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복, '스위트홈2' 혹평 수용…시즌3 기대 당부 [TF인터뷰]
입력: 2023.12.16 00:00 / 수정: 2023.12.16 00:00

3년 만에 돌아온 '스위트홈'…시즌2, 3 동시 제작
시즌3서 혹평 지울 수 있을까


이응복 감독이 <더팩트>와 만나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2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이응복 감독이 <더팩트>와 만나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2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스위트홈'은 전 세계에 K-크리처를 알린 대표 시리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이응복 감독이 존재한다. 시즌1으로 기대 이상의 호평을 받았지만, 3년 만에 나온 시즌2로는 일부 혹평도 있었다. 그러나 아직 시즌3라는 한 발이 남았다. 이응복 감독은 어떤 평가든 겸허히 받아들이면서도 시즌3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이응복 감독은 최근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2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스위트홈' 시즌2는 욕망이 괴물이 되는 세상, 그린홈을 떠나 새로운 터전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자의 사투를 벌이는 현수와 그린홈의 생존자들 그리고 또 다른 존재의 등장과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현상들까지 새로운 욕망과 사건, 사투를 그린다.

지난 2020년 12월 공개된 시즌1은 해외 13개국 1위, 70개국 이상 톱10 진입, 한국 시리즈 최초로 미국 넷플릭스 톱10에 오르면서 뜨거운 관심을 받은 바 있다. K-크리처물의 탄생을 알리며 K-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자리 잡는 데 크게 일조한 '스위트홈' 시즌1이었다.

이에 힘입어 시즌2, 3 제작이 확정됐다. 촬영은 동시에 진행됐지만 공개 시점에서 시즌이 나뉘었다. 먼저 시즌2가 지난 1일 전 세계 시청자들을 만났다. 팬들로서는 3년이란 긴 시간을 기다려 온 끝에 확장된 세계관으로 돌아온 '스위트홈' 시즌2를 확인할 수 있었다.

폭발적인 관심에 관해 묻자 이응복 감독은 "먼저 이렇게 관심이 많은 걸 보고 놀랐다. 우리 작품이 괴물을 위주로 하다 보니 많은 괴물이 나오는데 이런 걸 좋아할 줄 몰랐다. 처음에는 이런 드라마도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었다. 그런데 2와 3까지 관심이 큰 것에 감사할 뿐이다. 두 번째로는 한국인의 눈높이는 역시 높다는 것을 새삼 다시 한번 깨달았다. 괴물의 묘사나 장르적 접근 등 다양한 방면으로 높아진 것 같다. 드라마를 만드는 입장에선 반가운 일"이라고 밝혔다.

이응복 감독이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2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넷플릭스
이응복 감독이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2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넷플릭스

앞서 그린홈을 배경으로 인간과 괴물의 이분법적인 접근을 주로 보여줬던 시즌1과 달리 시즌2는 그린홈을 벗어나 감정이 더해진 괴물과 그런 괴물보다 더 악에 가까운 인간의 모습 등을 다층적으로 보여주며 여러 화두를 던진다.

사실 시즌1의 인기 요인 중 하나는 제한된 공간에서 생존을 위해 벌어지는 사건들을 쫄깃하게 그렸다는 점이다. 때문에 공간적 배경이 넓어진다는 점에서 집약성이 희미해지는 건 감안해야 하는 부분이었다. 처음부터 시즌2, 3를 의도하고 기획했던 작품이 아닌지라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했다. 이 감독은 "다음 시즌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해 시즌1의 엔딩을 밖으로 나가는 걸 암시하며 끝을 냈다. 때문에 이미 나온 이상 새 시즌은 밖에서 시작해야 했다"며 멋쩍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스타디움 지하는 새로운 그린홈이나 마찬가지예요. 생존자들에게는 새로운 거처가 필요했죠. '성장을 통해 누군가를 구원하는 내용'을 보여주는 게 '스위트홈'이에요. 구원의 대상이 필요한데 이번 시즌에서는 지하에 숨은 생존자들이었죠. 1의 템포를 좋아했던 분들에게 다소 아쉬울 수는 있겠지만, 2의 템포도 변주는 주되 유사한 부분도 있다고 생각해요."

사실 작품을 향한 아쉬움의 목소리는 더 있었다. 일례로 송강 이진욱 이시영 고민시 등 시즌1 기존 배우들을 비롯해 진영 유오성 오정세 김무열 김시아 등 다수의 배우들이 시즌2에 새롭게 출연했다. 문제는 '대거' 합류했다는 점이다. 너무 많은 캐릭터가 추가되니 각각의 서사도 얕은 데다 집중도를 흐린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수적으로 전혀 많지 않다는 의견이다. 그는 "집단을 형성해서 살고 있는데 지키는 사람, 동거하는 사람, 반대하는 사람, 그와 상관없이 자유분방한 사람 등 여러 인물이 유합해야 집단이 형성되는 거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때문에 어느 한 명 중요하지 않은 인물은 없다며 모두가 꼭 필요한 인물들이었다고 강조했다. 정예슬(양혜지 분)과 봉선화(윤세아 분)도 마찬가지였다. 이 감독은 "괴물이 안 될 것 같은 순수한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반대로 천진난만함과 대비되는 세속적이고 탐욕적인 인물도 있어야 했다. 그 캐릭터가 봉선화와 정예슬이다. 두 사람은 자매처럼 친하게 지내지만, 서로 다른 성향으로 지내는 한 쌍으로 봐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 정도 사이즈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캐릭터가 필요했어요. 휴대전화도 없고, 쉽게 만날 수 없는 상황에서 인물 한 명 한 명이 소중하다고 생각했죠. 다만 시청자들에게 각인시키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 같아요. 넷플릭스의 장점이자 단점인 것 같아요. 몰아보면 저도 힘든데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보면 끊어진 부분들이 연결되지 않을까 싶어요."

이응복 감독이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2에 대한 혹평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이응복 감독이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2에 대한 혹평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차현수(송강 분)의 적은 분량에 대한 볼멘소리도 있었다. 이 감독은 이 부분 또한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며 이야기 설계상 성장한 차현수를 보여주기 위해 성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그는 "상처 입은 남자주인공이 능력을 갖게 된 뒤 바로 모든 것을 이겨버리면 그건 '먼치킨'이다. 그래서는 크리처물을 이끌어갈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아이가 폭주하고 이경이가 괴물이 되면서 능력을 발휘하게 되는 현수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 악마성에 잠식당하기도, 자신과의 싸움과 남들을 구원할 수 있는 싸움에서 갈등을 겪기도 하지만 좋은 선택을 하고 이겨내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다. 이 그림을 위해서는 고난의 시간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도 시즌1 때보다 3년이란 시간 동안 엄청난 성장을 해서 온 송강이에요. 아기였는데 다시 만나니 남자가 됐더라고요. 이제는 제가 의지할 수 있을 정도예요. 시즌2 사전 미팅 때 서로 울컥하기도 했죠. 이제는 진짜 차현수가 됐어요. 날갯짓 하나하나에도 현수의 감정을 녹일 수 있는 배우가 됐죠. 작품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다리신 만큼 보람 있을 테니 시즌3의 현수를 기대해 주세요."

송강은 이진욱 등과 함께 노출신을 감행하기도 했다. 적은 분량 속 특히나 짧은 장면이었지만 임팩트 하나는 확실했다. 이 감독은 본래 이 장면을 위해 대역배우까지 준비했었단다. 하지만 우월한 송강의 신체를 대신할 수 없을뿐더러 감정적인 부분에서도 직접적인 연기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이 감독은 "쓸쓸하고 외로운 감정이 묻어났으면 했다. 고맙게도 송강을 비롯한 배우들이 흔쾌히 응해줬다. '필요하다면 무조건 하겠다'는 마인드여서 정말 감동받았다"고 전했다.

길지 않았던 장면인 데다 찍을 때도 5분도 안 걸렸던 만큼 이렇게 화제가 될 줄 몰랐던 이 감독이었다. 그는 "필요한 부분만 짧게 넣어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배우들이 잘생기고 인기가 많아서 화제가 된 것 같은데 노출이라기보다는 신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고 생각하고 봐주면 좋을 것 같다"고 당부했다.

이응복 감독이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3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넷플릭스
이응복 감독이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3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넷플릭스

괴물화가 된 걸 알면서도 은혁(이도현 분)의 등장만을 기다린 시청자들도 있었다. 그리고 시즌2 막바지는 이들의 기대감을 조금이나마 충족시켰다. 특히 이 감독은 "엔딩에 잠깐 나왔지만 그것만 찍고 간 건 아니다. 시즌3에서 맹활약할 것"이라며 "은혁이 은유(고민시 분)를 그냥 둘 리 있겠느냐"고 귀띔해 기대감을 높였다.

전체적으로 혹평이 많았던 시즌2였다. 아쉬운 건 이 감독 역시 마찬가지였다. 때문에 시청자들의 반응을 충분히 이해 한다며 평가 역시 겸허히 받아들였다. 그는 "사실 9부까지를 시즌2로 내고 싶었다. 하지만 VFX 작업이 쉽지 않다. 짧은 기간 안에 하다 보니 여러 이유로 8부에서 매듭지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대신 이 감독은 아쉬움도 답답함도 시즌3에서는 모두 해소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시즌3에서는 꼬아놨던 매듭들이 다 풀린다. 또한 뿔뿔이 흩어졌던 가족들이 고향으로 돌아오는 '컴백홈' 이야기가 될 것"이라며 여러 재미난 이야기가 준비돼 있다. 답답했거나 궁금했던 이야기들도 처음부터 풀리며 좀 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라고 전했다.

"'스위트홈'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시즌3까지 봐줬으면 합니다. 그때는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맛보게 해드리고 싶어요. 뭐든지 완벽할 순 없어요. 다만 이 과정에서 제가 작품을 만드는 방식은 아쉬움과 후회를 남겨놓고 다음에 보완하는 거예요. 한 번 더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셈이죠. 시즌3는 완벽하게 마무리할 테니 기다리고 지켜봐 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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