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가왕', 도전만으로도 큰 의미…감동의 이유 [TF초점]
입력: 2024.02.03 00:00 / 수정: 2024.02.03 00:00

전유진→린까지…트로트에 진심인 현역들의 대결

MBN 예능 프로그램 현역가왕이 뜨거운 인기를 보여주고 있다. /MBN
MBN 예능 프로그램 '현역가왕'이 뜨거운 인기를 보여주고 있다. /MBN

[더팩트ㅣ최수빈 인턴기자] 트로트계에서 유명한 가수들과 10년 차 이상의 가수들이 모여 '무대'를 위해 열띤 경쟁을 펼치는 곳, '현역가왕'이다. 시청자들은 이들에 무한한 박수와 응원을 보내고 있다. 도전 그 자체만으로도 감동을 자아내서다.

지난해 11월 28일 첫 방송한 MBN 예능 프로그램 '현역가왕'은 2024년 치러질 '한일 트롯 가왕전'에 나갈 대한민국 대표 '최정상급 여성 현역 트로트 가수' TOP 7을 뽑는 서바이벌 음악 예능 프로그램이다. 타 오디션 프로그램과 달리 현역에서 활동하는 가수들이 나와 서바이벌을 펼친다는 점에서 이목을 끌었다.

그 결과 첫 회 시청률 6.8%(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로 시작했다가 꾸준히 상승세를 탔고 지난달 30일 방송된 10회는 14.9%를 달성했다. 첫 회 대비 8.1%P 상승이라는 쾌거다.

시청자들이 이토록 '현역가왕'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먼저 꼽을 건 진정성이다. '현역가왕'은 그간 다른 프로그램과 달리 출연진의 이야기와 서사에 집중한다. 가수 전유진 김다현 김양 박혜신 등과 트로트에 처음으로 도전장을 내민 발라드 가수 린까지. 이들은 오로지 트로트를 향한 열정 하나만을 가지고 열띤 경쟁을 펼친다.

가수 린이 발라드에서 벗어나 트로트에 새롭게 도전했다 ./크레아 스튜디오
가수 린이 발라드에서 벗어나 트로트에 새롭게 도전했다 ./크레아 스튜디오

2001년 데뷔한 린은 그간 '곰인형' '시간을 거슬러' '자기야 여보야 사랑아' 등 수많은 발라드 히트곡을 발매해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그런 그가 트로트를 해보고 싶었다는 열정 하에 초창기 가수였던 때로 돌아가 '현역가왕'에 임했다.

하지만 현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가수들 중 가장 대중성이 높아서였을까. 린은 연이어 무대에 오르며 부담감을 떨쳐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본선 3차전 1라운드에서 류원정이랑 대결을 펼치던 중 설운도에게 "자제력이 필요하다. 감정 표현이 너무 진하게 많이 들어간 상태"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결국 류원정에게 석패하며 "너무 귀했다. 단 한 번도 보컬 지적을 받아 본 적이 없다. 가슴 뛰는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린은 여기서 포기하지 않고 2라운드 '뒤집기 한판' 무대에 열과 성을 다 쏟아냈다. 설운도는 "트로트를 따로 배운 적 있냐. 발라드 가수가 트로트 하기 정말 쉽지 않다"고 물었고 린은 "제가 주로 해왔던 음악보다 훨씬 더 어렸을 때부터 트로트를 좋아했다"고 답했다. 무대가 끝난 뒤 261점이라는 고득점을 받은 린은 "이런저런 일들이 많아서 무대에 서는 게 너무 겁이 많이 났었는데 힘이 난다"며 눈물을 쏟았다.

이후 린은 정통 트로트에 이어 국악 트로트에도 최초로 도전했다. 린은 "트로트도 고군분투하고 있는데 뜬금없이 국악이라는 생각에 너무 후회스럽다"고 부담감을 내비쳤던 것과 달리 435점이라는 최고점을 받았다. 그는 "트로트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믿어주시는 것 같아 행복하다"며 오열했다.

발라드 가수 외길 인생을 살아온 린에게 트로트와 국악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그 과정에서 험난한 일도 있었지만 트로트를 사랑하는 마음 하나를 제대로 보여준 린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응원과 사랑을 받았고 끝내 결승전까지 오를 수 있게 됐다.

한편 전유진은 1라운드 라이벌전에서 김다현과 트로트 판 10대 열풍 주역들다운 명대결을 벌였음에도 방출 후보 위기 직전에 올랐다. 전유진은 모든 걸 다 쏟아낼 마음으로 기승전결 확실한 흐름에 극강 고음까지 터트려야 하는 X-CHILD(엑스 차일드)의 '달맞이꽃'을 가창했다.

그 결과 전유진은 무려 총점 1013점으로 준결승전 1라운드 8위에서 준결승전 최종 1위로 껑충 뛰어오르는 대역전 드라마를 썼다. 전유진은 "1등에 걸맞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와 같은 서사가 시청자들에게 가슴 뭉클한 이야기를 안겨줘 사랑을 받았다.

현역가왕이 다양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방송 화면 캡처
'현역가왕'이 다양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방송 화면 캡처

현역 가수들의 검증된 실력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30일 방송된 '현역가왕' 10회에서는 결승전을 향한 최후의 전쟁을 시작한 현역 가수들의 모습이 담겼다. 이들은 유명 작곡가가 내놓은 신곡을 무작위로 택해 부른 후 지난 라이벌전 점수와 합산해 등수를 매겼다.

박혜신은 윤명선 작곡가의 신곡 '공작새'로 소찬휘의 'Tears(티어스)'를 능가하는 무대를 꾸몄으며 두리는 설운도 작곡가의 트위스트 곡 '그대가 오는 밤'을 택해 퍼포먼스를 보였다. 특히 두리는 "퍼포먼스를 잘하는 가수는 많지만 두리는 보컬이 전혀 안 흔들린다. AI인 줄 알았다" "곡을 만들며 꼭 두리가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역시 완벽한 무대였다"는 칭찬을 들었다.

현역 가수들은 2주 만에 신곡을 듣고 무대를 소화해야 했지만 시간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걸 입증하기라도 하듯 완성도 높은 무대를 보여줬다. 이들은 무대로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모두 즐겁게 해 '현역가왕'만의 매력도를 굳혔다.

'현역가왕'을 떠나게 된 가수들의 이야기도 눈물샘을 자극한다. 탈락한 현역들은 "졌지만 잘 싸웠다"는 걸 보여주듯 아쉽지만 행복했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들은 "가수의 길을 계속 가야 하나 의문점이 들 때 '현역가왕'을 만났다. 그것만으로도 행복하다" "나도 이런 걸 할 수 있구나하는 성취감이 들었다. '현역가왕'을 발판으로 더욱 발전하겠다"며 안녕을 고했다. MC 신동엽도 "아쉽게 떠나게 됐지만 여러분의 이야기는 이제부터"라고 진심의 응원을 건넸다.

경쟁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듯 서로를 진심으로 축하해 주고 응원해 주는 현역 가수들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본격적인 결승전은 오는 2월 6일부터 진행된다. TOP 10에 오른 전유진 김다현 박혜신 마이진 린 강혜연 별사랑 윤수현 마리아 김양이 승패를 떠나 결승전에서 어떤 무대를 펼쳐 시청자들에게 감동과 전율을 안겨줄지 이목이 집중된다.

'현역가왕'은 매주 화요일 오후 9시 1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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