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구하라, 버닝썬 '경찰 유착' 밝힌 공신이었다
입력: 2024.05.20 15:22 / 수정: 2024.05.20 15:22

19일 BBC코리 다큐 공개
최종훈 설득해 '경찰총장' 정체 알아내


가수 고(故) 구하라가 버닝썬 사태 실마리를 찾는 데 핵심 역할을 한 사실이 알려졌다. /사진공동취재단
가수 고(故) 구하라가 '버닝썬 사태' 실마리를 찾는 데 핵심 역할을 한 사실이 알려졌다. /사진공동취재단

[더팩트 | 공미나 기자] '버닝썬 사태'와 관련해 경찰 유착 관계를 밝혀내는 데 가수 고(故) 구하라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실이 밝혀졌다.

19일 BBC뉴스코리아가 공개한 '버닝썬:K팝 스타들의 비밀 대화방을 폭로한 여성들의 이야기'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에서 버닝썬 관련 취재 뒷이야기가 상세히 다뤄진 가운데, 강경윤 기자가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었는데 구하라가 등장해 물꼬를 터줬다"고 밝혔다. 강경윤 기자는 2019년 '버닝썬 사태'와 관련해 가수 승리 정준영 최종훈 등의 포함된 단체 채팅방을 최초 폭로한 기자다.

강 기자는 승리 정준영 최종훈 등이 포함된 채팅방에서 "성범죄와 경찰 유착 두 문제가 크게 드러났다"며 "경찰 유착과 관련해 해당 인물이 실존 인물인지 풀리지 않는 숙제였는데 구하라가 연락이 왔다"고 했다.

이어 강 기자는 "(구하라가) 자신이 도울 수 있는 부분을 돕고 싶다고 했다"며 "대화록에 등장했던 경찰이 알고 싶은데 알 방법이 없다고 얘기했더니 최종훈에게 전화를 걸어 대신 알아봐 줬다"고 회상했다.

구하라는 최종훈과 연습생 시절부터 알던 가까운 사이였다. 구하라 덕분에 단체 채팅방에서 언급된 '경찰총장'이 윤유근 총경이라는 것이 드러난 것이다.

구하라의 친오빠 구호인 씨도 "동생이 '기자님에게 네가 알고 있는 걸 솔직하게 말하라'라고 (최종훈을) 설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시 대화 내용을 옆에서 들었는데 '종훈아 내가 도와줄게, 그대로 얘기해'라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강 기자는 "구하라는 굉장히 용기 있는 여성이었다"며 "당시 '저도 리벤지 포르노 피해자다'라고 했다"고 떠올렸다.

故 구하라는 생전에 도울 수 있는 부분을 돕고 싶다며 버닝썬 사태를 취재하는 기자에게 먼저 연락을 취했다. /BBC뉴스코리아 유튜브 캡처
故 구하라는 생전에 "도울 수 있는 부분을 돕고 싶다"며 '버닝썬 사태'를 취재하는 기자에게 먼저 연락을 취했다. /BBC뉴스코리아 유튜브 캡처

'버닝썬 사태'는 서울 강남의 클럽 버닝썬 등지에서 벌어진 폭행 및 경찰 유착·마약·성범죄·불법 촬영물 공유 혐의 등을 아우르는 대형 범죄 사건으로 2019년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버닝썬 사태'의 핵심 인물이었던 빅뱅 멤버 승리는 상습도박, 성매매처벌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총 9개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지난해 2월 9일 만기 출소했다.

정준영과 최종훈은 2016년 1월 강원 홍천, 같은 해 3월 대구에서 여성을 만취시킨 뒤 집단 성폭행을 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남겨졌다. 단체 채팅방을 통해 불법 촬영물을 유포한 혐의도 받았다. 정준영은 징역 5년을 선고받고 지난 3월 만기 출소했다. 최종훈도 2년 6개월의 복역을 마치고 2021년 11월 만기 출소했다.

구하라는 2019년 11월 24일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당시 그는 전 남자친구인 최종범 씨의 폭행, 불법 촬영 등 혐의를 둘러싸고 법정 공방을 벌였다. 대법원은 2020년 10월 15일 최 씨에 대해 징역 1년의 실형을 확정했다. 다만 불법 촬영 혐의는 무죄로 종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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