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D가 3D로②] 웹툰, 전 세계 주목하는 K-콘텐츠로 재탄생
입력: 2024.03.12 00:00 / 수정: 2024.03.12 00:00

웹툰이 작품으로 탄생하는 과정과 그 이유 

강풀의 웹툰 무빙으로 2023년 큰 수확을 거둔 디즈니+는 2024년에도 같은 작가의 또 다른 작품 조명가게를 드라마로 선보일 계획이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강풀의 웹툰 '무빙'으로 2023년 큰 수확을 거둔 디즈니+는 2024년에도 같은 작가의 또 다른 작품 '조명가게'를 드라마로 선보일 계획이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최근 많은 작품들이 웹툰과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이른바 리메이크로 '드라마화'가 되는 콘텐츠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같은 원작이 어떻게 발굴되고 드라마로 구현되는지 제작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뿐만 아니라 이를 바라보고 있는 원작의 팬들과 업계 관계자의 입장까지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많은 제작 관계자들은 활발한 웹툰의 드라마화는 한국만의 특징이라고 짚는다. 앞서 캐럴 초이 월트디즈니 컴퍼니(이하 디즈니+) 아태 지역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 총괄은 "요즘 할리우드에서도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다. 특히 웹툰이 드라마로 만들어지는 제작 과정에 대해 많이 묻더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실제로 제작을 담당하는 여러 관계자들을 만나 웹툰이 드라마가 되는 과정과 이를 둘러싼 여러 궁금증을 물어봤다.

이들은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이유로 가장 먼저 "위험부담이 적고 어느 정도 흥행이 보장된다는 점"을 꼽았다. 그도 그럴 것이 웹툰은 이미 완결이 나온 스토리를 대중에게 선보여 한 차례 검증을 받았다. 이를 토대로 팬층까지 형성된 상태이기 때문에 드라마가 제작이 된다면 흥미를 끌 수 있다는 점도 이점으로 작용했다.

제작사 관계자 A 씨는 "아무래도 원작은 기존 팬들이 있기 때문에 리스크가 적다. 영상화했을 때도 오리지널보다 검증된 스토리를 내세우는 것이 안정적이라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PD 출신인 B 씨는 "팬층이 있는 웹툰일 경우 관심과 주목을 받는 건 확실하지 않나"고 말했다. 또한 그는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들 중 실제로 성공한 사례가 많아지며 더 뛰어들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도 바라봤다.

제작 시간 등을 줄일 수 있다는 강점도 있었다. A 씨는 "오리지널이 작품으로 탄생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면, 웹툰의 경우 비교적 빠르고 쉽게 제작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트렌드가 되고 많은 사람들이 영상화에 도전하게 된 것"이라고 짚었다.

B 씨 또한 "작품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인물과 스토리 그리고 이 작품만의 특색 등 중요하게 생각하고 고민해야 할 지점들이 많다. 작품을 보게 만들기 위한 다양한 요소들도 필요하지 않나. 하지만 웹툰을 기반으로 한다면 스토리의 큰 틀은 이미 완성돼 있는 데다 검증도 돼 있기 때문에 차라리 이 작품을 기반으로 좀 더 완성도 있게 작업하고자 하는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용감한 시민 원작 작가는 작품이 실사화되자 실제 배우들을 그린 포스터 제작을 도왔다. /마인드마크
'용감한 시민' 원작 작가는 작품이 실사화되자 실제 배우들을 그린 포스터 제작을 도왔다. /마인드마크

그렇다면 원작이 될 웹툰은 어떻게 선별하는 걸까. 또 다른 제작사 C 씨는 "내부에 있는 각각의 PD들이 본인이 원하는 작품이나 만들어보고 싶은 작품을 선정해 회의를 통해 담당하거나 한다. 이후 해당 웹툰의 판권을 구매한다"고 밝혔다.

B 씨는 "제작사마다 기준이 다르겠지만, 원작의 성과가 큰 기본이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어찌 됐든 첫째도 둘째도 재미와 흥미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 시청자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강렬하거나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잘 녹아있다면 욕심이 난다"고 귀띔했다.

그러다 보니 제작사나 채널 등 웹툰을 보는 팀이 많아진 것이 현재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웹툰만을 보는 전담팀이 따로 구성돼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 C 씨는 "모두가 그런 건 아니다. 어떤 제작사든 회사마다 콘텐츠를 찾는 팀이 있지 않나. 서적도 보고 해외작품 중 리메이크할 소스도 찾는다. 최근에는 그 콘텐츠의 대다수가 웹툰이 된 것뿐"이라고 말했다.

원작이 정해졌다면 이후 최근 배경에 맞게 이야기를 각색하고 캐스팅 단계에 돌입한다. 원작 캐릭터와 싱크로율이 높은 배우를 찾는 것을 우선시할 때도 있다. B 씨는 "아무래도 원작 팬들도 있는 만큼 싱크로율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싱크로율이 높지 않더라도 배우들의 연기나 소화력으로 충분히 캐릭터를 만들 수도 있다"고 전했다.

각색할 때는 작품의 분량을 염두에 둔다. A 씨는 "웹툰 포맷은 주별로 진행되는데 드라마나 영화 같은 경우는 분량에 맞게 기승전결이 있어야 한다. 때문에 이 웹툰이 드라마와 영화 중 어떤 분량에 맞을 수 있는지 고민한 후 기승전결을 만드는 걸 가장 중요하게 작업한다"고 밝혔다. 이어 "또한 웹툰은 하나의 콘티인 셈이다. 이에 영상으로 구현될 때 다른 점도 있기 때문에 영상화에 맞춰 여러 요소들을 조절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탄생한 작품이 많아지고 흥행까지 이뤄낸 작품이 하나둘 생기며 어느덧 K-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게 됐다. 이 과정에서 역으로 원작에도 유입이 생겼다. 덕분에 최근에는 웹툰 시장과 드라마 업계가 동반 성장하는 '윈윈' 구조가 됐다.

이와 관련해 영상 관계자 D 씨는 "사실 처음부터 글로벌을 염두에 두고 웹툰을 영상화했던 건 아니었다. 한국 시장에 맞춰 만들었기 때문에 글로벌적으로 도움이 될 거라고는 생각을 못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OTT가 글로벌화됐고 자연스럽게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그러면서 덩달아 웹툰까지 영향을 미쳤고 지금은 다 같이 인기가 오르고 전 세계적인 관심이 높아진 것 같다"고 전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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