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곡(163)] 이용복, '그 얼굴에 햇살을' 히트 인기폭발
입력: 2024.03.21 00:00 / 수정: 2024.03.22 10:32

선천성 소아 녹내장, 대한민국 첫 맹인 대중 가수
팝송 번안곡 부르다 포크가수 전향한 기타리스트


그 얼굴에 햇살을은 이용복이 불러 1972년 MBC 10대 가수상을 안긴 대박 히트 곡이 됐다 . 이듬해 신성일 신일룡 김창숙 등 최고 인기 배우들이 출연한 동명의 영화가 제작될 정도로 국민적 인기를 얻었다. /MBN 특종세상
'그 얼굴에 햇살을'은 이용복이 불러 1972년 MBC 10대 가수상을 안긴 대박 히트 곡이 됐다 . 이듬해 신성일 신일룡 김창숙 등 최고 인기 배우들이 출연한 동명의 영화가 제작될 정도로 국민적 인기를 얻었다. /MBN '특종세상'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우리 가요계에는 누가 불러도 히트했을 것같은 명곡들이 있다. 아주 오랜 기간 가요팬들 사이에 깊이 아로새겨져 있는 추억의 노래들이다. 하지만 그 노래가 대중에 널리 알려지기까지 우여곡절도 많다.

가수 이용복이 불러 히트한 '그 얼굴에 햇살을'은 원래 문정선이 부르려던 노래였다. 문정선은 덕성여고 2학년 때 우연히 당시 KBS 라디오 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에 출연했고, 이때 자신을 발탁한 KBS 관현악단장 김강섭이 곡을 썼다.

이 곡은 문정선이 원치 않아 당시 갓 신인이었던 이용복에게 돌아갔다. 故 김강섭은 '가요무대'에서 20년 동안 악단 지휘를 맡은 연주자 겸 작곡가로 '불나비'(김상국) '코스모스피어있는 길'(김상희) 등 숱한 히트곡을 냈다.

'눈을 감으면 저 멀리서 다가오는 다정한 그림자/ 옛 얘기도 잊었다 하자 약속의 말씀도 잊었다 하자/ 그러나 눈감으면 잊지 못할 그 사람을/ 저 멀리 저 멀리서 무지개 타고 오네'(이용복 '그 얼굴에 햇살을' 가사)

이용복은 대한민국 최초의 맹인 대중가수다. 선천성 소아 녹내장을 앓던 그는 8살 때 사고로 시력을 잃어 맹아 학교에 입학한 뒤 1970년 1월 고등학교 2학년 때 검은 안경을 발표하며 가수로 정식 데뷔했다. /온라인커뮤니티
이용복은 대한민국 최초의 맹인 대중가수다. 선천성 소아 녹내장을 앓던 그는 8살 때 사고로 시력을 잃어 맹아 학교에 입학한 뒤 1970년 1월 고등학교 2학년 때 '검은 안경'을 발표하며 가수로 정식 데뷔했다. /온라인커뮤니티

이 노래는 이용복이 불러 1972년 MBC 10대 가수상을 안긴 대박 히트 곡이 됐다 . 이듬해 신성일 신일룡 김창숙 등 최고 인기 배우들이 출연한 동명의 영화가 제작될 정도로 국민적 인기를 얻었다.

노래는 히트하기까지 그 주인이 누가 될지 아무도 모른다. 문정선도 앞서 김강섭이 작곡한 '파초의 꿈'을 줏다시피했기 때문이다. 이 곡은 당초 트윈폴리오가 부르기로 돼 있었는데 팀이 갑자기 해체되면서 문정선에게 돌아갔다.

'파초의 꿈'은 KBS 드라마 주제가 '파초의 꿈'(70년)으로 폭발적 인기를 누렸고, 바로 그 해에 TBC 7대 가수에 선정됨과 동시에 7대 가수 방송신인상을 수상했다. 이후 '보리밭' '나의 노래' 등의 곡을 부르며 승승장구했다.

이용복은 대한민국 최초의 맹인 대중가수다. 선천성 소아 녹내장을 앓던 그는 8살 때 사고로 시력을 잃어 맹아 학교에 입학한 뒤 1970년 1월 고등학교 2학년 때 '검은 안경'을 발표하며 가수로 정식 데뷔했다.

이용복은 그 얼굴에 햇살을이 히트한 뒤 여러 신인 가수상을 받으면서 실력파 가수로서 인기를 얻었다. 1972년과 1973년 연속으로 MBC 10대 가수상을 받았다. /MBN 특종세상
이용복은 '그 얼굴에 햇살을'이 히트한 뒤 여러 신인 가수상을 받으면서 실력파 가수로서 인기를 얻었다. 1972년과 1973년 연속으로 MBC 10대 가수상을 받았다. /MBN '특종세상'

데뷔 초창기엔 장애인이라는 점 때문에 주목을 끌었지만, '그 얼굴에 햇살을'이 히트한 뒤 여러 신인 가수상을 받으면서 실력파 가수로서 인기를 얻었다. 1972년과 1973년 연속으로 MBC 10대 가수상을 받았다.

기타리스트로서도 재능이 있어서 양희은의 데뷔 앨범 '아침 이슬'에서 12줄 기타를 맡기도 했다. 활동 초반에는 팝송 번안곡 위주로 활동하다 포크 음악으로 방향을 틀었다. 1971년 4월과 7월 시민회관 단독 리싸이틀 공연을 가졌다.

뮤지션으로서의 타고난 음악성 외에도 특유의 유쾌한 엔터테이너 기질도 갖췄다. 그는 TV가 많지 않던 시절 '유쾌한 응접실' 라디오(동양방송)에서 명석한 두뇌와 해박한 지식과 말솜씨로 방청객에 웃음과 즐거움을 안겼다.

대표 히트곡으로는 '달맞이꽃' '줄리아' '그얼굴에 햇살을' '잔디밭' '마지막 편지' '어린시절' '잊으라면 잊겠어요' '사랑의 모닥불' '비가 좋아', 대표 번안곡으로는 '어머니 왜나를 낳으셨나요' 등이 있다.

2001년 경기도 양평군에서 폐기된 DC-10을 이용한 비행기 카페를 운영한 적이 있으며 지금도 TV를 통해 간간이 근황이 전해지고 있다. 가장 최근엔 만리포해수욕장 근처에서 카페와 펜션을 하고 있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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