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싱 그룹 보이넥스트도어 미니 2집 성공
1년 9개월 만의 신곡 'SPOT!' 메가 히트
지코가 신곡 'SPOT!'으로 3주째 음원차트 정상을 차지하며 자신의 최대 히트곡 '아무노래' 이후 4년여 만에 메가 히트곡을 탄생시켰다. /KOZ엔터 |
[더팩트 | 정병근 기자] 2022년 4월 전역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지코가 한창 잘나갈 때의 '폼'을 회복했다.
지코는 지난달 26일 발표한 싱글 'SPOT!(스팟!)'으로 27일 멜론 일간차트 1위에 오른 뒤 5월 16일까지도 정상을 지키고 있다. 무려 20일 째다. 더불어 지코가 프로듀싱한 보이그룹 보이넥스트도어(BOYNEXTDOOR)는 초동(발매 후 일주일) 판매량 50만 장을 넘기는 등의 성과를 남기며 최근 미니 2집 'HOW?(하우?)' 활동을 마쳤다.
자신이 설립한 KOZ엔터테인먼트가 2020년 11월 하이브의 레이블이 된 이후 존재감이 예전만 못했지만 지코는 올해 프로듀서로서도 솔로 아티스트로서도 학실하게 변곡점을 만들었다.
지코의 절정기를 꼽으라면 2020년 1월 발표한 '아무노래'다. 멜론 일간차트에서 무려 52일간 1위를 거머쥐었고 지금은 일반화된 댄스 챌린지 열풍을 몰고 왔다. 2011년 블락비로 시작해 그룹과 솔로 앨범을 직접 프로듀싱하며 여러 히트곡을 탄생시킨 지코는 '아무노래'에 이르러서 가장 핫한 아티스트가 됐다.
당시 몸집을 키우던 하이브(당시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지코를 눈독들였고 2020년 11월 KOZ엔터테인먼트를 인수 합병했다. 솔로 아티스트로서 지코의 화력도 엄청났지만 그의 프로듀싱 능력을 활용해 신인 그룹 론칭까지 염두에 둔 포석이었다.
2020년 7월 입대해 사회복무요원으로 대체복무 중이었던 지코는 2022년 4월 전역했다. 거대 자본까지 등에 업은 지코가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판이 만들어진 것. 그는 전역 3개월 만인 그해 7월 미니 4집 'Grown Ass Kid(그로운 애스 키드)'를 발매했고 2023년 5월 보이넥스트도어를 선보였다.
결과는 그리 신통치 않았다. 타이틀곡 '괴짜(Freak)'는 발매 당일 멜론 일간차트 89위에 오른 게 가장 높은 순위였다. '아무노래' 신드롬 직후이자 입대 직전인 2020년 7월 발매한 미니 3집 'RANDOM BOX(랜덤 박스)' 타이틀곡 'Summer Hate(섬머 헤이트)'(Feat. 비)도 음원차트 정상을 찍었는데 2년새 간극이 상당히 벌어졌다.
지코가 프로듀싱한 그룹 보이넥스트도어는 최근 미니 2집 'HOW?'로 하프 밀리언셀러, 미국 빌보드 200 93위 등의 기록을 남겼다. /KOZ엔터 |
이듬해 야심차게 론칭한 보이넥스트도어도 기대에는 못 미쳤다. 데뷔 싱글 앨범 'WHO!(후!)'는 초동 약 11만 장(한터차트 기준)을 기록했다. 신인으로서 괜찮은 기록이긴 하지만 하이브 레이블즈에서 앞서 나온 엔하이픈, 르세라핌, 뉴진스가 워낙 큰 성공을 거뒀던 터라 명함을 내밀기 어려웠다.
그해 9월 발매한 미니 1집 'WHY..(와이..)'가 초동 약 44만 장을 기록하며 큰 성장을 이뤄냈다. 이후 하이브 레이블즈에서 나온 투어스(TWS), 아일릿(ILLIT)이 워낙 맹활약한 터라 보이넥스트도어의 새 앨범 활동을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었다. 그래서 '하프 밀리언셀러'와 미국 빌보드 200 93위라는 기록들은 더 유의미하다.
지코는 자신의 악동스러운 이미지를 보이넥스트도어에 투영해 '힙한 옆집 소년들' 느낌으로 시작을 알렸고 'HOW?'에서 이들만의 정체성인 '키치코어(KitschCore)'를 확립했다. '키치코어'는 키치와 자연스러운 멋을 의미하는 놈코어(Normcore)의 합성어로 옆집 소년들 다운 친근함에 키치한 감성을 가미했다.
지코의 프로듀싱 하에 정체성을 확고히 하면서 꽤 두꺼운 팬덤을 쌓은 보이넥스트도어는 더 높이 도약할 동력을 갖추게 됐다.
여기에 지코는 자신의 솔로곡 'SPOT!'으로 폭발적인 사랑을 받으며 건재함을 알렸다. 2022년 9월 공개된 '새삥'(Feat. 호미들)이 많은 사랑을 받긴 했지만 본인 발표 곡이 아니라 Mnet '스트릿 맨 파이터' 계급 미션 곡이었다. 이를 제외하면 '아무노래' 이후 무려 4년여 만의 히트곡이다.
지코는 'SPOT!'을 통해 자신이 여전히 감각 있는 아티스트이자 프로듀서라는 걸 확실히 증명했다. 블랙핑크 제니가 피처링한 것도 인기 요인이긴 하지만 제니가 그간 발표한 솔로곡들과 또 다른 매력을 끄집어냈고 거기에 욕심 내지 않고 자신의 매력을 적절하게 버무렸다. 심플한 편곡으로 두 보컬의 매력에 집중한 것도 주효했다.
지코는 곡 공개에 앞서 "이번 곡을 완성하자마자 의심 없이 '잘 뽑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자신했는데 그 자신감이 성과로 이어졌고 이는 지코의 감각이 여전히 날카롭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보이넥스트도어와 지코의 다음 결과물이 더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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