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보다 빌런? 연애 예능의 새로운 흥행 공식[TF프리즘]
입력: 2024.01.10 00:00 / 수정: 2024.01.10 00:00

'솔로지옥3' 이관희 등 '빌런캐'가 화제성 견인

이관희가 독특한 매력으로 솔로지옥3의 재미를 유발하고 있다. /넷플릭스
이관희가 독특한 매력으로 '솔로지옥3'의 재미를 유발하고 있다. /넷플릭스

[더팩트 | 공미나 기자] "그래도 '솔로지옥3'는 이관희 때문에 봅니다." 최근 넷플릭스 데이팅 예능 '솔로지옥3' 시청자들 사이에 나오고 있는 반응이다.

지난달 12일부터 매주 화요일 공개 중인 '솔로지옥3'은 3주 연속 넷플릭스 글로벌 토10 TV쇼(비영어) 부문에 오르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화제성을 견인하고 있는 인물은 단연 이관희다. 이 프로그램에서 그는 최혜선 윤하정 조민지 등 여러 여성 출연자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지만, 어쩐지 시청자들의 마음까지는 설레게 하지 못하고 있다.

이관희는 어떻게 보면 '빌런'에 가까운 캐릭터다.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남자들을 쥐락펴락한 송지아('솔로지옥1'), 상남자다운 매력과 섬세한 배려심을 모두 갖춰 여심을 사로잡은 덱스('솔로지옥2') 등 지난 시즌들에서 주목받은 이들과 결이 다르다. 그 역시 초반 훈훈한 외모로 주목받았으나 점점 그를 향한 시청자들의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여러 여성을 두고 간을 보거나, 다른 출연자들을 "쟤, 얘"라고 지칭하며 무례한 언행으로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관희는 이런 모습들 때문에 '솔로지옥3'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다. 많은 시청자들은 "짜증 나지만 웃기긴 한다" "'하남자' 같지만 매력이 있긴 하다" "예능적으로 가장 재밌는 캐릭터"라며 프로그램을 시청하게 만드는 이를 이관희로 꼽는다.

솔로동창회 학연에서 최근 가장 화제를 모은 출연자는 김준구다. /MBC
'솔로동창회 학연'에서 최근 가장 화제를 모은 출연자는 김준구다. /MBC

MBC 예능 '솔로동창회 학연'(이하 '학연')에서도 비슷한 캐릭터가 있다. 첫인상 투표에서 몰표를 받았던 인기남 김준구다. 초등 동창들이 모여 데이트를 즐기는 이 프로그램에서 김준구는 초반 초등학생 당시 인기녀 이지은과 현재 동창회 인기녀 김태은의 마음을 모두 사로잡았다. 그러나 회가 거듭될수록 김준구는 시청자들 사이에서 인기남보다는 '먹방남'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김준구는 이지은 김태은과 각각 1대 1 데이트를 할 때마다 별다른 대화 없이 음식을 먹는데 열중해 스튜디오 MC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MC들은 "그냥 미식가다" "음식을 좋아하는 친구다"라고 김준구를 평하기도 했다.

5회에서 김태은과 횟집에 가서 준구가 내뱉은 말은 시청자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다음 일정 때문에 식사 시간이 15분 밖에 남지 않았다고 하는 김태은에게 "부탁이 있는데 15분 동안 말 안 하고 먹을까"라고 한 것이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태은에게 마음이 없었을 수도 있지만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덕분에 그는 '학연'에서 가장 화제의 인물이 됐다.

나는 솔로 16기는 영숙(맨 왼쪽) 등 일명 빌런 캐릭터 덕분에 많은 화제를 낳았다. /SBS Plus·ENA
'나는 솔로' 16기는 영숙(맨 왼쪽) 등 일명 '빌런' 캐릭터 덕분에 많은 화제를 낳았다. /SBS Plus·ENA

빌런이 연애 예능의 인기에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은 앞서 SBS Plus·ENA '나는 솔로'가 증명했다. 이 프로그램은 강력한 빌런 캐릭터가 나올 때마다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기록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방송된 돌싱 특집 2탄인 16기다. 이 기수는 2023년 최고의 콘텐츠로 꼽힌다. '나는 솔로' 16기는 영숙 영자 영수 등이 주도한 '가짜뉴스' 소동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고, "경각심 가지세요" "테이프 깔까" 등 여러 밈(meme)을 남기기도 했다.

이처럼 최근 연애 예능들은 설레는 관계성보다 빌런 캐릭터로 화제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방송 관계자는 "연애 예능이 꾸준히 나오며 대리 설렘을 느끼는 것 대신, 하나의 예능처럼 즐기는 시청자들이 늘어났다. 때문에 연애 예능의 방향성도 다양해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연예 예능 출연자가 대부분 비연예인인 만큼 출연자들을 향한 과도한 비난을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관계자는 "제작진이 편집에 출연자 보호를 위해 세심하게 편집을 하더라도 예상치 못한 곳에서 논란이 발생하기도 한다"면서 "과몰입하는 시청자들도 악플은 지양하고 성숙한 시청 문화를 만들어갔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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