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콘서트 투어 첫 공연 관객 반응 "명불허전, 역시 나훈아"
이번 주말엔 청주, 연말까지 전국투어 진행후 공식 은퇴 수순
은퇴를 선언한 '가황' 나훈아의 라스트 콘서트 투어 '2024 고마웠습니다'가 대장정의 막을 올렸다. 그 첫 번째 무대가 일주일 전인 지난달 27일과 28일 주말 이틀간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진행됐다. /예아라 예소리 |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저는 솔직히 그만 둔다고 생각하면 시원섭섭할 줄 알았다. 그런데 전혀 그렇지 않다. 다만 평생을 해온 일이라서인지 내 속에 있는 혼이 다 빠져나가는 그런 이상한 기분이 든다."
은퇴를 선언한 가황 나훈아의 라스트 콘서트 투어 '2024 고마웠습니다'가 대장정의 막을 올렸습니다. 그 첫 번째 무대가 일주일 전인 지난달 27일과 28일 주말 이틀간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진행됐는데요. 명불허전, 현장 열기를 뜨겁게 달군 '라스트 콘서트'에서는 역시 나훈아라는 찬사가 터져나올 만큼 갖가지 퍼포먼스로 관객들을 울리고 웃겼습니다. 5월 둘째 주말인 이번 주엔 청주로 무대를 옮겨 투어를 이어갑니다.
◆ 2시간 남짓 팬들을 울리고 웃긴 '나훈아 은퇴, 2024고마웠습니다' 대장정
"그래 '이제 니 그만해도 되겠다' 하고 (다들)서운해하지 않으시면 돌아서는 제가 얼마나 슬프겠느냐. 여러분이 '그래 (떠난다니 너무) 서운해, 더 있어라' 할 때 박수칠 때 (그만두려 했다)"
팬들이 서운해하는 순간에 스스로 그만두려고 했다는 말이었는데요. 나훈아는 공연을 진행할 때마다 압도적인 퍼포먼스가 늘 화제로 떠오르지만, 무대 중간중간 던지는 특유의 위트 섞인 만담과 해박하고 심도있는 메시지로 팬들의 가슴을 적십니다. 이런 공감대는 바로 나훈아 특유의 스토리텔링입니다. 히트곡 '청춘을 돌려다오'를 부르기 직전에는 이렇게 말을 합니다.
"요즘 사람들이 아이를 낳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노인들)라도 낳아야 한다." 나훈아가 70대 중반의 나이라는 걸 아는 관객들 사이에 즉각 반전유머로 전달돼 폭소와 환호가 터지게 마련입니다. 관객들은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열정의 무대에 빠져들었다가, 그가 이야기꾼으로 들려주는 재미에 푹 빠져듭니다. 단순 익살을 넘어 사회적 이슈에 대한 풍자 코멘트도 기발합니다.
콘서트에서 풀어놓는 나훈아의 유머와 입담은 정평이 나 있다. 노래 중간에 선보이는 각종 사연과 멘트는 그만의 특별한 재미와 감동으로 와닿는 원천이다. /예아라 예소리 |
◆ 가려운 곳 시원스럽게 긁어주는 '풍자 유머와 입담', 이야기꾼 정평
예상했던 대로 나훈아 콘서트는 첫회부터 후끈 달아올랐습니다. '이제 국민은 누가 달래주나' '기장 갈매기는 계속 날아야 한다, 은퇴는 국민투표로' 같은 플래카드가 눈에 띄었는데요. 7000명이 가득찬 객석은 시종 탄식과 열광이 오버랩됐습니다. 일부 관객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박수칠 때 떠난다'는 나훈아의 '은퇴 선언'에 대한 아쉬움이 고스란히 배어났습니다.
객석을 찾는 팬들의 가려운 곳을 콕 집어 시원스럽게 긁어주는 나훈아의 유머와 입담은 정평이 나 있는데요. MC를 따로 두지 않고 직접 노래 중간에 선보이는 각종 사연과 코멘트는 재미와 즐거움의 원천입니다. 나훈아는 또 공연장에서 보여지는 모든 것을 직접 관장하는 연출자이기도 합니다. 이번 공연에서도 특별한 피날레가 있었습니다.
나훈아는 "저는 마이크가 없어서 이제 노래를 못 부른다. 여러분이 대신 불러달라"고 코멘트를 합니다. 동시에 공중에서 나타난 드론에 마이크를 실어보낸 뒤 멀리 사라지는 마이크를 향해 힘차게 거수경례하며 공연을 마무리했습니다. 강렬한 라스트 콘서트 퍼포먼스에 관객들이 울컥했습니다. 아마도 그가 박수 칠 때 떠나려고 하는 가장 큰 이유인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