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방송 등 프로그램 출연 교섭하는 홍보 매니저
매니저는 대부분 현장 매니저에서 팀장, 실장, 이사 등으로 직급 체계가 나뉜다. 사진은 '전지적 참견 시점'에 출연한 송은이. /MBC 방송화면 캡처 |
스타가 빛나기 위해서는 그 뒤에 수많은 이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 중에서도 매니저는 스타와 가장 가까이 소통하는 직업 중 하나다. 여러 예능, 드라마에서 매니저라는 직업을 조명한 바 있으나 여전히 매니저를 아티스트와 함께 다니며 운전하고 스케줄을 챙기는 직업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흔하다. 보이는 것 이상으로 더 다양한 일을 하는 매니저의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편집자 주>
[더팩트 | 공미나 기자] 대부분 가요 기획사의 경우 배우 기획사에 비해 규모가 큰 편이다. 과거 K팝 산업이 지금처럼 크지 않았을 시절에는 매니저가 제작자, 기획자, 신인 개발, 홍보 마케터 등 여러 역할을 했다면 현재 매니저는 스케줄 진행과 출연 교섭 활동 등이 주요 업무다.
매니저의 업무는 대형 기획사와 중소 기획사에 차이가 있다. 최근 대형 기획사의 경우 의전, 스케줄 조율, 홍보 등 업무가 세분화 돼 있기도 하다. 그러나 중소기획사의 경우 현장 매니저에서 시작해 팀장, 실장 등 관리자급으로 승진하며 그 과정에서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게 된다.
남성 솔로 가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A 씨는 "처음 입사하게 되면 현장 매니저 업무를 시작한다. 보통 4~6년 차부터 현장을 책임지는 팀장급 매니저가 된다. 이후 실장급 이상 매니저는 아티스트를 홍보(PR)를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현장 매니저의 주요 업무는 스케줄 관리와 이동이다. 일례로 음악 방송 스케줄이 잡힌다면 현장 매니저는 다음과 같은 업무를 한다. △무대 의상을 확인하고 헤어, 메이크업 스태프 일정을 잡는다. △아티스트와 스태프들의 이동 동선을 확인하고 방송국 출입룰을 체크한다. △작가로부터 전달받은 방송 시간에 맞게 편곡된 MR을 준비해 둔다. △아티스트 컨디션을 체크하고 당일 시간에 맞춰 방송국에 이동한다.
이후 홍보 매니저가 되면 업무가 달라진다. 이들은 주로 방송국 PD와 작가, 언론사 기자를 만나서 프로그램과 무대 등의 출연을 교섭하고 앨범 홍보와 마케팅을 함께 의논하고 실행한다. 음악방송을 사전 녹화하느냐 생방송으로 진행하느냐, 무대 세트 설치 여부 등을 조율한다.
A 씨는 홍보 매니저로서 자신의 하루 일과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오전시간은 보통 회의 등 사내 업무를 봅니다. 이후 이동해서 2시~5시 방송국 또는 콘텐츠 업체를 만나 미팅을 갖고 출연을 교섭합니다. 이밖에도 업계 관계자들과 식사 자리를 갖고 홍보 방향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처럼 홍보 매니저의 역량에 따라 담당 아티스트가 얼마나 많은 방송에 출연할 수 있는지 결정 난다. 4년 차 가수 매니저 B 씨는 "오랜만에 복귀하는 자사 가수를 모 예능에 출연시키기 위해 이 가수가 프로그램에 출연하면 프로그램이 얻을 수 있는 효과를 분석한 제안서를 만들어가기도 했다"고 했다.
홍보 매니저는 방송 관계자 등을 만나 출연 교섭 등 업무를 한다. /MBC 방송화면 캡처 |
다만 시대의 흐름에 따라 홍보 매니저의 업무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과거 TV 방송, 라디오 등 나갈 수 있는 채널이 한정적이었을 때와 달리 더 많은 콘텐츠를 보고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 걸그룹 매니저 C 씨는 "케이블, 종편 등 TV 채널이 늘어나고 OTT까지 생겨나며 다변화된 미디어 환경에서 더 효율적인 프로모션 방식에 고민하게 됐다. 꾸준히 새로운 트렌드를 파악하는 것도 주요 업무"라고 말했다.
일을 하며 가장 뿌듯한 순간은 손에 잡히는 결과물이 나올 때다. A 씨는 "아티스트와 함께 힘들게 준비한 앨범이 발매될 때 가장 뿌듯하다"고 떠올렸다. C 씨는 "음악방송 1위를 하거나 시상식에서 상을 받을 때 뿌듯하다"고 말했다.
물론 힘든 순간도 있다. A 씨는 "사람들을 상대하는 일이다 보니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때가 많다"며 "내가 맡은 아티스트가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낄 때 가장 속상하다"고 말했다.
1990년대에는 매니저 출신 가요 기획사 대표가 많았으나 현재는 매니저, 가수, 프로듀서 등 대표들의 출신이 다양하다. C 씨는 "매니저 출신 제작자는 다양한 업무 분야를 경험하고 파악했다는 강점이 있다"면서 "대형 기획사가 점령한 K팝 업계에서 중소 기획사가 틈이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내 회사를 차리겠다'며 제작자의 꿈을 품고 일을 하는 이들도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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