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차' '서울탱고' 등 수많은 히트곡 남겨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근황 전하기도
가수 방실이(본명 방영순)의 빈소가 20일 오후 인천 강화군 참사랑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사진공동취재단 |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시원한 가창력의 소유자, 가수 방실이(본명 방영순)가 우리 곁을 떠났다.
방실이는 20일 오전 인천 강화군의 한 요양병원에서 눈을 감았다. 빈소는 이날 인천 강화군 참사랑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2007년부터 뇌경색을 앓았던 그는 17년간 투병하다 61세의 나이로 하늘의 별이 됐다. 영정사진 속에는 생전 고인의 밝은 미소만 남아있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1980년 미8군 부대에서 활동을 시작한 방실이는 박진숙 양정희와 여성 3인조 서울시스터즈를 결성했다. 1986년 1집 '첫차'를 시작으로 신나는 리듬과 시원한 가창력이 돋보이는 노래를 발매했고 당시 노래와 춤이 모두 되는 디바로 이름을 알렸다.
한 조문객이 방실이의 빈소를 찾아 추모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대세로 떠오른 방실이는 1989년 서울시스터즈 해체 이후 1990년부터 본격적으로 솔로활동을 펼쳤다. '서울탱고' '여자의 마음'을 연달아 흥행시켰지만 1994년 결혼과 함께 잠정 은퇴했다.
그러다 2000년대 들어서 '뭐야 뭐야' '아! 사루비아' '괜찮아요' 등을 발표하며 가수 활동을 다시 이어나갔다. 그는 2007년 2월 그룹 슈퍼주니어의 트로트 유닛 슈퍼주니어-T가 '첫차'를 리메이크하자 직접 피처링을 하며 후배 가수들을 응원했다.
그러다 같은 해 5월 과로 몸살 증세로 병원에 입원했고 6월 돌연 쓰러지며 뇌경색 진단을 받았다. 이처럼 방실이는 활동 중단하기 직전까지 음악에 대한 열정을 불태웠다.
가수 방실이가 지난해 방송된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 출연해 투병 생활을 전했다. /유튜브 'TV CHOSUN LIFE(TV조선 라이프)' 캡처 |
이후 방실이는 병마와 싸우며 재기의 기회를 노렸다. 다시 무대에 서기 위해 재활을 틈틈이 이어갔고 2013년 11월 SBS '좋은 아침'에 출연해 왼쪽 신체 기능의 90%가 회복됐음을 알리기도 했다. 이에 많은 팬들이 방실이의 재활에 큰 응원을 보냈다.
또 2022년과 지난해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 출연해 근황을 전했다. 당시 방실이는 거동이 불편해 휠체어와 조카의 도움을 받아야만 했다.
그는 "(벽에 걸린 과거) 사진을 보고 '그래 1년 되면 다시 저렇게 된다' 이 생각을 했다. 그런데 너무 길고 힘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내 주변에서 이렇게 (도움을) 줬는데 내가 실망하게 하면 안 되겠더라. 더 정신 차리고 (노력해서) 이렇게 된 거다. 그게 16년"이라고 씁쓸하게 말했다.
방실이는 당뇨에 따른 망막증으로 시력을 거의 잃었다고 밝혔다. 그는 시력 저하로 불편을 호소하며 "잘 안 보이는 게 아니고 아무것도 안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픈 상황에서도 다시 활동하려는 의지를 굳건히 다졌다.
방송에서 방실이는 "움직일 때마다 누가 칼로 찌르듯이 아팠는데 그게 지나가니까 그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전해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방실이의 빈소가 20일 오후 인천 강화군 참사랑장례식장에 마련된 가운데 영정사진에는 생전 고인의 미소가 담겨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방실이는 무대 위에 서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지만 끝내 무대로 돌아오지 못했다. 현재 많은 팬들이 방실이를 추모하고 있으며 동료들 역시 고인의 마지막 길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코미디언 김용은 2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영혼이 시린 #절친누나 #방실이누나 이젠 아픔 없는 곳에서 편히 쉬세요"라고 적었다. 가수 이동준 현당 김흥국 등 생전 고인과 친분이 두터웠던 가요계 동료들 역시 슬픈 마음을 전했다.
발인은 22일 낮 12시다.
culture@tf.co.kr
[연예부 |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