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이 고인이 된 이선균의 마약 수사 과정에서 경찰의 문제점을 짚었다. 심리학자들은 고인이 3차 조사 후 성실하고 진솔하게 해도 균형이 안 맞을 거라는 공포에 절망했을 거라고 봤다. /MBC

[더팩트 | 정병근 기자] 'PD수첩'이 고(故) 이선균의 마약 수사 과정에서 경찰의 문제점을 짚었다.

16일 방송된 MBC 'PD수첩'은 '70일, 고(故) 이선균 배우의 마지막 시간'이라는 제목으로 이선균의 마약 파문 이후 죽음까지의 과정을 다뤘다. 특히 상담심리학 교수는 "객관적이고 신뢰롭게 진술하면 자기의 진정성이 드러날 거란 기대를 한 것 같다. 하지만 3차 조사 이후 그러지 못할 거란 불안이 고조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선균은 지난 12월 23일 오전 3차 출석해 19시간 밤샘 조사를 받고 새벽 5시에 나왔다. 당시 그는 "늦은 감이 있지만 오늘 피해자로서 고소인 조사까지 마쳤다. 조사 성실히 임했다. 저와 공갈범들 사이 진술에 신빙성이 있는지 잘 판단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당시 모습을 본 심리학자들은 "1차보다는 3차 때 조금 더 화가 난 느낌이다. 처음으로 본인 의견을 냈다", "균형감 있게 해달라고 한다. 나에게 우호적이지 않다는 신호를 본인이 포착한 듯하다. 성실하고 진술하게 해도 균형이 안 맞을 거라는 공포가 이 사람이 절망하게 된 포인트"라고 의견을 밝혔다.

이선균은 약물 검사 과정에서 체모와 모발 등 모두 음성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한계가 존재하는데 그 기간 동안에는 투약을 한 사실이 없다고 결론 내는 게 맞다", "그 단계에서 경찰이 수사를 종결하느게 맞았다. 수사 기밀 유출을 통해 여론의 관심을 받고 또 반드시 유죄를 밝혀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수사가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경찰이 수사를 멈출 수 없었던 배경으로 전문가들은 지드래곤을 꼽았다.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지드래곤이 불송치되면서 경찰 입장에서는 난감했을 거다. 수사했는데 아무것도 없었다"고, 변호사는 "같이 수사서상에 올랐던 권지용이 불송치가 나와 압박이 됐을 거다. 과잉 수사로 비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내사 단계에서부터 실명 의혹 보도가 됐고 3차례나 공개 소환 조사를 당한 것도 "극장식 보여주기식 수사", "여론몰이 압박에 자백을 하게끔 만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선균은 지난해 12월 27일 숨진 채 발견됐다. 이로 인해 그의 마약 투약 혐의 경찰 조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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