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ㅇ난감', 인기·논란 다 잡았다…정말 '난감'하네[TF초점]
입력: 2024.02.14 10:00 / 수정: 2024.02.14 10:00

세계 순위 TV 쇼 부문 4위…11개국 1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풍자 의혹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살인자ㅇ난감이 11개국 1위를 달성했다. /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살인자ㅇ난감'이 11개국 1위를 달성했다. /넷플릭스

[더팩트ㅣ최수빈 인턴기자] 설 연휴를 저격하고 공개한 '살인자ㅇ난감'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하지만 그에 따른 잡음도 커지는 중이다. '살인자ㅇ난감'이 일종의 핸디캡에서 벗어나 작품성으로 인정받고 타 작품들과 경쟁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살인자ㅇ난감(살인자이응난감)'은 우연히 살인을 시작한 평범한 남자와 그를 지독하게 쫓는 형사의 이야기다. 파격적인 스토리텔링으로 연재 당시 센세이션을 일으킨 동명의 네이버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작품은 설 연휴 첫날인 9일 전편 공개됐다. 설 연휴 특집 프로그램이 많이 없는 시기를 이용해 화제성을 잡은 것.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13일 OTT 서비스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살인자ㅇ난감'은 지난 11일 기준 넷플릭스 세계 순위 TV 쇼 부문 4위에 올랐으며 한국 방글라데시 인도 필리핀 태국 등 11개국에서 1위를 기록했다.

살인자ㅇ난감 최우식이 기존의 다크 히어로들과 다른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넷플릭스
'살인자ㅇ난감' 최우식이 기존의 다크 히어로들과 다른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넷플릭스

'살인자ㅇ난감'의 큰 매력 포인트는 다른 작품들에서 보여진 다크 히어로들과 색깔이 다르다는 점이다. 최우식은 우발적인 살인 후 악인 감별 능력을 각성한 대학생 이탕 역을 맡았다. 이탕은 좁은 자취방에서 혼자 생활하며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병행하는 평범한 청년이다. 그는 청소년 시절 학교 폭력을 당할 때도 제대로 반항 한 번 해본 적 없던 소심하고 내성적인 인물이다.

이런 이탕이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마친 후 퇴근하던 중 술에 취해 자신을 공격하던 남성을 망치로 때려죽이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사건 발생 후 장난감(손석구 분) 형사가 이탕을 찾아왔지만 유난히 CCTV가 없던 조용한 골목, 이탕이 편의점에서 망치를 꺼내던 순간 벌레가 CCTV 화면을 가려버리는 등 기가 막힌 타이밍으로 인해 이탕은 용의선상에서 제외됐다.

게다가 이탕이 죽인 남성은 다른 지역에서 살인과 강간을 저지르고 남의 신분으로 위장한 연쇄살인범이었다. 여론이 연쇄살인범 방향으로 쏠리자 이탕은 잠시 숨을 고른다. 하지만 그의 앞에는 범죄를 목격한 한 여성이 나타난다. 여성이 매달 200만 원이라는 거액의 돈을 요구하자 이탕은 결국 다시 한번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하지만 이탕은 또 한 번 용의선상에서 벗어난다. 이탕이 여성을 살해한 집안 곳곳에 그의 흔적과 핏자국이 묻어 있었지만 여성이 키우던 강아지가 그 흔적을 모두 핥아먹었던 것. 게다가 수사 과정 중에 여성이 자기 부모를 살해해 집 앞마당에 시신을 매장한 패륜 살인범이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여론은 다시 한번 그쪽으로 쏠리게 됐다.

이탕은 계속해서 의도치 않은 살인을 저지르지만 그가 죽인 사람들은 모두 악을 저지른 악인이었다. 특별할 것 없이 평범한 인생을 살아오던 이탕에게 살인은 너무나 큰 두려움과 공포였고 큰 죄책감을 가져왔다. 하지만 자신이 죽인 사람들이 모두 악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이탕은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한다. 최우식은 그런 이탕의 이질적인 모습을 완벽히 흡수했다.

살인자ㅇ난감 제목이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된다. /넷플릭스
'살인자ㅇ난감' 제목이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된다. /넷플릭스

'죽어 마땅한 범죄자'들을 감별해 죽이지만 그 능력이 우연인지 진짜인지 본인도 확신하지 못하는 이탕의 모습은 기존의 다크히어로들과 차별점을 갖는다. 어쩌다 히어로가 됐지만 그렇다고 이탕의 선택이 옳다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제작진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사연을 가진 캐릭터들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살면서 저런 사람이 있으면 어떨까'하는 조금 발칙한 상상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하지만 그 오락성 끝에는 '이게 맞아?'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고 차별점을 짚었다.

제목 해석도 시청자들이 즐길 수 있는 요소 중 하나다. 공식적으로는 '살인자이응난감'이 맞다. 하지만 이창희 감독은 "누구의 관점에서 이 작품을 보는가에 따라서 제목이 달라지지 않는가 싶다"고 해석을 열어뒀다. 시청자들은 '살인장난감' '살인자영난감' '살인자오난감' 등 작품을 본 뒤 각자의 해석에 따라 제목을 부르고 있다. 영어로는 'A Killer Paradox(어 킬러 파라독스)'로 직역하면 '살인자의 역설'이다.

또한 OCN 토일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극본 정이도, 연출 이창희) 영화 '사라진 밤'(감독 이창희) 등 장르물에 탁월한 감각을 보여주며 대중의 호평을 받은 이창희 감독이 연출해 극의 몰입감을 더했다. 그는 원작의 독창적인 세계관과 캐릭터, 만화적 상상력의 묘미가 있는 공백을 치밀하고도 독특한 시선으로 채워나가며 한 차원 다른 K스릴러를 완성했다.

살인자ㅇ난감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풍자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방송 화면 캡처
'살인자ㅇ난감'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풍자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방송 화면 캡처

이렇듯 입소문을 타며 상승 곡선을 이룬 '살인자ㅇ난감'이 공개 4일 만에 논란에 휩싸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풍자했다는 의혹이다. 논란이 된 인물 형정국은 대기업 부연건설 회장으로 7회에 등장한다. 그가 가진 권력과 재력을 이용해 온갖 비리를 저지르는 인물이다.

형정국은 검은 뿔테 안경을 쓰고 있으며 머리카락은 흰 백발이다. 이 장면이 이재명 대표와 흡사하다는 점에서 논란이 시작됐다. 또한 형정국은 교도소에서 초밥을 먹는다. 초밥은 이재명 대표 부인 김혜경 씨의 법인 카드 유용 의혹에 나온 메뉴다.

죄수 번호 4421도 의혹을 부추기는 원인이다. 성남시로부터 대장동 아파트 부지 6개 블록을 공급받은 제일건설이 올린 분양 수익금 총액이 4421억 원이다. 초밥을 먹는 장면이나 죄수 번호 등은 원작 웹툰에 없는 묘사이기 때문에 논란에 휩싸였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전면 부인했다. 넷플릭스는 "사실무근"이라며 "극 중 형정국 회장 죄수 번호는 의미 있는 숫자가 아니다. 특정 인물과 전혀 상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원작 웹툰을 능가하는 감독의 연출력과 배우들의 연기력, 탄탄한 대본이 합쳐져 시너지를 낸 '살인자ㅇ난감'. 하지만 4일 만에 논란에 휩싸이며 시청자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보내고 있다. 설 연휴 기간이라는 엄청난 핸디캡을 갖고 공개한 작품인 만큼 '살인자ㅇ난감'이 시청자들에게 어떠한 작품으로 남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살인자ㅇ난감'은 넷플릭스에 전편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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