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뜨는 달' 한리타·강영화 役
"끝까지 해내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성장했다고 생각해요"
배우 표예진이 ENA 수목드라마 '낮에 뜨는 달'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시크릿이엔티 |
[더팩트ㅣ최수빈 인턴기자] 표예진에게 연기란 무엇일까. 표예진은 '낮에 뜨는 달'로 1인 2역과 많은 액션 장면을 소화하면서도 '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고 열정적으로 작품에 임했다. 그에게 연기란 '성장'을 향한 발돋움이었다. 올 한 해 치열하게 살아온 표예진의 2024년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표예진은 ENA 수목드라마 '낮에 뜨는 달'(극본 김혜원, 연출 표민수)에서 한리타·강영화 역을 맡아 시청자들과 만났다. 그는 13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작품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낮에 뜨는 달'은 사랑하는 연인에게 살해당한 뒤 시간이 멈춰버린 남자와 전생의 기억을 잃고 한없이 흘러가 버린 여자의 애틋한 환생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작품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원작 웹툰이 워낙 인기가 많은 작품이라 드라마화가 된다고 했을 때 많은 이들의 우려와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이에 표예진도 부담감을 많이 느꼈다. 하지만 표예진만의 방법으로 부담감을 이겨냈다.
"원작 웹툰이 너무 유명한 작품이라 감독님께서도 잘 구현하길 바라셨어요. 걱정도 많이 했지만 드라마화가 되면서 각색이 많이 됐어요. 그러면서 드라마만이 보여줄 수 있는 매력이 새로 생긴 것 같아요. 웹툰에서는 캐릭터가 청소년들이었지만 드라마에서는 나이가 성인으로 바뀌었고 직업적인 변화도 생겼어요. 그러면서 더 다채로운 장면과 사건들이 발생했다고 생각해요. 지금의 대본을 갖고 충실히 연기하면 웹툰과는 다른 매력으로 더 좋게 봐주시지 않을까 싶은 마음으로 연기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원작 웹툰 화제성에 비해 '낮에 뜨는 달'은 최고시청률 2.0%(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로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표예진은 오히려 만족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사실 처음에는 더 많은 분들이 봐주시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요즘에는 OTT로 드라마를 더 많이 챙겨보더라고요. 그렇게 봐주시는 분들이 더 많은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보고 난 분들은 너무 재밌다고 해주셨고 개인적으로 결과물이 너무 좋게 잘 나왔기 때문에 오히려 만족해요."
배우 표예진이 '낮에 뜨는 달'에서 한리타·강영화 역을 맡아 1인 2역 연기를 소화했다. /ENA |
표예진은 극 중 비극적인 운명에 휩싸인 가야의 귀족 한리타, 과거의 업보 때문에 저주에 걸린 강영화로 분했다. 한리타와 강영화는 살아가는 시대부터 환경까지 완전히 다른 캐릭터였다. 시대와 역할을 왔다 갔다 해야 하는 1인 2역 연기에 부담감도 있었을 터. 하지만 표예진은 두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오히려 재밌었단다.
"리타와 영화 성격이 많이 다르지 않아서 두 인물을 연기할 때 차별점을 둬야겠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한 장면 한 장면 감정이 더 중요해서 그 점에 더 몰입했던 것 같아요. 오히려 비슷한 듯 하면서도 다른 두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서 재미를 느꼈어요. 리타와 영화는 저랑 60% 정도 싱크로율이 있는 것 같아요. 저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편이고 제가 맞다고 생각하는 건 밀고 나아가는 사람이라서 더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극 중 한리타는 검을 이용한 무술 장면이 많았으며 강영화는 소방관이었다가 나중에는 한준오(김영대 분)를 지키는 경호원으로 바뀐다. 이로 인해 1인 2역 연기와 더불어 수중 촬영, 액션, 화제 현장 촬영까지 다양한 도전을 시도해야만 했다. 하지만 표예진은 모든 장면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그 뒤에는 표예진의 지치지 않는 노력이 있었다.
"수중 촬영이 소방관의 직업정신을 보여주는 장면이라 정말 열심히 찍었어요. 체력적으로 정말 많이 힘들었지만 고생해서 찍은 만큼 장면이 잘 담겨서 굉장히 보람됐어요. 액션 장면이 있어서 액션 스쿨에 가서 무술도 배웠고 수중 연습도 정말 많이 했어요. 소방관을 잘 표현하고 싶어서 진짜 소방관분들께 경례하는 방법이나 인사할 때 어떤 말투로 해야 하는지까지도 디테일하게 배우려고 노력했어요."
배우 표예진은 마지막 회에 대해 "환생하는 에필로그가 마음에 들었다. 원작 팬분들에게 주는 선물인 것 같다"고 전했다. /ENA |
마지막 회에서 도하(김영대 분)는 결국 천도를 하게 되고 영화는 기억을 다 안고 살아가게 된다. 어찌 보면 해피 엔딩이고 새드 엔딩일 수 있는 결말이 표예진은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가 처음에는 힘들어하지만 영화답게 도하가 지켜준 생을 고맙게 여기면서 씩씩하게 살아가는 장면이 각각의 인물답다"고 설명했다.
"환생하는 에필로그도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천도를 한 도하가 제대로 환생을 해서 영화와 다음 생에서 만나게 되는데 서로를 마주 보면서 끝나는 장면을 감독님께서 예쁘게 담아주셨던 것 같아요. 정말 좋아하는 장면이에요. 그리고 원작 웹툰에서처럼 도하와 영화가 고등학생과 대학생으로 만나게 되는데 이게 원작 팬분들에게 주는 선물인 것 같아요. 마음에 들어 해주시면 좋겠어요."
표예진에게 '낮에 뜨는 달'은 도전하는 기회가 많았던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단다. 1인 2역에 이어 수중 촬영, 액션 장면까지 모든 것이 새로웠다. 그는 "힘들기는 했지만 스스로 잘한다고 느꼈다"고 웃으며 말했다.
"'낮에 뜨는 달'이 도전할 것도 많았지만 제 목표는 그걸 잘 해내는 것에 있었어요. 아무리 힘들고 어려울지라도 제가 선택한 걸 책임져서 버티자는 게 제 목표였는데 잘 이룬 것 같아요. 조금은 부족할지라도 스스로는 만족한 것 같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버티는 과정에서 한 발자국은 나아갔다고 생각해요. 끝까지 해내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조금은 성장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배우 표예진이 "'낮에 뜨는 달'이 시청자분들께도 진하고 깊게 여운이 남는 작품으로 기억되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크릿이엔티 |
표예진은 연기와 작품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다. 특히 올해는 tvN 월화드라마 '청춘월담'(극본 정현정, 연출 이종재),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2'(극본 오상호, 연출 이단)에 이어 '낮에 뜨는 달'까지 바쁘게 달려온 한 해였다. 그는 "정신없이 작품을 하다 보니 올해 뭘 많이 해서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올해가 아마 제 배우 생활 중에 가장 치열했던 해인 것 같아요. 그래서 스스로 대견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하는 일이 작품을 남기는 일인데 2023년이 작품 속에 잘 남았다고 생각하니까 굉장히 좋았어요. 열심히 살았고 잘 보냈다고 생각해요. 조금 칭찬해 주고 싶은 해로 기억될 것 같아요."
배우로서 필모그래피를 탄탄하게 쌓아온 표예진이지만 그는 원래 배우가 아니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약 1년 반 동안 대한항공에서 객실 승무원으로 근무했다가 2012년 MBC 드라마 '오자룡이 간다'로 데뷔했다. 표예진은 이를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때 기억은 제게 좋은 추억으로 남았어요. 그 경험이 없었다면 연기하는 표예진도 없었을 거예요. 시간이 지나며 배우로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은 연기하는 게 정말 재밌어요. 마냥 신난다는 게 아니라 어려운 걸 한 번 해냈을 때 희열감과 성취감을 매번 느끼는 것 같아요. 버거운 도전이라고 할지라도 새롭게 해냈을 때 재미가 있는 것 같아요."
끝으로 표예진은 '낮에 뜨는 달'이 시청자들에게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는 작품으로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낮에 뜨는 달'은 제가 제일 뜨겁게 헌신을 다해서 찍었던 작품이에요. 시청자분들께도 진하고 깊게 여운이 남는 작품으로 기억되면 좋겠어요. 개인적으로는 '표예진에게 이런 새로운 모습도 있구나'를 생각할 수 있고 다음을 기대할 수 있게 하는 작품으로 기억되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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