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린 송 감독·유태오, '패스트 라이브즈'로 전하는 인연과 여운(종합)
입력: 2024.02.28 17:29 / 수정: 2024.02.28 17:29

"인생 바꿔준 작품"…3월 6일 국내 개봉

유태오(왼쪽)와 그레타 리가 연기 호흡을 맞춘 패스트 라이브즈가 오는 3월 6일 국내 개봉한다. /CJ ENM
유태오(왼쪽)와 그레타 리가 연기 호흡을 맞춘 '패스트 라이브즈'가 오는 3월 6일 국내 개봉한다. /CJ ENM

[더팩트|박지윤 기자]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상을 휩쓴 '패스트 라이브즈'가 드디어 한국에서 베일을 벗는다. 셀린 송 감독과 배우 유태오의 '인생을 바꿔준' 작품이 국내 관객들의 마음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감독 셀린 송)의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28일 오후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셀린 송 감독과 배우 유태오 그리고 CJ ENM 고경범 영화사업부장이 참석해 작품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다.

제39회 선댄스 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 '패스트 라이브즈'는 주요 비평가협회상에서 잇달아 수상 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지난 1월 23일(이하 현지 시각) 최고 권위의 영화 시상식인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각본상 부문 후보에 오르며 전 세계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패스트 라이브즈 메가폰을 잡은 셀린 송 감독은 영화 데뷔작으로 좋은 성과를 거둬서 영광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CJ ENM
'패스트 라이브즈' 메가폰을 잡은 셀린 송 감독은 "영화 데뷔작으로 좋은 성과를 거둬서 영광"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CJ ENM

이날 셀린 송 감독은 "영화 데뷔작으로 노미네이트된 게 꿈만 같고 영광이다. 너무 감사하다"고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서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첫사랑 나영(그레타 리 분)과 해성(유태오 분)이 24년 만에 뉴욕에서 다시 만나 끊어질 듯 이어져 온 그들의 인연을 돌아보는 이틀간의 운명적인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한국계 캐나다인 셀린 송 감독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첫 번쨰 연출작을 선보이게 돼 더욱 뜻깊은 의미를 더한다.

어느 날 한국에서 함께 놀았던 어린 시절의 친구와 남편과 함께 뉴욕에 있는 바에서 술을 먹었다는 셀린 송 감독은 "두 사람이 소통이 안 되다 보니까 제가 서로의 말을 해석해 줬는데 제 정체성이나 역사 자체가 두 부분을 해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느낌이 특별해서 영화로 만들게 됐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유태오(왼쪽)는 패스트 라이브즈는 내 인생을 바꿔준 작품이라고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CJ ENM
유태오(왼쪽)는 "'패스트 라이브즈'는 내 인생을 바꿔준 작품"이라고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CJ ENM

유태오는 어린 시절 첫사랑인 나영과의 인연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뉴욕에 온 해성 역을 맡아 24년에 걸쳐 첫사랑을 마주하는 인물의 복잡한 감정을 그려낸다. 이에 힘입어 그는 1월 18일 한국 배우 최초로 제77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며 또 하나의 커리어를 추가했다.

전 세계로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유태오는 "배우는 결과주의적으로 생각하면서 연기하는 건 아니다. 과대 평가된 상황인 것 같다"고 겸손한 면모를 드러내면서도 "제 인생을 바꿔준 작품이다. 배우의 인생에서 커리어를 바꿔주는 작품을 만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각별한 애정을 내비쳤다.

특히 유태오는 캐릭터와 자신의 공통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는 "15년간 무명 생활을 보내면서 쌓였던 한이 해성에게서 공통점으로 찾을 수 있는 요소였다. 한이 맺히면서 받아들여야되는 슬픔과 아픔이 같이 녹아들면서 멜랑꼴리한 감정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날 셀린 송 감독은 '패스트 라이브즈' 속 '인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극 중 해성과 나영의 관계가 한 단어로 정의할 수 있을 만큼 간단하지 않기에 '인연'이라는 단어를 직접적으로 넣었다는 그는 "작품에 자연스럽게 설명을 넣었기 때문에 누구라도 인연이라는 단어를 알고 극장을 나온다. 한국어지만 전 세계가 이해할 수 있는 감정"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작품에 스며든 '인연'은 유태오에게도 큰 영향을 끼쳤다. 대본이 남긴 여운에 끌려 작품을 택했다는 그는 '인연'이라는 단어에 철학적으로 접근하면서 일하는 방식이 달라졌다고. 유태오는 "예전에는 기술적으로만 연기에 접근했는데 이 작품 이후에는 나의 개인적인 삶과 철학을 많이 생각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최고 권위의 영화 시상식인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각본상 부문 후보에 올랐다. /CJ ENM
'패스트 라이브즈'는 최고 권위의 영화 시상식인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각본상 부문 후보에 올랐다. /CJ ENM

이날 CJ ENM 고경범 영화사업부장은 한국 영화의 자산과 노하우를 글로벌 시장에 효율적으로 진출시킬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하던 와중에 '패스트 라이브즈'를 만났다고 밝히며 미국 제작사 A24와 협업하게 된 계기를 전해 관심을 모았다.

그는 "'패스트 라이브즈'는 눈에 보이지 않는 한국적인 정서가 있었다. A24는 북미 시장에서 관객들에게 지속적으로 다가가는 회사였고 저희는 아시아를 중심으로 인프라를 구축하는 회사였다. 전 세계 관객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양쪽에서 작품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고경범 영화사업부장은 "영화 시장이 코로나19 이후에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이전에 성공했던 사례의 연장선이 아니라 원점으로 돌아가려 한다"며 "이전에는 관객의 수요 예측에 따라 영화를 기획했다면 지금은 기존과 다른 방식이자 원점에서 영화를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사업을 전개하려고 한다"고 향후 CJ ENM의 사업 방향성까지 밝혔다.

끝으로 셀린 송 감독은 "영화는 누가 언제 보는지에 따라서 느끼는 감정이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오픈된 마음으로 봐주길 바란다"고, 유태오는 "요즘 잔잔한 로맨스 작품이 많이 나오지 않아서 갈증이 많이 있었다. 자극적이기 않은 감동적인 영화니까 많이 봐달라"고 관람을 독려했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오는 3월 6일 국내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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