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적 시청권 등 우려에도 "문제없어"
티빙 "시장에서 존재감 드러낼 수 있도록 노하우 집결"
티빙이 국내 프로야구(KBO) 중계에 나선 가운데 청사진을 밝혔다. /티빙 |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티빙이 국내 프로야구(KBO) 중계에 뛰어들었다. 미디어 콘텐츠뿐만 아니라 스포츠 콘텐츠 강자로 도약해 팬들은 물론 시청자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티빙이 KBO 리그 중계를 앞두고 실시한 'K-볼 서비스 설명회'가 서울 마포구 CJ ENM 탤런트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최주희 대표를 비롯해 전택수 CPO, 이현진 CSO가 참석했다.
앞서 티빙의 모회사 CJ ENM은 2024~2026년 프로야구 유무선중계방송권 계약을 따냈다. 당시 입찰에서 CJ ENM은 3년간 총 1350억 원(연 450억 원)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티빙의 유료 가입자 확보를 위한 전략이었다. 프로야구가 인기 스포츠인 만큼 팬들을 확보해 시청자이자 유료 가입자를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그동안 네이버, 다음 등 포털 사이트에서 무료로 야구를 시청할 수 있었던 것과 달리 올해부터는 티빙을 통해서만 중계를 볼 수 있다. 다만 적응 기간을 위해 티빙은 4월 30일까지는 무료로 중계할 계획이다. 5월부터는 티빙의 요금제에 가입해야 한다. 현재 가장 저렴한 요금제는 광고형 스탠더드 요금제(월 5500원)다.
티빙 최주희 대표가 프로야구 중계권을 따낸 이유 등을 밝혔다. /티빙 |
최주희 대표는 공격적으로 중계권을 따낸 것과 관련해 "스포츠 콘텐츠에 늘 관심이 있었다. 더군다나 KBO는 큰 팬층을 보유하지 않았나"라며 "OTT는 아직 성작하고 있는 미디어 플랫폼인 만큼 다양한 서비스를 실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러 시도와 혁신을 통해 야구 업계와 티빙이 윈윈 시너지를 내고 팬들에게 더 많은 서비스와 즐거움을 돌려드리고 싶다는 목적이 컸다"고 밝혔다.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자한 만큼 그만큼 회수할 수 있을지에도 궁금증이 모였다. 최 대표는 "단기간 회수를 생각하고 뛰어든 건 아니었다"며 "그러나 광고형 요금제 등을 통해 유료중계가 시작되는 시점부터는 수익 창출에서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시범 경기 동안 많은 트래픽 수가 증가했음을 체감했단다. 최 대표는 "한 시간 동안 100만 명이 늘어났으며 동접자수만 80만 명이 늘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티빙 전택수 CPO, 최주희 대표, 이현진 CSO(왼쪽부터)가 'K-볼 서비스 설명회'에 참석했다. /티빙 |
티빙은 또한 이날 취재진 앞에서 프로야구 뉴미디어 중계를 통해 디지털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재미 요소를 구현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먼저 티빙은 'KBO 스페셜관'을 운영해 티빙 앱을 열고 생중계 및 하이라이트 시청까지 원클릭으로 진입 가능한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 야구팬들이 다채롭게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기능을 구축했다.
특히 원하는 장면을 언제든지 돌려볼 수 있는 타임머신은 이미 티빙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기능이다. 기존에는 최대 2시간이었던 타임루프를 KBO 중계에 맞춰 최대 5시간으로 늘렸다.
또 다른 눈에 띄는 기능은 4월 8일부터 제공되는 오디오모드였다. 티빙은 이 기능 역시 야구를 사랑하는 팬들의 여러 상황을 고려했다고 강조했다. 전택수 CPO는 "이동 중 화면을 볼 수 없을 때, 샤워 중 라디오처럼 중계를 듣고 싶을 때, 근무 중 경기가 궁금할 때 등 오디오만으로 야구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번에 여러 경기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실시간 멀티뷰도 개발 중이다. 전 CPO는 "최대 5분할까지 가능하도록 실험하고 있다"며 "이 기능은 순위 경쟁이 치열해지는 6월부터 제공할 수 있도록 힘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티빙 관계자들이 프로야구 중계를 둘러싼 우려를 인지하고 있다며 개선 방향 등을 언급했다. /티빙 |
다만 여러 우려도 존재했다. 특히 티빙은 지난 9일 열린 '2024 KBO리그' 시범 경기부터 미숙한 중계와 운영으로 빈축을 샀다. 타석에 들어선 타자를 소개할 때 타순인 '5번 타자'가 아니라 등번호 '22번 타자'로 소개한 점, '3루 SAFE'가 아닌 '3루 SAVE'라는 자막, 주자가 홈 플레이트를 밟자 '홈인' 대신 '홈런'으로 표기한 점 등이 지적을 받았다. 이 밖에도 여러 차례 선수 이름조차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모습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에 최 대표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이번에 벌어진 여러 실수에 대해 너무 책임감을 무겁게 느끼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야구 전문성을 더 높일 수 있도록 개선 중이다. 팀원 모두가 팬일 수는 없겠지만 아닐 때는 조금 더 꼼꼼하게 검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방송 중계가 아닌 '유료' 가입을 통해 OTT로 시청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편적 시청권을 해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특히 고령 시청자의 접근권을 신경 쓰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현진 CSO는 "고령자도 OTT를 충분히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저희가 직접 체감한 부분이다. 과거 임영웅 콘서트를 생중계로 내보냈는데 많은 고령 시청자가 유입됐다. 무엇보다 티빙 가입 방법 등을 재치 있게 풀어내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며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야구가 인기 스포츠이긴 하지만 가볍게 즐기는 팬들이 있다는 점에서 유료 중계는 라이트 팬들까지 함께 갈 수 없지 않느냐는 우려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서도 티빙은 낙관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최 대표는 "최근 '환승연애'가 많은 유료가입을 견인했다. 그 과정에는 여러 숏츠 영상이나 '밈(패러디물 형태로 커뮤니티 또는 SNS에 퍼진 2차 창작물)'이 있었다. KBO 여러 '밈'이 형성된다면 많은 시청자들을 유입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끝으로 티빙 관계자들은 "KBO 리그 중계 시스템과 콘텐츠 제작을 위해 투자를 확대했다.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었던 모든 노하우를 집결해 KBO 리그 중계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야구 팬덤이 24시간 야구를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스포츠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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