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토너먼트 방식 사용…공정한 조편성
7일부터 매주 목요일 오후 6시 공개
유튜브 힙합 서바이벌 콘텐츠 '2024 토너먼트 벌스 랩 배틀 랩컵'(이하 '랩컵')이 '쇼미더머니'의 빈자리를 채운다. '랩컵'은 7일부터 매주 목요일 6시 공식 유튭 채널에 업로드된다. /랩컵 |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힙합 예능프로그램 1인자 '쇼미더머니'가 없는 틈을 타 '랩컵'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새로운 힙합 스타를 발굴하고 유튜브라는 플랫폼을 완벽하게 이용할 것이란 포부가 돋보인 가운데 '랩컵' K힙합 왕좌를 차지할 수 있는지 귀추가 주목된다.
2012년 시작한 Mnet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는 2022년 시즌 11까지 방송됐다. 아직 다음 시즌 계획은 없다고 알려졌다. /Mnet |
힙합 예능의 시초는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Mnet '쇼미더머니(SHOW ME THE MONEY)'는 소수의 마니아층만 있을 것 같던 '힙합'이란 장르를 친근하게 바꾼 주인공이다.
원래 '슈퍼스타K' 방영 전 파일럿으로 편성됐지만 흥행에 성공하며 Mnet의 간판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국내 오디션 프로그램 최초로 10년을 넘겼으며 실력 있는 래퍼들을 발굴하는 등용문으로 자리 잡았다.
당시 범람했던 오디션 포맷과 다르게 유명 래퍼와 신인 래퍼가 한 팀이 된다는 설정, 크루의 성격에 맞게 팀을 결성하고 유닛을 만드는 등 새로운 룰을 만들어 차별화에 성공했다.
1차 예선인 무반주 랩에선 '그에게 주어지는 합격 목걸이'라는 유행어가 생겼고 60초 비트 랩 심사 1:1 대결 싸이퍼 팀매칭 음원미션 디스배틀 마이크 선택 등 눈을 뗄 수 없는 무대들이 이어졌다. 또 중간중간 프로듀서의 음악적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와 패자부활전도 진행됐다.
묵음 처리(일명 삐처리)를 하긴 했지만 과거 지상파 방송에서 송출되기 힘든 비속어도 내보내 표현의 자유도가 타 프로그램에 비해 높았다.
이에 음악 방송에 잘 출연하지 않았던 힙합 프로듀서들이 대거 출연했고 신인 연습생 현역 래퍼 등 참가자로 이름을 올리며 시청 스펙트럼을 넓혔다. 언더그라운드에 있던 래퍼들이 출연하며 인지도를 얻으며 다양하고 특색있는 음악을 만들었다.
이후 음원차트 상위권을 석권하더니 '연결고리#힙합' '거북선' '오빠차' '겁' 등 수많은 히트곡이 탄생했다. 인기에 힘입어 해외로 뻗어나간 프로그램은 '쇼미더머니 태국'을 만들거나 베트남에 판권을 판매하기도 했다.
이처럼 '쇼미더머니'는 힙합의 외연을 넓혔으며 힙합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음악으로 만드는데 앞장섰다. 2022년 12월 시즌 11 이후 계획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팬층이 워낙 두꺼운지라 다음 시즌을 원하는 목소리가 크다.
4일 진행된 '랩컵' 제작발표회에서 출연진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랩컵 |
'쇼미더머니'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유튜브 힙합 서바이벌 콘텐츠 '2024 토너먼트 벌스 랩 배틀 랩컵'(이하 '랩컵')이 힙합 세계에 새 지평을 연다.
'랩컵'은 최종 우승 상금 1억 원을 걸고 벌이는 서바이벌 랩 배틀이다. 지원자 모집은 지난해 12월 1일부터 같은 달 31일까지 진행됐으며 102명의 참가자가 예선전에 올라 무대를 치렀다. 현재 32명의 플레이어가 무대를 앞두고 있다.
먼저 가장 눈에 띄는 건 선발 방식이다. '쇼미더머니'가 힙합 왕좌를 굳건히 지키고 있어 이와 비교하는 시선이 쏟아졌다. 이에 제작진은 가장 큰 차별점으로 독특한 선발 룰을 꼽았다.
'랩컵'은 월드컵 운영방식인 토너먼트를 차용한다. 영상 심사와 개인심사를 통해 최종 32명의 엔트리를 뽑고 32명의 엔트리로 각 조별 4인 8조(A조~H조)로 조 추첨을 통해 조별리그가 열린다.
16강 이후 8강 4강 결승전이 진행하며 8강부터 음원 미션이 이뤄진다. 특히 4강에 진출한 4명의 래퍼는 국내외 유명 아티스트들과 함께 무대에 오르고 음원 발매, 콘서트 개최 등의 혜택을 받는다. 참가자들이 조를 직접 추첨해 감독들한테 가기 때문에 공정하게 조 편성이 이뤄진다.
수많은 룰이 섞인 '쇼미더머니'와 다르게 오로지 월드컵 룰을 사용하다 보니 시청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월드컵과 토너먼트라는 키워드로 보다 친근하게 다가간다.
4일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도 출연진은 입을 모아 '토너먼트 제도'를 말했다. 조병규는 "큰 이변이 일어나고 기적도 일어나고 잘하는 팀이 떨어질 수 있지 않나. 그 지점에서 재밌는 포인트가 많을 것"이라고 설명해 기대감을 높였다.
배우 조병규(위)는 MC로 양동근은 미션 마스터로 활약한다. /랩컵 |
MC와 심사위원 라인업도 관전 포인트로 작용한다. 배우 조병규는 데뷔 이후 최초로 예능프로그램 MC를 맡게 됐다.
그는 "평소 힙합이라는 장르를 좋아했다. 그런데 재주가 없어 할 자신이 없었고 동경의 대상으로 바라봤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MC 제안이 들어왔는데 흔쾌히 하겠다고 했다. 1억 원을 갖기 위해 래퍼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프로그램이니까 튀지 않게 담백하게 잘 진행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A조부터 H조까지 각 조의 멘토와 심사를 맡을 심사위원으로는 '쇼미더머니'에서 활약한 행주 쿤타 던밀스 조광일 그리고 프로듀서 차스가 함께 한다. 32강 감독에는 행주 조광일 쿤타 던밀스에 이어 산이 서리팀 언에듀 케이티드 키드 로스가 이름을 올렸다. 특히 행주와 조광일이 각각 '쇼미더머니' 시즌 6과 10 우승자이기에 이들이 어떻게 팀을 이끌지 눈길이 쏠린다.
양동근은 미션 마스터로 활약한다. 아직 정확한 역할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누군가를 올려야 하는 미션에 감독 대신 미션 마스터의 선택이 필수라고 전해져 기대감을 높였다.
최근 수많은 토크쇼·코미디 프로그램들이 유튜브로 자리를 옮긴 가운데 힙합을 유튜브 예능으로 시도한 것도 눈에 띈다. TV 대신 SNS를 선택해 K콘텐츠에 발 빠르게 대응한다는 의도다.
이 때문에 출연진은 시청률 공약이 아닌 조회수 공약을 걸었다. 조광일은 "100만 뷰가 나오면 그때부터 카운트를 시작해 기부를 하겠다. 1억 뷰면 1억 기부"라고 말했다.
아울러 유튜브 특성상 방송에 비해 규제가 덜하다. 욕설과 디스전으로 갈등이 오가는 경우가 잦은 랩 프로그램에서 유튜브는 최적의 환경이 될 수 있다. 이에 참가자들은 눈치 볼 필요 없이 자신의 감정을 가감 없이 표출할 수 있다.
행주는 "상표 가릴 필요도 없고 준비 시간도 많이 단축됐다. 이전 프로그램들이 삐 처리를 하고 본인 파트가 줄어들었다면 이건 그냥 오픈 시킬 수 있는 거니까 자신의 스타일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힙합 스타를 토너먼트로 가려내는 '랩컵'이 K힙합의 새로운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지 귀추가 주목된다. '랩컵'은 총 12부작이며 7일을 시작으로 매주 목요일 오후 6시 공식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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