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오피스 1위 수성→베트남·인도네시아 등에서 흥행 질주
관계자 "기존 호러영화와 다른 매력…배우 현지 인기도 한몫"
2024년 개봉한 작품 중 첫 번째로 천만 반열에 오른 '파묘'가 국내를 넘어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흥행 질주를 펼치고 있다. /장윤석 기자 |
[더팩트|박지윤 기자] 천만 관객을 사로잡은 '파묘'가 국내를 넘어 글로벌 흥행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현지에서 그간 인기였던 점프 스케어(Jump Scare. 갑자기 툭 튀어 나와 관객을 놀라게 하는 것) 중심의 호러 영화와 다른 매력이 주효했고 기록적인 흥행이 주변 국가에도 궁금증을 불러일으킨 것이 점차 확산하는 글로벌 인기의 요인이다.
2월 22일 스크린에 걸린 '파묘'(감독 장재현)는 개봉 32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2024년 개봉한 작품 중 첫 번째로 천만 반열에 올랐다. 그리고 국내를 넘어 아시아와 호주를 사로잡고 제14회 베이징국제영화제의 부름을 받으며 글로벌 흥행작으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파묘'는 천만 고지를 밟은 뒤에도 꾸준히 관객을 불러 모으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개봉한 손석구 주연의 '댓글부대'(감독 안국진)에 딱 한 번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내준 것을 제외하고 개봉 7주 차에도 줄곧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키고 있다.
이에 힘입어 개봉 40일 만에 누적 관객 수 1100만 명을 돌파하며 역대 흥행 순위 22위에 올랐고 오컬트 장르 사상 최고 스코어를 나날이 경신 중이다.
'파묘'는 제14회 베이징국제영화제 카니발 미드나잇 스릴 섹션에 초청됐다. /쇼박스 |
이렇게 한국 영화계에 뜻깊은 기록을 추가하고 있는 '파묘'는 전 세계 133개국 판매를 기록했고 그중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호주 등 여러 국가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어 이목을 집중시킨다.
3월 15일 베트남에서 개봉한 '파묘'는 17일 만에 누적 관객 수 약 223만 명을 기록하며 '육사오(6/45)'(약 215만 명)를 넘어 한국 영화 최고 관객 수를 경신했다. 앞서 '파묘'는 개봉일 기준 박스오피스 66만 불(약 9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베트남에서 개봉한 한국 영화 중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달성했고 개봉 첫 주 302만 불(약 40억 원)의 수익을 거뒀다.
또한 2월 28일 개봉한 인도네시아에서 약 230만 명의 관객을 사로잡으며 '기생충'을 넘어 역대 한국 영화 흥행 1위를 기록했고 3월 14일 개봉한 호주에서는 '부산행'의 기록을 넘고 역대 한국 영화 흥행 2위에 올랐다. 3월 21일 개봉한 태국에서 개봉 주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고 '부산행'과 '반도'의 뒤를 이어 역대 한국 영화 흥행 3위의 기록을 세우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 3일 북미 박스오피스 집계 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현지에서 개봉한 '파묘'는 이날까지 총 132만 달러(한화 약 17억 원)의 흥행 수익을 기록 중이다. 이에 힘입어 당초 북미 시장 내 3개 극장에서 선보였던 '파묘'는 현재 69개까지 상영관이 확대되며 뜨거운 현지 인기를 입증했다.
배급사 관계자는 이 같은 흥행에 "기존에 흔히 인기를 얻었던 점프스퀘어 중심의 호러 영화와 또 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다"고 바라봤다. /쇼박스 |
'파묘'의 글로벌 행보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국내 개봉 전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섹션에 공식 초청돼 현지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호평을 받았던 '파묘'가 오는 19일 개막하는 제14회 베이징국제영화제와 24일부터 열리는 제26회 우디네극동영화제의 부름을 받아 또 한 번 전 세계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베이징국제영화제는 상하이국제영화제와 함께 중국 최대 영화제로 꼽히는 행사로 지난 2011년 중국 북경에서 시작됐다. '파묘'는 카니발 미드나잇 스릴 섹션에 이름을 올렸다.
수상작을 가리는 경쟁 부문은 아니지만 2017년 이후 한국 영화 중 중국에서 개봉된 작품이 '오!문희'(2021년 12월 중국 개봉) 1편에 불과했고 그동안 중국국제영화제에서 최신 한국 영화의 상영이 드물었다는 점에서 이번 초청은 굉장히 이례적이다.
앞서 '파묘'는 중국에서 정식 개봉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현지에서 잡음이 뒤따라 한 차례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일부 중국 네티즌들은 작품 속 캐릭터들이 화를 피하고자 얼굴과 몸에 한자를 적은 축경 문신 사진을 두고 "중국에서는 얼굴에 글을 쓰거나 새기는 행위는 모욕적이고 굴욕적인 행위다. 한국인들이 얼굴에 모르는 한자를 쓰는 게 우스꽝스럽다"고 조롱했다.
이에 서경덕 교수는 "최근 몇 년간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가 세계에서 주목받다 보니 중국 네티즌의 열등감은 날로 커지는 모양새"라며 "건전한 비판은 좋지만 중국 네티즌에게 충고하고 싶은 건 이제부터라도 K-콘텐츠를 몰래 훔쳐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렇게 한 차례 중국 네티즌들에게 공격받았던 '파묘'가 중국 내 한국 콘텐츠 진출을 제한하는 한한령을 뚫고 공식적으로 영화제에 초청받은 만큼 현지 관객들이 어떤 반응을 보낼지 궁금증을 유발한다. 더 나아가 이를 시작으로 앞으로 한국 영화가 다시 활발하게 중국 시장에서 공개되는 것도 기대해 볼만 하다.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그리고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다. /박헌우 기자 |
'파묘'가 오는 10일 '쿵푸팬더4'(감독 마이크 미첼)와 24일 '범죄도시4'(감독 허명행)가 개봉하기 전까지 무난히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와 글로벌 시장에서 앞으로 어떤 유의미한 기록을 남길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에 배급사 관계자는 <더팩트>에 "기존에 흔히 인기를 얻었던 점프 스케어 중심의 호러 영화와 또 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다"고 흥행 이유를 바라봤다.
또한 김고은과 이도현 등 배우들의 현지 인기를 언급하면서 "인도네시아에서 기록적인 흥행을 거두다 보니 주변 국가에서도 관객들의 궁금증을 유발했던 것 같다. 호주도 인도네시아와 거리상 가깝기 때문에 입소문을 타고 많은 관객들이 보는 게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그리고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다. 전국 극장에서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