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정규 편성 후 10주년 맞아
허항 PD "진정성이 프로그램의 원동력"
전현무·기안84, 대상 두고 집안싸움 예상
김대호 아나운서와 배우 이장우, 가수 코드 쿤스트, 허항 PD, 그룹 샤이니 키, 웹툰 작가 겸 방송인 기안84, 방송인 박나래 전현무(왼쪽부터)가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열린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1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장윤석 기자 |
[더팩트 | 공미나 기자]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나 혼자 산다'는 그 긴 시간 동안 굳건히 MBC의 금요일 밤을 지켜왔다. 이 프로그램이 올해도 출연자 중 연예대상 후보가 여럿 거론될만 큼 긴 시간 사랑받을 수 있었던 데에는 출연자와 제작진의 진정성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골든마우스홀에서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1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허항 PD를 비롯해 방송인 전현무 박나래, 웹툰 작가 겸 방송인 기안84, 배우 이장우, 그룹 샤이니 키, 가수 코드쿤스트, 김대호 아나운서가 참석했다.
'나 혼자 산다'는 1인 가구의 싱글라이프를 보여주는 관찰 프로그램이다. 2013년 2월 10일 설 특집 파일럿으로 시작해 그해 3월 22일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됐다. 여전히 시청률 6~9%를 기록 중인 '나 혼자 산다'는 MBC 내 광고 판매율 1위를 기록하는 효자 프로그램이다.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올해의 예능 프로그램상만 네 차례 수상했고 전현무(2회)와 박나래(1회)라는 대상 수상자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기안84(왼쪽)와 전현무가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열린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1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기념 케이크를 커팅하고 있다. /장윤석 기자 |
프로그램을 이끄는 허항 PD는 "요즘 시즌제 프로그램이 많지만 '나 혼자 산다'는 10년을 한 주도 쉬지 않고 달려왔다. 전력질주보다는 마라톤처럼 달리다 보니 10년이 지났다. 여러 부침도 있었지만 10년 동안 호흡하고 있다는 건 시청자 덕이 가장 크다"고 10주년 소감을 밝혔다.
'나 혼자 산다'가 10년 동안 달려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진정성이다. 허항 PD는 "솔직함이 중요한 시대다. 출연자의 일상을 거짓 없이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런 부분이 프로그램을 계속 있을 수 있게 만들어준 것 같다"고 말했다.
전현무는 2013년부터 10년간 '나 혼자 산다'와 함께했다. 그는 '나 혼자 산다'에서 '전 회장'으로 불린다. /장윤석 기자 |
무지개 회원들도 프로그램 10주년에 뿌듯해했다. 프로그램 초기부터 함께 한 전현무는 "여전히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는 것은 제가 10년째 혼자라는 이야기"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초창기에는 혼자 사는 자체가 우울하고 짠한 느낌이었다. 그때는 혼자 사는 사람을 짠하게 보는 느낌이 있었다. 요즘은 혼자 사는 사람도 많고 다양하게 1인 가구 라이프를 즐긴다. 10년을 하며 대중이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사회가 달라진 걸 느낀다"며 격세지감을 드러냈다.
2016년 합류해 전현무와 함께 '나 혼자 산다'의 기둥으로 활약 중인 박나래는 "처음엔 어색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가족 같은 느낌이 든다. 프로그램과 함께 성장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2017년 고정 멤버가 된 기안84는 "이렇게 오래 있을 줄 몰랐다. 삶에 큰 사랑을 받아도 되나 싶기도 하고 감사함이 크다"고 말했다.
비교적 최근 합류한 키 이장우 김대호 그리고 코드쿤스트도 뿌듯하긴 마찬가지였다. 키는 "제 일상을 사랑해 준다는 것에 감사하다. 현무 형이나 기안이 형처럼 사는 사람을 처음 본다. 다름을 인정하며 많이 배운다"고 전했다. 김대호는 "전현무가 같은 동료이자 아나운서 선배 입장에서 많은 의지가 된다"고 얘기했다.
배우 조혜원과 공개 열애 중인 이장우는 '나 혼자 산다' 때문에 결혼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처음엔 한두 번 촬영하고 말겠지라는 생각이었다. 결혼할 사람도 있고 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나 혼자 산다'와 파트너십으로 결혼을 못 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1984년생 동갑내기인 김대호 아나운서(왼쪽)와 기안84는 '나 혼자 산다'에서 비슷한 라이프 스타일을 보여줘 주목받았다. /장윤석 기자 |
'나 혼자 산다'는 지난 10년 간 전성기와 부흥기를 여러 차례 오갔다. 전현무는 "10년 내내 '진짜'만 보여주다 보니 어느 순간 시청률이 안 나올 때가 있었다. 3~4년 전이 그랬던 것 같다. '사람들이 지루한 건 안 보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체성과 본질은 유지하고 싶은데 사람들이 안 본다는 걸 느낄 때 제작진의 고민이 컸을 거다. 그래도 계속 진짜를 보여주고자 했고 그게 잘 통한 것 같다"고 돌아봤다.
올해 '나 혼자 산다'는 팜유즈와 기안84 등의 활약으로 재부흥기를 맞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올해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전현무 혹은 기안84가 대상을 받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관련해 두 사람도 조심스레 입장을 밝혔다. 기안84는 "대상을 받는다는 게 무섭긴 하지만 상을 받더라도 나는 똑같을 것 같다"며 내심 기대감을 드러냈다. 전현무는 "현 상황을 야구로 비유하자면 5회까진 제가 앞서 있었다. 그런데 저 녀석(기안84)이 인도 강물을 마실 때 동점 수준으로 올라왔다. 그러다 저 녀석이 마라톤을 성공해서 7대 4로 뒤쳐지고 있다. 저는 9회 말 투아웃으로 몰려있다. 만루 홈런을 치면 8대 7로 이기고 3진 아웃을 당하면 대패한다"며 향후 팜유즈 대만 에피소드를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두 사람의 경쟁 구도에 대해 허항 PD는 "기안84는 올해 '나 혼자 산다' 뿐만 아니라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태계일주)에서 활약한 부분이 크다. 그러나 결과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PD로서 두 사람을 모두 응원한다"고 말했다.
멤버들도 대상 주인공을 예측하며 소신 발언을 했다. 박나래는 "팜유즈로서 전현무가 받았으면 하는 마음도 있지만 올해는 기안84가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 오빠가 대상 얘기를 할 때마다 눈가가 촉촉해진다. 눈을 보고 있으면 '그 대상은 오빠 것이 아니다'라는 말이 안 나온다"고 말했다. 반면 코드쿤스트는 "둘 중에 받을 거라는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오만하다. 항상 두 분 모두 긴장하고 살아가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나래는 올해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기안84가 대상을 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장윤석 기자 |
허항 PD가 생각한 '나 혼자 산다'가 배출한 최고의 스타는 전현무다. 허항 PD는 "스타의 의미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대만 팜유 편에서 역대급 '케미'를 느꼈다. 여러 출연자들과 '케미'의 중심에 항상 전현무가 있더라"고 칭찬했다.
향후 모시고 싶은 게스트를 묻자 전현무는 임영웅을 꼽았다. 전현무는 "임영웅응 보고 싶다는 사람이 주변에 너무 많다. 그분이 어떻게 일어나서 뭘 먹고 뭘 할까 궁금하다. 부담을 느끼실까 조심스럽지만 언제가 됐든 당장 결혼생각 없으시다면 마음을 열고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허항 PD는 직업과 국적에 제한을 두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연예인 뿐만 아니라 글로벌하게 활동하고 있는 학자, 음악가, 디자이너처럼 다양한 직업군의 1인 가구를 조명하고 싶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나 혼자 산다'는 매주 금요일 11시 1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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