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가 파고든 AI③] "패러다임 바뀔 것" AI가 방송가에 불러올 파장
입력: 2024.04.10 00:00 / 수정: 2024.04.10 00:00

지난 2월 공개된 영상 제작 AI 소라, 업계에 큰 충격
인력 감축은 피할 수 없는 미래...AI 활용해 경쟁력 키워야


미국 기업 오픈AI는 지난 2월 동영상 생성 프로그램 소라(Sora)를 공개한 가운데 이는 방송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오픈AI
미국 기업 오픈AI는 지난 2월 동영상 생성 프로그램 소라(Sora)를 공개한 가운데 이는 방송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오픈AI

AI의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이제 AI 프로그램에 몇 단어만 집어넣어 넣으면 누구나 사진 작업을 하고, 영상을 만들 수 있는 시대다. 인간이 AI에 대체되지 않기 위해서는 AI를 활용할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해졌다. 방송가도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AI를 활용하기 시작한 가운데 AI가 어떠한 방식으로 어디까지 쓰이고 있을지 살펴본다. <편집자주>

[더팩트 | 공미나 기자] 첨단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이를 어떻게 적용할지 고심해 온 방송가는 AI 기술의 진보도 촉각을 곤두세우며 지켜보고 있다. 이러한 관심을 바탕으로 AI가 방송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점차 커지고 있으며 이에 따른 변화도 빠르게 불어오고 있다. 방송 관계자들은 AI의 영향력이 점점 더 커지면 업계의 패러다임이 크게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방송 관계자 A 씨는 "과거 1대1 편집기에서 컴퓨터 편집으로 바뀔 때 한 차례 세대교체가 있었다. 이로 인해 콘텐츠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그때는 단순히 편집기기가 바뀐 거였고, AI는 패러다임이 바뀌는 수준이다. AI가 방송가에 더 파고들면 아주 큰 변화가 있을 것 같다"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그 동안 예능에서 흔히 보던 문법이나 스토리텔링이 먹히지 않을 수도 있다. 새로운 패러다임 콘텐츠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지난 2월 동영상 생성 프로그램 소라(Sora)의 등장은 업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소라는 텍스트만 입력하면 고퀄리티 영상을 뚝딱 만들어낸다. 개발사 오픈AI는 최근 소라를 활용해 제작한 영화도 공개했다. 방송 관계자들은 "챗 GPT도 놀라웠지만 소라는 이를 뛰어넘는다"며 "소라는 컴퓨터 그래픽(CG) 기술을 보완하거나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특히 A 씨는 "소라는 카메라 기종도 선택해 영상을 만들 수 있다. '4k로 해줘' '휴대폰 카메라로 해줘'라고 하면 그 입력값에 맞춰 영상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소라가 떻게 이렇게 영상을 만드는지 인간이 설명할 수 없다. AI가 학습을 하며 어느 지점을 넘어간 것 같다. 우리가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AI가 갖고 있는 데이터량과 분석 능력은 너무 빠르게 진화한다"고 말했다.

소라는 텍스트를 입력하면 단시간에 영상을 만들어낸다. /오픈AI
소라는 텍스트를 입력하면 단시간에 영상을 만들어낸다. /오픈AI

생성형 AI가 적극적으로 활용되며 많은 분야의 인력을 대체할 것이라는 인식도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한 팀에 평소 작가가 10~15명 정도가 있다. 그중 절반은 자료 조사를 담당한다. AI가 지금보다 최신 자료를 더 학습한다면 이 인력은 필요 없어질 것이다. AI는 구성도 요약도 잘한다"고 내다봤다.

실제 AI PD가 입봉하는 과정을 담은 MBC 예능 프로그램 'PD가 사라졌다!'의 경우 다른 예능과 달리 작가가 없었다. 제작엔 소수의 인력만이 참여했다. 섭외와 기획 진행 등 주요 업무는 물론 촬영과 음향까지 대부분 인간이 아닌 AI가 했다.

연출을 맡았던 최민근 PD는 "카메라 감독님 반, AI가 탑재된 PTZ 카메라(사람과 사물을 인식해 팬, 틸트 줌을 조절하는 카메라) 반을 섞어서 촬영을 했다. AI 카메라로 모두 촬영해보려 했으나 국내에 있는 PTZ 카메라의 수가 부족해 이렇게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공정한 기준이 필요할 때 AI가 중요한 도구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최민근 PD는 "이미 공정함이 요구되는 스포츠 같은 분야에서는 기술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과거 야구 스트라이크존을 심판이 판단했다면 지금은 AI가 판단한다. 이런 것처럼 방송가에서도 AI가 공정한 기준이 필요할 때 그것을 제시할 수 있을 것 같다. 서바이벌이나 오디션 같은 곳에서 종종 불거지는 공정성 논란도 AI가 불식시킬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출연료를 그 예로 들었다. 최 PD는 "지금은 인지도에 따라 출연료가 정해지지만 AI가 이용된다면 기여한 만큼 가져갈 수도 있다. '공정함의 기준이 무엇이냐'는 사회적이고 철학적인 논의가 필요할 테지만 그럼에도 AI는 최소한 정해진 논리에 의해 명확한 결과를 산출한다. 그렇기에 AI가 앞으로 더 여러 분야에 침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AI가 아무리 발전한다 한들 완전히 인간을 대체할 수 있을지 여부는 의견이 분분하다. 업계에서는 AI는 반복적이고 예측 가능한 작업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지만 창의성이나 감성적인 요소를 필요로 하는 작업은 아직 인간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결국 AI와 인간이 협력은 이제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다가올 미래를 전망하며 방송 관계자들은 다음과 같이 입을 모았다.

"AI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격차는 이미 벌어졌다. 방송 종사자들도 더 늦지 않게 AI와 협력을 하고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변화에 올라타야 한다."

<관련 기사>

[방송가 파고든 AI①] 딥페이크부터 가상 인간까지…쏟아지는 AI 콘텐츠

[방송가 파고든 AI②] "편집 속도·창의성 놀라워"…예능국에 등장한 AI PD

mnmn@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