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의 도파민②]"일주일 소요"…제작 기간도 짧은 웹드라마
입력: 2024.04.12 00:00 / 수정: 2024.04.12 00:00

밤부네트워크 하한메 PD "단편은 일주일, 시리즈물은 6개월"
'짧은대본' 황종순 PD "장소와 장비에서 제작비 아껴"


웹드라마 짧은대본 촬영이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서 진행되고 있다. /황종순 PD
웹드라마 '짧은대본' 촬영이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서 진행되고 있다. /황종순 PD

웹드라마. 단어 그대로 '웹'을 통해 즐길 수 있는 드라마다. 최근 드라마 본방사수 필요성이 낮아지고 숏폼이 소비되고 있는 가운데 웹드라마는 'SNS'에서 '짧은 영상'을 활용하며 무섭게 성장 중이다. 짧지만 강력한 영상으로 도파민을 선사하는 웹드라마를 만드는 제작자와 출연 배우를 만났다.<편집자주>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웹드라마의 가장 큰 특징은 '짧은 분량'이다. 그렇다 보니 촬영과 제작 기간 역시 짧다. 캐스팅부터 송출까지 길게는 수년이 걸리는 TV드라마와 달리 웹드라마는 모든 과정이 빠르게 진행된다.

웹드라마 제작사 밤부네트워크 하한메 PD는 <더팩트>에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3~5분 단편을 제작한다면 기획 및 대본 작업부터 최종 편집까지 일주일~열흘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밤부네트워크는 현재 유튜브 B-PLAY(비플레이)를 통해 다양한 웹드라마를 선보이고 있다.

그는 "시리즈물의 경우 편당 10분에서 15분짜리 10부작을 제작한다고 가정한다면 기획 및 대본 작업 2개월, 프리프로덕션 2개월, 촬영 1개월 편집 1개월이 소요되며 총 6개월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프리프로덕션은 작품 개발 단계가 끝나고 난 다음부터 본격적으로 제작에 착수하며 준비해야 할 일들을 의미하는 것으로 시나리오 개발, 제작비 펀딩, 장면 구분표 작성과 연출 계획에 바탕을 둔 스케줄 작성이 포함된다.

하 PD는 "제작 프로세스는 기존 드라마와 거의 같다"고 말하면서도 "구체적인 것은 작품의 규모와 예산에 따라 달라진다"고 전했다. 이어 "배우를 제외하고 스태프는 5~7명으로 구성되며 러닝타임 3분 작품을 기준으로 하루에 적게는 2편 많게는 4편까지 제작이 가능하다. 규모가 커지면 작가 편집자 DI 음악감독을 따로 섭외한다"고 덧붙였다.

B-PLAY(왼쪽)의 하한메 PD와 짧은대본의 황종순 PD에게 웹드라마 제작과정을 물었다. /유튜브
B-PLAY(왼쪽)의 하한메 PD와 '짧은대본'의 황종순 PD에게 웹드라마 제작과정을 물었다. /유튜브

또 다른 웹드라마 '짧은대본(Shortpaper)'의 연출을 맡고 있는 황종순 PD는 일주일 안에 1회가 마무리된다고 답했다. '짧은대본'은 2018년 5월 시작한 웹드라마 채널로 사는 친구 선후배 연인 사이 등 대학생들이 살아가는 일상적인 이야기를 다룬다. 현재 구독자 123만 명을 보유하고 있으며 유튜브 네이버 TV 페이스북에서 볼 수 있다.

<더팩트> 취재진이 직접 방문한 '짧은대본' 촬영장에는 배우들을 포함해 20명의 스태프들이 촬영 중이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의 한 오피스텔을 대여해 이뤄졌으며 남자 배우는 방 안에서, 여자 배우는 현관문 앞 복도에서 감정을 잡고 있었다.

황 PD는 "보통 월, 화요일에 대본이 나오면 수, 목요일에 촬영이 진행된다. 금요일에 편집하고 토요일 색보정·음향작업·업로드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현재 그는 대본을 쓰고 타임 테이블을 만드는 일과 촬영 장소 및 소품 준비 촬영 편집을 담당하고 있다.

일상생활 속 소재를 다룬 웹드라마가 쏟아지는 가운데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소재를 찾는 건 쉽지 않을 터. 이와 관련해 황 PD는 "평소 사람 관찰을 좋아하는 성향이 잘 활용된 것 같다"면서도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해 고갈될 법도 한데 저 바닥까지 긁으며 살아내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의 한 오피스텔에서 웹드라마 짧은대본 촬영이 진행되고 있다. 현장에 모인 스태프와 배우들의 모습. /황종순 PD
경기도 고양시 일산의 한 오피스텔에서 웹드라마 '짧은대본' 촬영이 진행되고 있다. 현장에 모인 스태프와 배우들의 모습. /황종순 PD

수백억 투자를 받는 대형 방송사 OTT와 달리 웹드라마는 자본력이 부족하다. 저예산으로 다양한 소재의 드라마를 만들 수 있는 게 장점으로 다가오면서도 장비 부족 등 현실에 부딪히는 일이 적지 않다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이다. 취재진이 방문한 '짧은대본' 촬영장 역시 조명이 따로 없어 오피스텔 거실 전등으로 밝기를 조절했다.

황 PD는 "제작비를 '최소화'하면서도 이야기는 '최대한' 풍성하게 담는 게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튜브 수익으로만 따지면 회당 제작비는 많아야 100만 원인데 출연료만 줘도 이미 초과라 장비와 장소에서 많이 아껴야 한다. 카페 술집 등 저렴한 가격대에 대관이 가능한 곳이 있다"며 "클럽 영화관은 비싸 아예 대본 단계에서 뺀다. 병원 은행 이런 곳들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하 PD 역시 "OTT의 장편 드라마보다 예산 규모가 작다 보니 원하는 장소를 구하지 못하거나 캐스팅도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그렇기 때문에 "기획 및 대본 작업 과정에서 이런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로케이션을 줄이거나 합리적인 곳으로 설정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학교와 협업을 통해 웹드라마를 만들기도 한다고 밝혔다. 하 PD는 "밤부네트워크의 첫 웹드라마가 2017년경 유행하던 페이스북 대학별 대나무숲 페이지 사연들을 영상화한 시리즈였다. 캠퍼스 청춘을 다루는 이야기는 회사의 뿌리이자 초심"이라며 "대학교에서 촬영하고 주연배우를 학교 학생으로 출연시키고 신인배우도 발굴하는 형태로 활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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