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방송 결산] TV·유튜브 예능 지각변동…최고 화제작은 '나는 솔로'
입력: 2023.12.30 00:00 / 수정: 2023.12.30 00:00

TV 예능 전반적으로 저조한 화제성·시청률 기록
유튜브와 TV 예능 경계 허물어지는 흐름도
'나는 솔로', 2023년 최고의 화제작


2023년 TV 예능이 시청률과 화제성 면에서 큰 힘을 쓰지 못한 가운데, 신규 프로그램 중 태계일주(왼쪽) 골든걸스 두 프로그램이 비교적 두각을 드러냈다. /MBC, KBS
2023년 TV 예능이 시청률과 화제성 면에서 큰 힘을 쓰지 못한 가운데, 신규 프로그램 중 '태계일주'(왼쪽) '골든걸스' 두 프로그램이 비교적 두각을 드러냈다. /MBC, KBS

[더팩트 | 공미나 기자] 2023년 예능계는 크고 작은 지각변동이 있었다. 장수 프로그램들이 채우고 있는 TV 채널은 시청률과 화제성이 시들해지고 있는 가운데, 신규 예능들도 소소하게 등장했으나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스타들은 유튜브와 TV의 경계를 허물고 종횡무진 활약을 펼쳤다. 또 이 가운데 '나는 솔로'가 대중의 도파민을 폭발시키기며 최고의 화제성을 자랑하기도 했다.

◆ 시청률·화제성 잃은 TV 예능

TV 예능의 화제성이 이전만 못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2023년도 이러한 흐름은 계속됐다. 특히 지상파 방송에서는 시즌제보다는 장수 예능이 주를 이루다 보니 신선함을 잃었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유독 지상파 방송 3사 연예대상이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TV 예능은 시청률 면에서도 올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제외하고 올해 꾸준히 시청률 10%를 넘겨 온 예능은 SBS '미운 우리 새끼' 정도다. 그 외에 MBC '나 혼자 산다', KBS 2TV '1박 2일 시즌4' 등 각 방송사 간판 예능들이 10%에 근접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그 외 대부분 TV 예능은 3~5%대 시청률이 가장 흔한 상황이다. 저조한 시청률 탓에 폐지가 결정된 프로그램도 있었다. 이달 KBS는 '홍김동전'과 '옥탑방의 문제아들' 두 프로그램의 폐지를 결정했다. '홍김동전'과 '옥탑방의 문제아들'은 각각 시청률 1%대, 3~4%대를 기록 중이다.

드물게 등장했던 신규 예능들 성적표는 엇갈렸다. 박진영과 네 디바들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KBS 2TV '골든걸스',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이하 '태계일주') 시즌2와 시즌3는 시청률 5%대를 기록했다. 폭발적인 시청률은 아니지만 비교적 흥한 편에 속한다. 반면 12년 만에 야심 차게 돌아온 '강심장 리그'는 시청률 2%를 기록하다 12회 만에 막을 내렸다. 최근 '강심장VS'로 이름을 바꿔 한 번 더 돌아왔지만 여전히 2%대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K팝 아이돌을 선발하는 오디션 MBC '소년판타지 - 방과후 설렘 시즌2', SBS '유니버스 티켓'은 0~1%대에 머물렀다.

이 가운데 유튜브에서는 새로운 토크쇼 콘텐츠가 꾸준히 나오며 화제성을 폭발시켰다. 스타들도 홍보를 위해 TV 예능보다는 유튜브 콘텐츠로 향하고 있는 모양새였다. 배우 강동원 정우성, 축구선수 손흥민 이강인 등 TV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스타들은 유튜브 콘텐츠로 향했다.

다만 이 같은 흐름을 두고 마냥 TV가 유튜브 OTT에 뒤졌다고 보기만은 어렵다는 시선도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예전에는 흔히들 '유튜브와 TV가 경쟁한다'는 분위기도 있었지만, 이제는 플랫폼에 따라서 장르가 달라진다. 유튜브형 콘텐츠, OTT형 콘텐츠, TV형 콘텐츠는 특성이 모두 다르다"며 "각 플랫폼마다 특성에 맞는 콘텐츠들이 만들어질 것고 당분간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것 같다"고 했다.

덱스 풍자 곽튜브(왼쪽부터) 등 유튜브 스타들이 올해 TV 예능에서도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MBC, ENA, tvN
덱스 풍자 곽튜브(왼쪽부터) 등 유튜브 스타들이 올해 TV 예능에서도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MBC, ENA, tvN

◆ 유튜브 스타는 TV로, 국민 MC는 유튜브로

올해는 TV에서 활약하던 스타들과 유튜브에서 활약하던 스타들이 무대를 바꿔 활약하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유튜브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스타들은 TV 예능에 모습을 드러내며 신선함을 수혈했고, TV에서 활약하던 MC들은 유튜브로 옮겨가 새로운 도전을 해나갔다.

가장 눈에 띄었든 인물은 'MBC의 막내아들'로 등극한 덱스다. 특수부대 UDT 출신 덱스는 2020년 웹 예능 '가짜사나이2'로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은 뒤 유튜브와 OTT 콘텐츠 위주로 활약했다. 올해 그는 MBC '태계일주' 시즌2와 시즌3를 비롯해 MBC '라디오스타' '복면가왕' '전지적 참견 시점', SBS '런닝맨', JTBC '웃는 사장', '짠당포', MBC every1 '나는 지금 화가 나있어' '먹술단' 등 다수의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또 29일 전현무 이세영과 함께 '2023 MBC 방송연예대상' MC 자리까지 꿰찼다.

인터넷 방송 BJ로 출발했던 풍자도 남다른 입담으로 방송가를 주름잡았다. 올해 그는 MBC '혓바닥 종합격투기 세치혀'에서 자신의 가족사를 공개한 뒤 화제를 모으더니 SBS '덩치 서바이벌-먹찌빠', 채널S·ENA'지구별 로맨스', KBS Joy·채널S '위장취업', MBC every1 '성지순례' 등에 다수의 프로그램에 고정 멤버로 활약했다.

구독자 176만 명을 보유한 여행 유튜버 곽튜브도 TV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올해 그는 EBS '곽준빈의 세계 기사식당'이라는 자신의 이름을 건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또 김태호 PD와 함께 한 ENA '지구마불 세계여행, tvN '부산촌놈 in 시드니' 등 여러 여행 예능에 등장해 재미를 더했다.

이밖에도 먹방 유튜버 히밥은 E채널 '토요일은 밥이 좋아', KBS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등에서 활약했다. 또 유튜브 상에서 '문돼(문신돼지)' 부캐로 유명한 나선욱도 '라디오스타'에 게스로 출연하는가 하면 '덩치 서바이벌-먹찌빠'에서도 고정 멤버로 활약 중이다.

TV에서 왕성히 활동해 온 국민 MC들은 유튜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해부터 소속사 안테나가 개설한 채널 '뜬뜬'에서 '핑계고'라는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는 유재석. 영상당 200만~300만 조회수는 기본적으로 달성하며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올해는 신동엽 이경규도 각각 이름을 건 웹 예능 '짠한형 신동엽', '르크크 이경규' 등을 통해 유튜브에 진출했다. 또 모델 출신 방송인 이소라도 '슈퍼마켙 이소라'라는 콘텐츠를 시작, 전 연인 신동엽과 첫 회를 장식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여러 웹 예능에 출연하며 '재발견'이라는 평을 받는 스타도 있다. 스스로도 '유튜버 겸 배우'라고 소개하는 이동욱은 자신의 채널을 오픈하진 않았지만 게게스트로 여러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핑계고', 장도연의 '살롱드립' 등 여러 콘텐츠에 모습을 드러내며 시청자들을 웃음 짓게 했다. 활약에 힘입어 '제1회 핑계고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누리기도 했다.

나는 솔로는 2023년 가장 핫한 예능으로 꼽힌다. /SBS Plus·ENA
'나는 솔로'는 2023년 가장 핫한 예능으로 꼽힌다. /SBS Plus·ENA

◆ 뜻밖의 복병…올해 최고의 화제작 '나는 솔로'

복잡했던 2023년 예능 흐름 속 대형 화제작은 뜻밖의 채널에서 탄생했다. SBS Plus·ENA 공동제작 프로그램 '나는 SOLO(나는 솔로)'다. 이 프로그램은 올해 돌싱특집 2탄인 16기를 통해 전국민적 주목을 받으며 "통합 시상식이 있다면 대상은 '나는 솔로"라는 말까지 나온다.

2021년 7월 방송을 시작한 '나는 솔로'는 올해 만 3년째 방송 중인 프로그램이다. SBS '짝'을 만들었던 남규홍 PD가 제작하는 '나는 솔로'는 올해 폭발적인 화제성을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SBS Plus와 ENA라는 비주류 채널에서 합계 시청률 6.5%까지 기록하기도 했다.

7월 26일부터 10월 4일까지 방송된 16기의 화제성은 독보적이었다. 이 기간 동안은 어딜 가나 '나는 솔로'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고, 새 기수가 방송 중인 현재까지 출연자들의 화제성은 여전하다. "허파 디비지네" "말 잘해야 돼 지금" "경각심이 필요하지 않나" "나니까 가능한 것 같아" 등 숱한 유행어도 '나는 솔로' 16기에서 탄생했다.

이 프로연애 예능 붐이 지속되는 가운데 홀로 독보적인 색깔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비연예인 출연 예능은 예측불가한 캐릭터가 나오며 재미를 준다"면서 "'나는 솔로'는 어느 예능 프로그램보다 의외성이 가장 컸던 프로그램이 아닐까 싶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나는 솔로'의 매력을 '날 것'이라며 "'나는 솔로'는 여타 연애 예능과 달리 다큐멘터리적인 접근을 하는 프로그램"이라며 "동물의 왕국을 보는 듯한 느낌이 이 프로그램에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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