀴가 딱 맞물려 돌아가기 시작한 YG의 향후 행보에도 많은 기대가 모인다.
kafka@tf.co.kr
[연예부 |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