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선재 업고 튀어' 속 임솔의 집은 카페로 운영 중이었으며 류선재의 집은 실제로도 가정집이었다. 현장에는 인증샷을 찍으로 온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김샛별 기자 |
'선친자' '월요병 타파' 등 여러 수식어가 탄생할 정도로 tvN '선재 업고 튀어'가 열풍을 넘어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작품을 향한 열기는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고 시청자들의 과몰입은 현실로도 이어졌다. 일례로 류선재가 속한 그룹 이클립스의 방송 출연 요청이 쇄도했으며 작품 속 주요 배경이 된 장소에는 많은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더팩트>는 '선업튀 열풍'을 가까이서 살펴봤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SNS에서 촬영지 인증샷이나 후기가 등장한다는 건 작품이 인기 드라마라는 근거 중 하나다. 그만큼 많은 시청자들이 관심을 가질 뿐만 아니라 이를 넘어 직접 해당 장소에 방문하는 열정까지 보이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선재 업고 튀어'도 마찬가지였다.
최근 SNS를 중심으로 '선재 업고 튀어' 속 촬영지들이 화제를 모았다. 그 중 임솔(김혜윤 분)과 류선재(변우석 분)의 추억이 담긴 집과 고백 장소 등은 많은 인증샷이 올라오며 눈길을 끌었다. 이에 <더팩트> 취재진 역시 직접 해당 장소를 방문해 봤다.
팬들 사이에서 가장 핫한 곳은 수원 행궁동 일대였다. 그도 그럴 것이 작품의 주요 배경이 되는 곳이자 10대 임솔 류선재의 활동지가 대부분 이곳이었기 때문이다. 행궁동을 방문한 것은 낯설지 않았다. 2년 전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열풍이 불 때 당시에도 극 중 우영우(박은빈 분)의 김밥 가게와 집 또한 바로 수원 행궁동의 한 음식점이었기 때문이다.
이날 행궁동행정복지센터를 기점으로 취재를 시작했다. 복지센터 바로 앞에서는 3회 임솔과 류선재의 여권사진 '고백원' 장면을 촬영했다. 아쉽게도 여권사진 부스는 촬영을 위해 설치한 아이템으로 현재는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팬들은 천사 날개 달린 빨간 바퀴 앞에서 인증샷을 촬영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tvN '선재 업고 튀어'의 많은 촬영이 수원 행궁동 일대에서 이뤄졌다. /김샛별 기자 |
이어 솔선재 커플이 거닐던 길들을 지났다. 파란 우산을 쓴 채 류선재가 임솔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던 곳, 임솔이 류선재를 지키기 위해 벽치기를 했던 곳 등을 지나 가장 많이 등장하는 두 사람의 집으로 향했다.
극 중 1층은 비디오가게 3층은 집이었던 임솔의 집은 실제로는 1층은 네일샵, 2층은 카페로 운영 중이었으며 3층은 가정집이었다. 맞은편에 있는 류선재의 집 또한 실제 가정집이었다. 이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카페를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기고 있었다. 특히 외관벽에 노란 우산이 걸려 있어 작품의 감성을 한층 더 느낄 수 있었다.
평일 낮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팬들이 인증샷을 찍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작품에 푹 빠져 친구들끼리 방문한 이들이 있는 반면 데이트로 행리단길을 왔다가 겸사겸사 촬영지까지 들렀다는 커플도 있었다.
두 사람의 집을 지나 두 사람의 등교 배경이 된 연무동 공영주차장을 향했다. 앞선 곳들만큼 많은 팬들이 있진 않았지만 카메라를 들고 길을 따라 걷는 이들을 종종 발견할 수 있었다. 취재진 또한 이들을 따라 걷다 보니 용연이라는 연못에 도착했다. 이곳은 류선재가 임솔에게 자전거를 알려준 곳이다. 극처럼 저녁이 아닌지라 야경이나 풍등을 구경할 수는 없었지만 낮에 느낄 수 있는 고즈넉한 감성이 있었다. 실제로 수원 주민들은 이곳으로 산책을 나오거나 돗자리를 펴고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조금 더 걷다 보면 화홍문과 수원천이 나온다. 화홍문을 배경으로 한 수원천의 다리에서는 "비 오는 날이 좋아졌다"며 임솔에게 고백을 한 류선재의 모습이 떠올랐다. 이에 여러 팬들이 다리 위에 서서 화홍문을 바라본 채 사진을 촬영했다.
tvN '선재 업고 튀어' 촬영지였던 수원 행궁동에서 팬들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김샛별 기자 |
이날 여러 팬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촬영지 인증샷을 위해 극 중 장면을 사진으로 인화해 온 팬들도 있었고 교복을 입은 채 놀러 온 학생들도 있었다. 수원에서 거주 중인 10대 여학생 A 씨는 "방송 전에 친구들 사이에서 이곳에서 촬영한다는 소문을 들었었다. 당시에는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었는데 그랬으면 안 됐다. 그때 어떻게든 와봤어야 했다"며 진심으로 아쉬워해 웃음을 안겼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때에 이어 이번에도 행리단길을 일부러 찾아온 시청자도 있었다. B 씨는 "드라마를 좋아하다 보니 집에서 가까운 곳이라면 한 번쯤은 방문하려고 하는 편"이라며 평소에도 촬영지를 찾아 인증샷을 찍곤 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2년 전에 비하면 이번 인증샷 촬영은 다소 수월하고 재밌었단다. 그 이유를 묻자 B 씨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때는 날이 너무 더웠다. 또 가게는 협소한데 많은 팬들이 몰리다 보니 기다리는 시간도 길었다. 어떤 팬은 재료 소진으로 인해 결국 들어가지 못하는 것도 봤다"고 돌이켰다. 이어 "이번에는 어느 장소에 굳이 들어가지 않아도 되지 않나. 또한 한 군데가 아니라 여러 곳이다 보니 사람이 몰려 있을 때면 다른 장소를 둘러보고 와도 된다. 조금 더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밝혔다.
가장 기억에 남은 건 중국 팬들이었다. 한국 여행을 온 관광객 두 명은 서울의 한 대학교에서 유학 중인 친구들과 함께 일부러 수원을 찾았단다. 이유는 역시 '선재 업고 튀어'의 열풍 때문이었다. 유학생 C 씨는 "중국에서도 '선재 업고 튀어'의 인기가 엄청나다. 인터넷에 짧은 영상도 많이 올라오고 이를 통해 아는 중국 시청자들도 많다"고 밝혔다.
'선재 업고 튀어'가 중국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지도 궁금했다. 이에 C 씨와 D 씨는 "주인공들의 로맨스 스토리가 재밌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이들은 두 사람의 30대 서사도 좋지만 10대 서사가 더욱 설렌다며 계속해서 많이 나왔으면 한다고 바랐다. 더 나아가 '선재 업고 튀어'와 비슷한 중국 콘텐츠를 직접 추천해 주기도 했다.
'일섬일섬량성성'으로 한국에서는 '별처럼 빛나는 너에게'라는 제목으로 티빙을 통해 공개됐다. 이에 두 사람은 "두 작품 모두 여자주인공이 타임슬립을 한다. 그리고 알고 보니 남자주인공이 자신을 짝사랑 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며 해당 서사가 많은 중국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선재 업고 튀어'가 더 재밌다고 강조한 이들이다. 이에 두 작품의 가장 큰 차이점을 묻자 "남자주인공"이라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두 사람은 물론이고 관광객들까지 이 작품을 통해 변우석을 알게 됐다며 이름까지 외우고 있었다. D 씨는 "변우석이 키도 크고 너무 잘생겼다. 정말 멋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C 씨는 김혜윤도 언급하며 "JTBC 'SKY(스카이) 캐슬' 때부터 좋아했고 이후에도 잘 보고 있었다"고 말해 K-콘텐츠의 열렬한 팬임을 드러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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